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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 韓 게임사에 中 텐센트 ‘경보’ [자사주 리포트]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08 00:00

크레프톤·넷마블 등 대주주
시프트업 지분은 35% 달해
텐센트 영향력 커질까 ‘염려’

‘자사주 소각’ 韓 게임사에 中 텐센트 ‘경보’ [자사주 리포트]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정부가 자사주 의무 소각을 포함한 상법 개정안을 공포하면서 게임업계가 자사주를 어떻게 처래해야 할지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불황이 길어지며 주가 부진에 허덕이는 만큼, 업계 안팎에서는 자사주를 활용한 주가 부양 목소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오너 지분이 낮아 경영권 방어에 취약하다는 점이 문제다. 여기에 국내 게임업계에 침투한 중국 텐센트 등 외국 자본 영향력 강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게임업계 밸류업 요구 확산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연초부터 지난 5월까지 ‘KRX 게임 TOP10 지수’ 상승률은 1%대에 그쳤다. KRX 게임 TOP10 지수는 코스피와 코스닥 게임주 상위 10개를 종합한 지수로, 게임주 동향을 파악하는 기본 수치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엄청난 호조를 보인 것을 고려하면, 게임주는 상대적으로 크게 소외됐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KRX 게임 TOP10 지수는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주요 테마 지수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증시에서 외면받는 모습이기도 했다.

이는 신작 부재, 높아진 인건비, 중국산 게임과의 경쟁, 디지털 콘텐츠 소비 패턴 변화 등으로 코로나19 특수 이후 불황이 장기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게임주는 신작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업종 특성상 고배당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주가 얻을 수 있는 환원은 신작 흥행과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한 주가 부양이 거의 유일하다.

이 때문에 자사주 소각 의무화 상법 개정이 시행된 이후 자사주 소각 요구가 더욱 커졌다. 개정안은 기업이 취득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1년 이내에 소각하도록 하고, 기존 보유분에 대해서는 추가로 6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하고 기존 주주들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 배당과 유사한 주주환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정부 발표 이후 네오위즈를 시작으로 넷마블, 크래프톤, 위메이드, 컴투스 등 주요 게임사들이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과 함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내놨다.

中 텐센트 영향력 더 커지나

게임사들이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 있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오너 지분율이 낮은 업종 특성상 자사주 소각 시 경영권 방어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게임사들은 일반적으로 오너 지분율이 10% 안팎인 경우가 많다.

엔씨 창업주 김택진닫기김택진기사 모아보기 공동대표 지분은 12% 안팎, 크래프톤 창업자 장병규 의장 지분은 15%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넷마블 창업자 방준혁닫기방준혁기사 모아보기 의장은 약 24%를 보유하고 있지만, 2대 주주인 텐센트(약 17.5%), 3대 주주인 CJ ENM(약 16.8%)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

이런 이유로 많은 게임사들은 자사주 소각보다는 매입을 통한 우호지분 확보나 유동성 관리를 병행해왔다.

실제 국내 게임사 자사주 비율은 국내 기업 평균(약 4.4%)을 웃돈다. 대형 게임사 기준으로는 엔씨 9.9%, 넷마블 6.2%, 크래프톤 5.8% 등이고, 중견·중소형 게임사까지 보면 네오위즈홀딩스 26.3%, 웹젠 15.5%, 네오위즈 9.62% 등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자사주를 통한 경영권 방어 사례로 엔씨를 들 수 있다.

‘자사주 소각’ 韓 게임사에 中 텐센트 ‘경보’ [자사주 리포트]
엔씨는 2012년 넥슨과 연합해 미국 일렉트로닉 아츠(EA) 인수에 나서면서 김택진 대표가 보유한 지분 약 14.7%를 넥슨에 매각하는 혈맹을 맺었다. 이후 김택진 대표 지분은 약 12.3% 수준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EA 인수가 실패로 돌아가자, 2015년 넥슨이 매입한 지분을 이용해 엔씨 경영에 관여하겠다고 선언하며 위기를 맞았다. 이때 엔씨가 넷마블에 도움을 요청해 넷마블 신주 9.8%를 3800억 원에 인수하고 자사주 8.9%를 3900억 원에 넷마블에 매각하면서 우호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바 있다.

중국 텐센트가 국내 주요 게임사에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점은 또 다른 우려 요인이다. 자사주 소각으로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 경우 상대적으로 보유 지분 영향력이 커질 수 있어, 텐센트 등 외국 자본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텐센트는 크래프톤(약 13.9%, 2대 주주), 넷마블(약 17.5%, 2대 주주), 카카오게임즈(약 3.9%, 3대 주주) 등 주요 게임사 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최근 상장한 시프트업 지분은 텐센트 측 보유분이 34.8%로, 창업자 지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는 이전부터 자사주 소각을 통한 밸류업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불황과 상법 개정으로 이런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게임사들도 의무적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지만 경영권 방어와 텐센트 영향력 강화를 고려하면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며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정책적 장치도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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