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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M] 대한항공 회사채 1.1조 '뭉칫돈'…아시아나 합병에 베팅한 기관들

두경우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05 20:02

2년물 7.14대 1·3년물 4.53대 1 흥행
민평 대비 낮은 금리로 4000억 원 증액
한신평 등급전망 '긍정적' 상향

[DCM] 대한항공 회사채 1.1조 '뭉칫돈'…아시아나 합병에 베팅한 기관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두경우 전문위원] 대한항공(대표이사 우기홍)이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 114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끌어모으며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연내 아시아나항공 흡수합병을 앞두고 통합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커진 데다,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한 신용도 상향 가능성이 기관투자가 수요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1일 2년물과 3년물로 나눠 최대 4000억 원 규모의 무보증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총 1조 1140억 원의 주문을 받았다. 트랜치(만기)별로는 2년물(118-1회)이 최초 발행예정액 800억 원에 5710억 원이 몰려 7.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년물(118-2회) 역시 1200억 원 모집에 5430억 원이 접수돼 4.5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흥행에 힘입어 최종 발행 규모는 당초 계획보다 두 배로 늘었다. 2년물은 2050억 원, 3년물은 1950억 원으로 각각 증액해 총 4000억 원을 발행하기로 확정했다.

대표주관은 2년물의 경우 대신증권이 단독으로 맡았고, 3년물은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6개사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인수단에는 한화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LS증권, 한국산업은행, 하나증권, 신영증권, IBK투자증권, DB증권 등이 참여했다.

발행금리는 개별 민평금리를 밑도는 이른바 '언더금리' 수준에서 결정됐다. 2년물은 개별 민평 수익률 대비 -3bp(1bp=0.01%포인트), 3년물은 -2bp를 가산한 금리로 확정됐다. 신청금리 분포를 보면 2년물은 -40bp에서 +30bp, 3년물은 -41bp에서 +30bp 범위에 주문이 폭넓게 들어왔다. 특히 두 기간물 모두 민평 대비 마이너스 구간에 상당한 물량이 쌓여 기관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가 확인됐다.

아시아나 합병 시너지에 신용등급 전망 '긍정적' 상향

이번 흥행의 핵심 배경에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모멘텀이 자리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달 이사회 결의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합병기일은 오는 12월 16일이다. 합병 이후 단일 법인체계로 전환되면 노선망, 공항 슬롯, 기재 운용의 일원화를 통해 통합 네트워크 시너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정비(MRO), 지상조업, IT 시스템 통합에 따른 중복 비용 축소와 규모의 경제 확보로 원가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전망은 신용등급에도 반영됐다. 이번 발행을 앞두고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3대 신용평가사는 모두 대한항공에 'A0' 등급을 부여했으며, 특히 한국신용평가는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한 단계 끌어올렸다.

한국신용평가 류연주 수석애널리스트는 "두 회사의 노선과 공항 슬롯, 항공기 운용을 하나로 합치면 환승 수요가 늘고 글로벌 항공동맹 활용도도 높아지는 데다 노선 운항 일정도 더 효율적으로 짤 수 있다"며 "정비·운항 인프라와 마일리지, IT 시스템을 통합하면서 중복 비용이 줄고, 부품·정비 부문에서 대량 구매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까지 거둘 수 있어 원가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견조한 여객 수요를 바탕으로 한 이익 창출력도 투자심리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일본, 중국,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국제선 이용객이 늘면서 2026년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6.6%에서 7.8%로 개선됐다. 연결 매출액은 아시아나항공 편입 효과로 2025년 25조 2255억 원까지 확대됐다.

다만 대외 변수에 따른 부담 요인도 상존한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 등에 따른 고유가·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2분기 이후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항공업 특성상 연료유류비가 총 영업비용의 20~30%를 차지해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신용평가는 대한항공이 연료유류비의 약 50%를 유류할증료로, 약 30%를 유가 헤지로 보전하고 있어 일정 수준의 대응력을 갖춘 것으로 봤다. 합병 이후 원가경쟁력 강화까지 감안하면 대외 변수에도 양호한 이익창출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조달 자금 4000억 원 전액은 기존 채무 상환에 투입된다. 대한항공은 2024년 6월 발행한 제107-1회 회사채(840억 원) 상환과 항공기 리스료(ALC Clover 등, 약 2억 3054만 달러) 지급 등에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12월 합병을 기점으로 통합 시너지가 가시화하면 대한항공의 조달 여건은 한층 더 우호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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