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정부 출범 이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와 토큰증권(STO) 법제화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내면서 금융·IT 업계가 미래 디지털 자산 시장 주도권 확보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여의도 금융가 전경. 사진=한극금융신문DB
1일 웹3 전문 리서치 기업인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한 기관은 150곳에 달한다. 이들 기관 사이에서 형성된 협력 관계만도 196건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자산 산업이 제도화의 분기점을 맞아 사실상 '진영 구축 전쟁'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가 지금 진영 구축에 나서는 이유는 디지털 자산 시장이 네트워크 산업의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초기 이용자와 결제망, 유통망을 확보한 사업자가 시장 표준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간편결제 시장에서 플랫폼 사업자가 우위를 확보했던 것처럼 스테이블코인 역시 초기 생태계 구축 경쟁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시장은 크게 ▲은행권 ▲플랫폼 기업 ▲가상자산 거래소 ▲증권사 진영으로 구분된다. 은행은 발행과 신뢰성을, 플랫폼 기업은 결제 생태계를, 거래소는 유통시장을, 증권사는 토큰증권 인프라를 각각 강점으로 내세우며 디지털 자산 시장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경쟁의 중심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커스터디(수탁) 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업계는 이들 분야가 향후 국내 디지털 자산 산업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뜨거운 전장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다.
금융권과 디지털 자산 업계에서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 규모가 연간 수백조원에 달하고 주요 간편결제 사업자의 선불충전금 규모도 수조원 수준까지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향후 국내 디지털 결제 시장의 핵심 축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가상자산이 아니라 결제·송금·증권거래를 연결하는 디지털 금융의 기반 통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향후 STO와 RWA 거래가 본격화되면 결제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이미 대형 금융 인프라로 성장했으며 국내 역시 제도화가 이뤄질 경우 원화 기반 디지털 결제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플랫폼 기업들은 방대한 이용자 기반과 결제 서비스를 무기로 내세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를 중심으로 한 생활 밀착형 플랫폼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될 경우 결제와 송금 서비스 확대에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네이버 역시 네이버페이와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 생태계를 기반으로 디지털 금융 시장 확대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은행권은 원화 신뢰성과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지급결제 인프라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반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이미 대규모 투자자 기반과 거래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현재는 발행 자격과 준비금 규제, 감독 체계 등 핵심 제도가 확정되지 않아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 서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종 제도 설계에 따라 시장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용자 기반과 결제 네트워크를 선점한 사업자가 초기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토큰증권 시장에서도 세력 구도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코스콤을 중심으로 한 STO 컨소시엄과 신한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한 조각투자 연합이 양대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자체 플랫폼 역량을 활용한 독자 노선을 구축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토큰증권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경우 단순한 조각투자를 넘어 부동산과 미술품, 인프라 자산, 비상장 주식 등 다양한 실물자산의 유통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토큰증권과 실물연계자산(RWA) 시장이 연결되면서 부동산·채권·인프라 자산 등을 디지털 형태로 유통하려는 시도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발행과 유통, 거래 인프라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기관투자가를 겨냥한 커스터디 시장 역시 경쟁이 뜨겁다. 주요 커스터디 사업자들은 은행과 증권사, 블록체인 기업을 잇달아 끌어들이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 금융에 편입될수록 기관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수탁 서비스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전략적 가치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STO, RWA 거래가 활성화될 경우 거래소는 단순 매매 플랫폼을 넘어 발행·상장·유통을 연결하는 디지털 자산 유통 인프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자산 거래가 확대될수록 유동성이 거래소로 집중될 가능성이 큰 만큼 금융회사와 대기업들의 거래소 지분 투자 및 전략적 제휴도 활발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실물연계자산(RWA) 시장이 제도화될 경우 국내 디지털 자산 시장 규모가 수십조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순 가상자산 투자 시장을 넘어 결제와 증권, 실물자산 거래가 하나의 디지털 금융 생태계로 통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와 플랫폼 기업, 거래소, 핀테크 업체 간 주도권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쟁의 본질이 단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권 확보가 아니라 디지털 자산 시대의 금융 운영체제(OS)를 누가 구축하느냐에 있다고 본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실물연계자산(RWA)이 하나의 디지털 금융 네트워크로 연결될 경우 결제와 투자, 자산보관, 유통 기능을 통합한 사업자가 시장 표준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수탁 기술과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 스테이블코인 운영 모델 등 핵심 인프라 분야에서는 해외 기술 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향후 제도 설계와 기술 자립 여부가 시장 판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특히 시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으로 제한할지 여부 △준비금 규제 수준 △STO 법제화 시기 △가상자산 기본법 2단계 입법 방향 등이 향후 시장 판도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업계는 제도 설계에 따라 은행권과 플랫폼 기업, 거래소, 증권사 간 주도권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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