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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엔 성장, 어버이날엔 배당…주식 선물도 세대 전략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06 12:58

아이에겐 복리, 부모에겐 현금…가정의달 ‘세대 맞춤 투자’ 확산

어린이날엔 성장, 어버이날엔 배당…주식 선물도 세대 전략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최근 3년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인 미성년 계좌를 중심으로 주식이 ‘선물’이 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어린이날엔 성장주, 어버이날엔 배당주를 건네는 ‘세대 맞춤 투자’가 가정의 달 새로운 풍속으로 자리 잡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성년자 증권계좌 개설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업계 추산 미성년 계좌 수는 최근 3년간 연평균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신한투자증권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자사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미성년자 계좌 개설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72% 급증했다. 일부 증권사 데이터지만 업계 전반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감지된다. 같은 기간 미성년 고객의 국내·해외 주식 거래 금액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자 종목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과거에는 삼성전자 등 대형주 중심의 단순 보유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AI·반도체·2차전지 등 성장 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단순 증여에서 ‘운용’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순 증여를 넘어 ‘조기 투자’를 통한 복리 효과를 기대하는 부모들이 늘어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한 증권사별 이벤트 영향도 컸다. 주요 증권사들이 미성년 계좌 개설 시 수수료 우대, 주식 증정 이벤트 등을 진행하면서 신규 유입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가정의 달을 계기로 ‘주식 선물’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 자산 설계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날 선물로는 ‘장기 성장성이 높은 대표주’가 주로 선택된다. 삼성전자, 기아, 카카오 등이 대표주식이다. 투자 기간이 수십 년에 달하는 만큼 단기 변동성보다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종목이 선호된다. 글로벌 경쟁력과 산업 성장성이 동시에 검증된 종목 위주로 선택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반면, 어버이날을 앞두고는 분위기가 다르다. 부모 세대를 겨냥한 주식 선물의 핵심은 ‘성장’이 아닌 ‘현금흐름’에 맞춰져 있다. 매년 일정한 배당을 통해서 실질적인 생활비를 보탤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해지면서 고배당 종목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사 관계자는 “자녀에게는 20~30년의 투자기간을 거쳐 자산을 증식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부모 세대는 현재 소비가 필요한 만큼 당장 활용 가능한 현금 수익이 더 중요하다” 며 “주식 선물의 개념이 ‘미래 투자’에서 ‘현재 소득’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금융·리츠 등 고배당 섹터가 대표적이다. 통신주는 안정적 배당과 경기 방어 성격, 금융주는 금리 수혜, 리츠는 임대 기반 현금흐름이 강점이다.

통신주의 경우 SK텔레콤, KT 등이 연 4~5%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유지하며 ‘예금 대체재’라는 평가를 받는다.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둔감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금융주 역시 대표적인 고배당주다. KB금융, 하나금융지주 등은 금리 환경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4~6%대 배당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기반 수익을 배당으로 돌려주는 리츠도 인기다. 롯데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등은 임대 수익을 기반으로 정기 배당을 지급해 ‘월세형 투자’로 인식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금리 환경과도 맞물려 있다. 예금 금리가 정점을 지나 하락 압력을 받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수익률을 제공하는 주식이 대안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 반등 시 배당주의 상대적 매력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실제, 개인 투자자들의 인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42) 씨의 경우 “어린이날에는 초등학생 자녀 명의 계좌에 성장주를 사주고, 어버이날에는 부모님께 배당주를 일부 이전해 드린다” 며 “현금 용돈보다 매년 배당이 나오는 구조가 더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투자의 세대 맞춤화’라고 해석한다.

과거에는 자녀에게 적금이나 펀드를 만들어주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직접 주식을 매입해 장기 자산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동시에 부모 세대에게도 일회성 용돈이 아닌 지속 가능한 현금 흐름을 제공하는 투자 방식이 새로운 효도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배당주는 단순한 투자 상품이 아니라 ‘매년 현금이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체감 가치가 크다” 며 “주식 선물이 소비를 넘어서 가족 간 자산 설계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정의 달 5월. 선물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아이에게는 시간의 복리를, 부모에게는 현금의 흐름을 주는 ‘세대 맞춤 투자’가 가족 자산 설계의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증권업계는 이 흐름을 장기 고객 확보 전략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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