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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 순익 4배 '점프' 업계 1위 '탈환'… 비결은 유가증권 '수확'과 PF '청산' [금융사 2025 실적]

옥준석 기자

okmoney@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14 18:13

이자수익 1034억원 줄었지만 순익 1위 수성
올해 수익원 다각화 목표…신사업 발굴 추진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사진 = OK저축은행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사진 = OK저축은행

[한국금융신문 옥준석 기자] 저축은행 업계가 고금리와 부동산 PF 부실 여파로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OK저축은행이 홀로 '독주'에 가까운 성적표를 내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1687억 원으로, 전년(392억 원) 대비 330.36%라는 기록적인 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저축은행 업권 전체를 통틀어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 수치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는 본업인 '이자 수익'의 성장이 아닌, 보유 자산의 전략적 처분을 통한 '운용 수익'에서 비롯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핵심 수익원인 이자수익은 1조 176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52% 감소하며 업황의 부진을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어떻게 수익을 냈느냐'보다 '어떤 자산을 어떻게 정리했느냐'가 이번 실적의 핵심 키워드다.

이번 실적 폭증의 일등 공신은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다. 지난해 OK저축은행의 유가증권 처분이익은 2089억 원으로 전년(407억 원) 대비 무려 412.5% 급증했다. 지분법 평가이익(187억 원)과 투자주식 매매이익(102억 원)까지 합치면 사실상 유가증권 운용이 전체 순익을 견인한 셈이다.

이러한 집중적인 매도는 역설적으로 금융당국의 규제를 준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 제30조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해 유가증권을 보유할 수 없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주식시장 호황기에 맞춰 한도를 맞추기 위한 대대적인 자산 매각에 나섰고, 저평가된 배당주와 금융주 위주의 포트폴리오가 시장 상승기와 맞물리며 막대한 실현 이익을 가져왔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일회성 이익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주식 시장 변동성에 따라 언제든 변동될 수 있는 수익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OK저축은행 관계자는 "규제 한도 준수를 위한 전략적 매도였으며, 평소에는 장기 투자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며 단기 수익 추구에 대한 시장의 시각을 경계했다.

'부동산 PF 고정이하채권 제로(0)'… 뼈를 깎는 건전성 정비


실적보다 더 놀라운 대목은 건전성 지표의 드라마틱한 변화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부동산 PF와 관련된 고정이하(부실) 채권을 전액 해소하는 '클린화'를 단행했다. 2024년 말 기준 822억 원에 달했던 부동산 PF 고정이하 채권은 지난해 말 0원을 기록했다. 10%를 넘나들던 관련 연체율 역시 0%로 떨어졌다.
이는 부실 사업장을 정상화 펀드에 적극 매각하고 내부 자구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건설업(2.41%)과 부동산업(10.50%) 연체율도 전년 대비 각각 21.41%p, 4.32%p 급락하며 리스크 관리 능력을 입증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대출 규모는 4조 38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68% 감소했다. 부동산 PF 대출이 기업대출로 분류되는 만큼, 부실 자산을 털어내는 과정에서 총량은 줄었으나 자산의 질적 수준은 훨씬 견고해진 셈이다. 가계대출 역시 7.74% 감소하며 전반적인 자산 다이어트 기조를 유지했다.

부동산 PF라는 거대한 짐을 내려놓은 OK저축은행은 이제 '포스트 PF'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에만 의존하는 전통적인 저축은행 모델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OK저축은행이 내건 새로운 카드는 'IB(투자금융) 및 기업금융'의 강화다. 지난 2월, 이우창 IB금융1부장을 신임 본부장으로 파격 발탁한 것은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현장 실무에 밝은 IB 전문가를 전면에 배치해 여신 투자 수익성을 높이고, 수익원을 다각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는 단순히 자산을 늘리는 경영이 아니라, 철저한 시장 탐색을 통해 '수익성 높은 틈새 영역'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상품 출시와 신사업 영역 발굴을 통해 전통적인 저축은행 영업의 틀을 깨고 종합 금융 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한 경영 기반 확립에 주력할 방침이다.

IB·기업금융 강화…수익 기반 넓힌다


OK저축은행의 지난해 성적표는 '일회성 수익'과 '선제적 리스크 해소'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독보적이다. 유가증권 이익으로 실탄을 확보했고, 부동산 PF 부실을 털어내며 기초 체력을 정비했다.

올해의 관건은 새롭게 꾸린 IB 조직이 얼마나 빨리 시장에서 유의미한 수익 모델을 안착시키느냐다. 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하고 조달 비용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예대마진 이외의 수익원 창출은 저축은행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됐기 때문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PF 등 건전성 문제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만큼, 올해는 내부 통제 강화와 수익원 다변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신상품 진입 영역 발굴 등을 통해 흔들리지 않는 경영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권 1위' 타이틀을 되찾은 OK저축은행이 부실을 털어낸 깨끗한 도화지(Clean Sheet) 위에 어떤 새로운 성장 방정식을 그려낼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OK저축은행 2023-2025년 연간 실적 표./표 = 옥준석 기자

OK저축은행 2023-2025년 연간 실적 표./표 = 옥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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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준석 한국금융신문 기자 okmone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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