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이끄는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에 성공하며 비로소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출발점에 서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영업실적면에서는 경쟁 금융지주들보다 주춤할 것으로 점쳐지며 아쉬움을 남겼다.보험사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염가매수차익 효과로 순이익은 7%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으나, 비용증가 여파로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실적이 주춤하며 영업이익은 12%가량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임종룡 회장은 일희일비하는 대신 지난 3년을 ‘토대를 다지는 시간’으로 정의했다. 임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2026년을 ‘미래동반성장을 주도하는 우리금융’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규정하며 생산적 금융, 전사적 AX, 시너지 창출을 3대 경영전략으로 제시했다.
4분기 순익 컨센서스 하회 전망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금융그룹의 연간 영업이익은 3조7141억원, 당기순이익은 3조4021억원 규모일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2.7% 감소, 당기순이익은 약 7.2%가량 늘어난 수치다.영업이익은 줄었는데도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배경에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5800억원 규모의 염가매수차익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는데, 이를 감안하면 우리금융 자체의 영업력은 다소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도보다 6.2% 늘어난 2조 8860억원으로 나타났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2% 줄어든 3조 3360억원,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은 7.3% 감소한 4조 444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과 환율 변동성 확대, 정부의 가계대출 축소와 대출금리 인상 억제 기조로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실적이 주춤한 탓이다.
우리은행의 순영업수익은 지난해 3분기 누적 6조6110억원에서 올해 3분기 6조7440억원으로 2% 늘었지만, 판매관리비가 2조6430억원에서 3조650억원으로 16% 늘어난 결과 영업이익은 3조3260억원에서 2조8700억원으로 13.7%나 줄었다. 당기순이익 또한 2조5310억원에서 2조2880억원으로 9.6% 감소했다.
이성욱 CFO는 “3분기 실적에 변동성이 많았는데, 은행부분 담보가치 하락에 대비해서 540억원 정도의 충당금을 미리 적립하는 등 선제적 조치가 이뤄졌다”고 설명하는 한편, “올해 실시한 자산 리밸런싱과 선제적 리스크 반영을 통해 내년에는 안정적 수익창출을 기대한다”고 전한 바 있다.
4분기 실적 전망도 순탄치만은 않다. 우리은행은 홍콩ELS 과징금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지만, 이 밖에도 정부의 생산적·포용금융 출연 요구와 교육세율 인상 등의 압박 요인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4분기 실적에 대한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는 5590억원으로 나타났지만, 대다수 증권가는 이보다 낮은 실적을 점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4037억원, 다올투자증권은 4280억원으로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역시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은행들의 비중이 큰 금융그룹들은 새로운 캐시카우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IB·연금조직 재편, 생산적 금융 속도
임종룡 회장은 ‘생산적 금융’을 본격 추진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포용금융’을 적극 실천해 금융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우리금융을 ‘기업금융 명가’로 정의하며, 기업의 성장 단계 전반을 투자·융자로 폭넓게 지원하며 생산적 금융을 우리가 앞서 나갈 수 있는 핵심 강점으로 삼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우리은행은 기술주도 신사업과 성장기반 분야의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기술보증기금에 50억원을 특별출연하고, 약 2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공급할 예정이다. 더불어 ?보증비율 상향 ?보증요율 감면(0.8%p) 등 혜택을 제공해 첨단전략산업을 영위하는 기술 우수 중소기업의 성장을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조직개편에서 우리은행은 △IB △자금시장 △연금 조직을 정비해 수익구조 다변화와 비이자수익 확대에 힘을 싣기로 했다.
IB 조직은 M&A와 지분투자 중심으로 전문성과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자금시장 조직은 마케팅과 운용 기능을 분리해 자산운용 효율성과 시장 대응력을 높였다.
연금 조직은 전략·마케팅과 영업지원 역할을 명확히 분리해 전문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시장환경 변화와 고객의 다양한 투자성향에 정교하게 대응하고자 △수익률 관리 역량 제고 △상품 라인업 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계열사 시너지 초점, 사업성장부 신설
임종룡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은행·보험·증권을 중심으로 ‘종합금융그룹의 경쟁력’을 다지고 ‘시너지 기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임 회장은 “그동안 활성화해 온 시너지를 심화하는 것을 넘어 종합금융 체제에서만 가능한 새로운 시너지 영역으로 확장하여 보다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금융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지난 2023년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함으로써 '우리투자증권'을 출범했고, 시너지 발휘를 위해 우리금융 투자은행(IB) 그룹도 여의도로 옮겼다. 이에 더해 지난해 7월에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종합금융그룹을 완성했다.
이를 통해 우리금융그룹 총자산은 2023년 말 500조원 미만에서 작년 3분기 기준 587조원으로 급증했다. 한 자리수에 그쳤던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기여도도 작년 3분기 기준 18%까지 확대됐다.
최근 단행된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에서도 임 회장의 이 같은 ‘시너지 창출’에 대한 절박함이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생산적금융기업영업본부를 신설하고 증권운용 전문가인 최준연 본부장을 수장으로 선임했으며, 중소기업 지원 허브 'BIZ프라임센터' 인사를 대폭 교체했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이 생산적금융 프로젝트 이행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공표함과 동시에, '기업금융 확대'가 2026년의 주요 수익성 강화 전략임을 드러낸 것이다.
올해 추가로 단행된 지주 조직개편에서는 ‘사업성장부’의 재편이 눈에 띄었다. 기존 ‘사업포트폴리오부’를 보험·증권 등 포트폴리오 완성에 따라 ‘사업성장부’로 변경해 보험·증권 및 자산운용 계열사를 집중 관리·육성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한 것이 특징이다.
성장지원부문은 우리은행에서 다방면의 경험을 쌓아온 김병규 본부장이 지주사 상무로 선임되며 그룹 시너지 전략을 담당하게 됐다.
삼성전자 DNA 이식, 전사 AX 박차
무엇보다 신년사에서 임종룡 회장이 강조한 부분은 ‘전사적 AX 추진’이었다. 임 회장은 “심사·상담·내부통제 등 핵심 영역에서 AX 성과를 임직원 모두가 체감할 수 있도록 실행의 깊이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 한다”며 “디지털 자산 제도 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데이터·AI 역량을 기반으로 고객의 일상을 담은 디지털 신사업을 확대해 미래 경쟁력을 키워가겠다”고 밝혔다.삼성전자 MX사업부 출신의 정의철 전 상무를 디지털영업그룹장(부행장)으로 영입한 것은 임 회장의 AX 대전환 의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행보 가운데 하나다. 정 신임 그룹장은 1월 2일 첫 출근을 시작으로 우리은행의 디지털 플랫폼 전략과 비대면 영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번 영입에 맞춰 ‘디지털영업그룹’의 역할을 재정비했다. 그룹 내 선임부서를 기존 ‘WON뱅킹사업부’에서 ‘플랫폼사업부’로 변경해 플랫폼 중심의 사업 추진 의지를 명확히 했으며, 흩어져 있던 ‘BaaS(Banking as a Service) 사업’과 ‘비대면 연금 마케팅’ 기능 등을 그룹 내로 통합해 실행력을 높였다.
정 그룹장은 취임 직후부터 비대면 채널 기반 고객 확대 및 뱅킹 앱의 활성화를 진두지휘한다. 특히 ‘2026년 디지털 사업계획’의 핵심 목표인 △모바일웹 재구축을 통한 신규 고객 유입 △우리WON뱅킹 이용 활성화 △BaaS(Banking as a Service) 기반 제휴 사업 확장 등 굵직한 과제들을 수행하게 된다.
또한, 기업 고객을 위한 공급망 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의 편의성 개선, ‘우리SAFE정산’ 활성화 및 적용 산업군 확대를 통해 디지털 기반의 신규 수익원 창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 그룹장의 풍부한 모바일 비즈니스 경험은 우리은행이 주력하고 있는 ‘삼성월렛 포인트·머니 서비스’ 등 핵심 제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정 그룹장은 “글로벌 빅테크 현장에서 쌓은 소프트웨어 품질 철학과 고객 중심 사고를 금융 플랫폼에 녹여내겠다”며 “고객이 가장 신뢰하고 생활 속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차원이 다른 금융 앱’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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