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생산적금융’ 기조와 맞물려, 은행들은 이번 기회를 단순 영업 확대가 아닌 실물경제와 연계된 기업금융 중심의 중국 시장 재접근에 나서는 모습이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이번 방문을 한중 관계 전환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미·중 갈등과 사드(THAAD) 사태 여파 등으로 중국 사업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던 은행들이 다시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전략적으로 재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중국 내 투자, 생산기지 재편, 현지 자금 조달 수요가 맞물리면서 은행의 역할도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년만의 경제사절단 동행…생산적금융 마중물 기대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200여 명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중국에 국빈방문했다. 특히 이번 방문에는 진옥동닫기
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 회장을 비롯해 이환주닫기
이환주기사 모아보기 국민은행장, 이호성닫기
이호성기사 모아보기 하나은행장, 정진완닫기
정진완기사 모아보기 우리은행장, 강태영닫기
강태영기사 모아보기 농협은행장 등 은행장들이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이 경제 사절단에 동시 참여하는 것은 약 9년여 만의 일이다.사절단에 포함된 5개 금융지주 및 은행들은 모두 중국에 현지법인 또는 지점을 두고 있는 곳들이다. 금융업계는 이번 사절단의 방문이 한한령 해제 분위기에 맞춰 우리나라 기업들이 중국에서 활동 저변을 넓힐 때 적기에 금융지원을 공급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산적금융은 금융자금이 부동산이나 단기 투기에 머무르지 않고, 제조업·첨단산업·수출기업 등 실물경제로 흘러가도록 유도하는 정책 방향이다. 중국은 여전히 국내 기업들의 핵심 생산·투자 거점이자 글로벌 공급망의 중요한 축으로, 생산적금융을 구현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해외 무대라는 분석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ICBC와 민간 통화스왑 등 전방위 협력 논의
실제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 5일 중국공상은행(ICBC)과 면담을 갖고,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한 협력 구조 고도화 및 중장기 금융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진 회장은 랴오 린 ICBC 회장과 함께 해외 사업 확대 과정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외화 유동성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 통화스왑 확대’를 포함한 자금 조달 협업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아울러 양 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 투자 및 기업금융(IB) 분야에서의 공동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신한금융과 ICBC는 지난 2008년부터 원화·위안화 간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해 양국 금융시장의 유동성 안정에 기여해 왔다. 이후에도 신한금융의 자본 효율성 제고 및 RWA 관리, ICBC의 한국 관련 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라는 상호 목적에 따라 자산 관리 협력을 지속해 왔다.
양사는 이번 면담을 통해 기존 통화스왑 규모 확대와 함께 각사의 글로벌 네트워크 가운데 중복되는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별 통화스왑 체결을 통한 외화 조달 비용 절감 가능성 등 중장기 협업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신한금융은 이번 논의를 계기로 단순 거래 확대를 넘어 자본 건전성과 유동성 조달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해 대외 금융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구조적 협력 모델을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다.
‘거대시장’ 중국, 기업·투자금융 거점 매력↑…시장공략 나선 은행들
다른 은행들 역시 중국을 소매금융 중심 시장이 아닌,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의 전략적 거점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제조업체와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첨단소재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 지원 수요가 여전한 데다,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현지 자금 조달과 프로젝트 금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가 강조하는 ‘기업성장 지원형 금융’과도 맞닿아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국민은행은 서울에서 열린 ‘한국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및 서울 위안화 청산은행 11주년 컨퍼런스’에서 ‘교통은행 서울 위안화 청산은행과 중국 국가 결제망 연계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해당 협약을 통해 KB국민은행은 국내 최초로 중국 국가 결제망과 연계해, 이르면 1월 중 ‘KB스타뱅킹 해외결제 서비스’를 중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중국은 현재 NUCC(Net Union Clearing Corporation,중국 국가 결제 인프라 기관)가 주도하고 중국 현지 결제사들이 참여하는 외국인 전용 위안화 QR결제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교통은행 서울 위안화 청산은행은 중국 위안화 결제대금 정산을 공동으로 담당하고, NUCC는 중국 내 결제 업무를 총괄한다.

지난달 열린 ‘한국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및 서울 위안화 청산은행 11주년 컨퍼런스’에서 (왼쪽부터) 황위신 교통은행 서울 위안화 청산은행 대표, 투홍 교통은행 업무총감, 송병철 KB국민은행 디지털영업그룹 부행장, 김동주 KB국민은행 국민지갑Unit(P) 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KB금융그룹
이미지 확대보기‘KB스타뱅킹 해외결제 서비스’는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사인 GLN(Global Loyalty Network)과의 제휴로 제공되며, 현재 태국, 일본, 대만, 라오스, 괌, 사이판, 하와이 등 11개 국가 및 지역에서 QR코드를 활용하여 간편하고 안전하게 현지 결제가 가능하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7월,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외국인 손님을 위한 중국 모바일 월렛인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로 위안화(CNY) 해외송금이 가능한 ‘하나-웨스턴유니온 월렛송금’ 서비스를 시행했다. 수취인 영문 이름과 연락처만 있으면 수취인의 중국 모바일 월렛인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로 위안화(CNY) 실시간 해외송금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농협은행은 강태영 은행장이 지난 5일 북경지점을 직접 찾아 중국 내 금융·경제 환경 변화와 북경지점의 영업 현황을 점검하고,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아울러 양국 교류의 교두보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협력과제 도출 및 사업기회 선점 등을 주문하기도 했다.
다만 은행권은 과거처럼 공격적인 외형 확장보다는 선별적·구조화된 접근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국 금융시장 구조 변화 등을 감안해, 실질적인 생산 활동과 연계된 거래 위주로 금융 지원을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금융 방향에 맞춰, 중국에서도 ‘기업을 따라가는 금융’이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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