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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도정 수주 실적은 예고편…올해 더 큰 판 열린다

조범형 기자

chobh06@

기사입력 : 2026-01-0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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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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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2025년 도시정비사업 시장이 유례없는 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예고편'을 마쳤다면, 2026년은 그야말로 본 게임인 '수주 대전'의 막이 오른다. 공사비 폭등과 고금리라는 악재 속에서도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의 핵심 사업지들이 대거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 건설업계의 지형도를 바꿀 '골든 타임'이 도래했다는 평가다.

◆ 2026년 정비사업 '80조 시장' 열리지만 속내는 '초양극화'
올해 전국 도시정비사업 시장 규모는 작년 실적을 훌쩍 뛰어넘는 약 80조원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의 시선은 단연 서울, 그중에서도 한강변에 쏠려 있다. 오세훈닫기오세훈기사 모아보기 서울시장의 '신속통합기획'과 '한강 르네상스 2.0' 정책이 궤도에 오르면서 압구정, 성수, 여의도 등 이른바 ‘상급지’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의 온도는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돈이 되는' 사업지에만 대형 건설사들이 몰리는 수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강남권 한복판에서도 입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한 대형 건설사 수주 담당자는 "이제 평당 공사비 1000만원은 뉴멀(New Normal)이 됐다. 적정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입찰 자체를 포기하는 분위기"라며 "사업성이 낮은 외곽 지역은 유찰이 거듭되며 '시공사 모시기'에 혈안인 반면, 강남권은 대형사들의 사활을 건 혈투가 벌어지는 기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 '빅3'의 타겟: 압구정·성수·여의도 '빅매치'
도시정비사업의 절대강자인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은 저마다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앞세워 격전지에 깃발을 꽂을 준비를 마쳤다. 이들 '빅3'에게 올해 수주전은 단순한 실적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현대건설은 2026년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 3구역을 필두로 압구정 전 구역을 '디에이치 타운'으로 묶겠다는 거대한 구상을 세웠다. 이미 시공권을 선점한 2구역의 기세를 몰아 대한민국 부의 상징인 압구정의 패권을 완전히 쥐겠다는 전략이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라는 역사적 정통성을 계승하면서도 미래형 주거 단지를 구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클린 수주'와 '철저한 선별 수주'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압구정 3구역과 여의도 시범아파트 등 랜드마크 상징성이 큰 곳에는 전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가지고 있는 '워너비 브랜드'를 앞세워 조합원들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지난해 한남4구역의 도정사업 경쟁수주전 당시 조합원들은 '래미안'에 몰표를 던졌다.

GS건설은 '품질 경영'과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안전 이슈를 완전히 털어내기 위해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우며 성수전략정비구역과 잠실우성 등 한강변 대단지에 집중하고 있다. 자이(Xi) 특유의 세련된 디자인과 커뮤니티 시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브랜드 명성을 되찾고,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재편하겠다는 복안이다.

◆ "수주가 끝이 아니다"…공사비와 정부 정책이 갈등의 불씨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는 수주 성공 이후가 더 큰 걱정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공사비 증액' 문제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시공사 선정 이후에도 본계약 체결 과정에서 조합과 건설사 간의 갈등이 촉발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최근 서울 곳곳에서 공사비 갈등으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거나 시공권이 해지되는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예측 불가능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변수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의 실효성 논란과 대출 규제 강화 등 금융 환경 변화에 따라 조합원들의 분담금 부담이 커질 경우, 사업 속도에 급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이는 곧 건설사의 미분양 리스크나 자금 회수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 "브랜드 넘어 리스크 해결사 원해"
결국 2026년 수주전의 승패는 '누가 더 많은 물량을 가져가느냐'가 아니라, '누가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조합원에게 확실한 미래 가치를 제시하느냐'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전문가는 "조합원들은 이제 화려한 조감도나 브랜드 네임에만 현혹되지 않는다"며 "공사비 증액 리스크를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금융 비용을 어떻게 절감할 것인지 등 실제 입주 시점의 내 주머니 사정을 지켜줄 '해결사'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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