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연간 주관실적 14조 8305억 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NH투자증권(12조 7494억 원)이 뒤를 이었으며, 한국투자증권(8조 6745억 원), 신한투자증권(8조 6710억 원), SK증권(6조 3877억 원) 순으로 ‘톱 5’ 체제를 굳혔다. 이들 5개사의 합계 점유율은 71.7%로, 시장의 3분의 2 이상을 장악했다.
중위권에서는 실적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6위 키움증권(4조 1021억 원)부터 미래에셋증권(3조 2053억 원), 삼성증권(3조 1305억 원), 하나증권(2조 5158억 원)까지 10위권 내 증권사들이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한 반면, 10위권 이후부터는 실적 하락 폭이 컸다. 13위 메리츠증권(1조 295억 원)을 기점으로 14위 부국증권(4725억 원), 15위 한화투자증권(4523억 원) 등은 실적이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16위 유안타증권(3642억 원)부터 iM증권(2200억 원)까지 이어지는 하위권의 실적은 대형사들의 단일 딜(Deal) 하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표 = 한국금융신문 / 데이터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리그테이블 최하위권의 성적표는 처참하다. 신영증권(23위)의 연간 실적은 333억 원에 그쳤으며, 유진투자증권(22위, 464억 원)과 흥국증권(21위, 825억 원) 역시 1000억 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들 하위 3사의 실적 합계(1622억 원)는 1위 KB증권 실적의 고작 1.1% 수준에 불과하다. 사실상 회사채 주관 시장에서 이름만 올렸을 뿐,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기능은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를 단기 부진이 아닌 '구조적 도태'로 본다. 차환 발행 비중이 70%를 웃도는 시장 특성상, 발행사들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자본력과 투자자 커버리지가 검증된 대형사로만 몰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소형사는 선택지에서 자연스럽게 배제되는 '악순환'이 고착화됐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수수료율 인하 경쟁까지 벌이며 저인망식 영업에 나서고 있어 중견기업 딜조차 따내기 버겁다"며 "특화 전략 없이는 단순 보조 주관조차 맡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중소형사들의 생존 전략으로 중견기업 및 비우량 등급 발행사 공략, 특정 산업 섹터 집중, 지역 기반 발행사 네트워크 구축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상위권 증권사들이 커버리지를 확대하며 영역을 침범하는 상황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025년 회사채 시장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으나, 그 온기는 상위권의 전유물이었다. 독과점 구조가 공고해지는 가운데, 자본력 경쟁에서 밀린 하위권 증권사들이 독자적인 생존 모델을 찾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이 은행채·여전채·자산유동화증권(ABS) 및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은 건은 제외하고 2025년 1년간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일반 회사채 및 자본성 증권(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신고서를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했음.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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