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가 시행 9년 차를 맞았지만, 실질적 이행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사진=자본시장연구원
◆ 숫자는 늘었지만 내실은 ‘텅’…8년째 제자리
26일 자본시장연구원 황현영 연구위원과 한국ESG기준원 김선민 책임연구원이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기관은 2017년 18개에서 2025년 11월 기준 249개로 급증했다. 외형상 제도 확산에는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질적 성장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현재 ‘참여 예정’ 명단에 이름을 올린 55개 기관 중 11곳은 2017년 참여를 선언한 이후 8년째 실제 이행 단계로 넘어가지 않고 있다. 등록 절차가 형식적인 심사에 그치면서, 선언만 해놓고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아도 이를 제재할 수단이 사실상 없는 구조다.
◆ 이행보고서 발간 단 13.9%…증권·은행·보험은 ‘0건’
스튜어드십 코드의 핵심은 기관투자자가 주주로서 책임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는지를 공개하는 데 있다. 하지만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이행보고서 발간 실적은 극히 저조한 수준이다. 조사 대상 72개 주요 기관 가운데 실제 보고서를 자발적으로 발간한 곳은 10곳, 비율로는 13.9%에 불과했다.
보고서 발간 기관은 대부분 연기금과 일부 자산운용사에 편중돼 있었고, 보험사·은행·증권사 가운데 보고서를 발간한 사례는 단 한 건도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수탁자 책임을 이행하는 데는 비용과 노력이 들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아도 불이익이 없는 구조가 문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 변별력 없는 가산점’이 부른 합리적 무관심
부실 이행의 핵심 원인으로는 유인책의 왜곡이 꼽힌다. 현재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기관에 2점의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참여 선언과 기본 지침만 갖추면 누구나 동일한 가산점을 받을 수 있어, 실제 활동 수준에 따른 변별력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실질적으로 주주활동을 수행하는 기관과 이름만 올린 기관이 동일한 대우를 받다 보니, 참여 이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이 되는 구조”라며 “‘합리적 무관심’을 제도적으로 방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등록부터 평가까지 책임성 강화해야”
보고서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실효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제도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재설계, 이른바 ‘리빌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등록 단계부터 단순 선언 여부가 아니라 의결권 행사 기준, 내부 의사결정 체계, 전담 조직과 인력 등 실질적인 이행 계획을 엄격히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참여 이후에는 이행 수준에 대한 정기적인 평가와 결과 공개가 뒤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행 실태를 투명하게 공개해 시장과 투자자의 감시를 받도록 해야 기관 간 책임 이행 수준의 차이가 드러나고, 제도의 신뢰도도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센티브 구조 역시 손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 참여 여부가 아닌 실제 활동 성과에 따라 가산점을 차등 부여해, 실질적인 의결권 행사와 주주활동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는 참여 숫자 확대에는 성공했지만, 책임을 묻는 장치는 거의 작동하지 않고 있다” 며 “등록·평가·인센티브가 하나의 체계로 연결되지 않는 한 ‘무늬만 참여’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문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이행은 자본시장 신뢰의 핵심 요소”라며 “참여 이후 실제 활동까지 점검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을 검토 중이며, 선언 중심의 제도를 실천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선언은 늘었지만 책임은 실종된 스튜어드십 코드. 자본시장의 ‘큰 손’들이 진정한 집사(Steward)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참여 숫자보다 이행의 질을 묻는 제도적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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