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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삼성, 도시정비시장 40% 장악…중소 건설사 수주 위기

조범형 기자

chobh06@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15 05:00

현대건설,업계 최초 ‘10조 클럽’ 달성
양극화 극에 달해…중견사 폐업 확산

▲ 광명 인근 주택재개발정비사업 현장. 사진 = 조범형 기자

▲ 광명 인근 주택재개발정비사업 현장. 사진 = 조범형 기자

[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연간 50조원 규모로 성장한 도시정비 시장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등 '빅2' 대형 건설사에 사실상 장악되면서 업계 양극화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이들 빅2가 올해 전체 정비사업 수주액의 40% 이상을 독식하며 시장을 양분하자, 브랜드 경쟁력과 자금력에서 밀린 중소·중견 건설사들은 수주 절벽에 직면, '수주 엑소더스' 위기에 몰렸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도 브랜드 프리미엄은 중요했지만, 요즘처럼 '대형사 프리미엄=사업 안정성'이라는 공식이 절대적인 선택 기준으로 작용한 적은 없었다는 평가다. 시장의 리스크가 커질수록 조합들은 안전한 '보증수표'를 찾았고, 그 결과, 빅2의 40% 독식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국토교통부 통계를 종합한 결과, 도시정비 시장에서 대형 건설사들의 점유율은 지난해 대비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현대건설은 업계 최초로 10조 클럽에 진입했으며, 삼성물산 역시 9조2000억원대 실적을 올렸다. 이들은 '힐스테이트·디에이치'와 '래미안'이라는 최고 수준의 브랜드 파워로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결정적으로 최근 고금리 지속과 원자재값 폭등으로 사업 리스크가 커지면서 대형사의 자금력은 수주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됐다.

서울 강남권 정비사업 조합 관계자는 "사업비 대출이나 이주비 지원 등에서 대형사는 자체 신용을 기반으로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다"며 "중소 건설사는 금융 조달 자체가 어려워져 사실상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대형 건설사 역시 "브랜드 프리미엄을 유지하면서도 사업 초기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안정적인 금융 솔루션을 결합한 것이 시장 점유율 확대의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서울·수도권의 대규모 핵심 사업지는 대형사들의 격전지로 변모하며 중소 건설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사라졌다.

이에 중소 건설사는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가로주택정비·자율주택정비 등 소규모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수도권 주요 사업장은 대형사 중심으로 경쟁이 굳어진 상황인데, 최근엔 지방 소규모 사업까지 대형사가 내려오면서 중견사들은 더 버거운 실정"이라며 "브랜드·금융조달·보증 여력에서 격차가 있다 보니 가격 경쟁이 과열되고, 중견사는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이대로라면 도시정비 사업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대형사 중심의 독과점 심화로 인해, 공사비 협상력 불균형 및 하도급 불공정 문제 등 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기회를 늘리고,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중소 건설사 대상 PF 보증 규모 확대와 수수료 할인으로 금융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진입 장벽이 낮은 소규모 정비사업에 대한 용적률 특례와 절차 간소화를 통해 중소 건설사의 사업성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금융 지원 및 규제 완화를 통해 중소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참여를 독려하고 지역 건설 생태계의 안정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시장 경쟁 구도를 바로잡기 위해 단순 금융 지원을 넘어 ▲입찰 평가 공정성 강화 ▲브랜드 의존도 완화 ▲중소 건설사 기술 혁신 유도 등 구조적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도시정비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면 '규모의 경제'뿐 아니라 '균형의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정책적 시각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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