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조 현대차 CFO. / 사진=현대차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 올해 연간실적 추정치는 연결기준 매출 약 185조원 영업이익 약 12조8210조원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전년대비 5.6%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약 10%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익성 하락이다.
현대차 수익성 하락은 계속되는 경기 침체에 미국 관세 정책까지 덮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올해 약 2조원을 관세 비용으로 부담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지난 4월부터 시행된 관세 영향으로 약 8282억원이 증발했다.
현대차가 수익성 악화 가운데 미국 현지 36조원 투자 등 미래 전략을 추진해야 하는 이승조 CFO의 책임감이 막중한 시기다.
이승조 CFO는 현대차 대표 재무통이다. 1969년생인 그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현대차 경영관리실장, 재무관리실장, 그룹감사실, 재경사업부장 등을 거쳤다. 지난 2018년 임원인사에서 이사대우로 승진해 임원을 달고, 이듬해 그룹 직급 통합으로 상무가 됐다.
2023년 하반기 인사에서 전무 승진과 함께 CFO로 현대차 곳간지기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는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 CFO는 회사 재무 관리뿐만 아니라 계열사 관리와 자금 흐름, 미래 투자 전략까지 책임지는 요직이다.
이승조 CFO로서는 대외 불확실성 증가 영향이라곤 하지만, 취임 2년간 연속 수익성 악화는 달가울 수 없다. 이승조 CFO는 미국 관세에 대응해 현지 생산 확대를 꺼내 들었다.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크레딧’ 정책을 노린 전략이다. 미국은 자국에서 자동차를 생산 및 판매한 업체에 차량 가격 15% 금액을 크레딧 형태로 제공 중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혼류생산이 가능한 미국 생산 거점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 물량 확대를 계획 중이다. 현대 HMGMA는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만 생산 중이다.
이와 함께 이승조 CFO는 부품 공급처 다변화와 비용 관리를 위한 태스크포스(TF)도 직접 관리하고 있다. 해당 조직은 현대차 부품 생산업체 200여 곳으로부터 견적서를 받아 부품별 국내 수출과 미국 현지 생산 등 효율적 부품 조달 방안을 도출하는 역할이다.
이승조 CFO가 미국 관세 대응에 대응해 수익성 방어와 동시에 미래 투자까지 조율해야 하는 점도 과제다. 이승조 CFO는 올해 총 10곳 계열사 등기이사를 겸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7곳에서 더 늘어난 수치로 현대차 경영진 중 가장 많은 계열사를 관리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 CFO는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등 금융 계열사와 해외 판매 거점 등기이사를 주로 맡아왔다. 이승조 CFO는 올해부터 슈퍼널, HGM 글로벌 등기이사도 겸하고 있다. 모두 현대차 그룹이 미래 사업과 관련 투자를 위해 설립한 회사들이다. 이승조 CFO가 미래 투자 분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방증이다.
슈퍼널은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다. AAM은 정의선닫기

한편 이승조 CFO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관세 대응과 미래 투자 전략을 고려해 올해 가이던스를 새롭게 제시한다고 밝혔다. 해당 계획은 오는 18일 미국에서 진행되는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CEO 인베스터데이는 중장기 전략과 재무 목표를 발표하고 소통하는 자리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CEO 인베스터데이를 개최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