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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제약, 1600억 수혈 무산…존폐 갈림길 섰다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19 16:29

회생안 부결…법원 판단에 동성제약 운명
최대주주 반대 ‘발목’…강제인가 여부 촉각

동성제약 본사. /사진=동성제약

동성제약 본사. /사진=동성제약

[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동성제약의 1600억 원 규모 자금 유치가 무산되면서 회사의 운명이 법원의 판단에 맡겨졌다. 법원은 강제인가 또는 회생절차 폐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동성제약은 회생계획안 부결 직후 강제인가를 신청하며 정상화 의지를 드러냈다.

3%포인트 차이로 부결된 회생계획안

19일 동성제약에 따르면 지난 18일 서울회생법원에서 개최된 관계인집회에서 회사에 대한 유암코·태광산업 회생계획안이 부결됐다. 회생채권자 동의율이 66.7%를 충족하지 못해서다. 회생계획안은 회생담보권자 의결권 총액의 75% 이상, 회생채권자 의결권 총액의 66.7% 이상, 주주 의결권 총수의 50% 이상 동의를 얻어야 가결된다.

이번 관계인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 찬성 비율은 99.97%로 의결권 총액 75%를 넘겼다. 회생계획안에 찬성한 주주 비율도 52.84%로 50%를 넘겼다. 하지만 회생채권자 찬성 비율이 63.15%로 가결 요건에 3%p 가량 못 미쳤다.

회생계획안이 부결되면서 동성제약의 운명은 또 다시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통상적으로 회생계획안이 부결되면 법원은 수일 내 강제인가 또는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할 수 있다. 만약 회생절차 폐지로 결정이 나면 법원 직권으로 파산선고를 내리고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회생계획안 강제인가를 신청했으며 법원 판결은 일주일 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분가치 훼손 우려에 반대

회생계획안이 무산된 배경에는 지분가치 훼손 우려가 자리한다. 앞서 유암코·태광산업 컨소시엄은 회생계획안에 1600억 원 규모 인수계약 체결, 채권 100% 일시 변제, 기존 주주의 지분 삭감 없는 인수합병(M&A) 구조 등 이해관계자를 보호하는 내용을 담았다. 인수대금 1600억 원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700억 원, 전환사채(CB) 500억 원, 회사채 400억 원으로 구성된다. 이 중 200억 원은 경영정상화 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동성제약 최대주주 브랜드리팩터링은 감자가 없더라도 대규모 신주 발행으로 기존 주주의 지분율과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앞서 브랜드리팩터링은 회생절차를 무력화하기 위해 지난해 5월 ‘회생개시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이를 서울고등법원이 지난해 12월 10일 기각하자, 이후 재항고했으나 이마저도 지난 17일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이로써 동성제약 회생개시결정의 적법성과 타당성이 대법원에 의해 최종 확인됐다.

특히 대법원은 이번 결정에서 “재항고의 이유 없음이 명백하다”고 판단하면서, 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대법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최대주주 측의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음에 따라 1600억 원 수혈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결국 표 대결에서 지분 희석을 우려한 최대주주의 반대 벽을 넘지 못했다.

강제인가 될까…태광 계획도 영향

이제 업계는 회생계획안 강제인가 여부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관계인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와 주주들의 찬성 비율이 회생계획안 가결 요건을 충족한 만큼, 채무자회생법 제244조에 따라 강제인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채무자회생법 제244조에 따르면 “어떤 조(그룹)의 동의를 얻지 못해 회생계획안이 부결되더라도 권리를 보호하는 조항을 정해 회생계획을 인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동성제약 측은 관계인집회 이후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회생계획안 부결로 태광산업의 '뷰티·헬스케어' 진출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태광산업의 주력 사업은 화학, 섬유다. 태광은 이를 넘어 제약·화장품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유암코와 손잡고 이번 인수를 추진해 왔다.

지난 1월 코스메틱 전문법인 ‘실(SIL)’을 설립한 태광산업은 올해 상반기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당초 신설 법인과 동성제약의 시너지를 통해 제약, 더마, 헤어케어(염모제)를 아우르는 종합 뷰티·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하려 했으나, 이번 회생계획안 부결로 당분간 신사업 추진에 있어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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