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금융신문이 손보 빅5(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2025년 상반기 경영공시를 분석한 결과, 삼성화재 순익이 1조2456억원으로 5개사 중 유일하게 1조원을 넘었다.
삼성화재는 올해 상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했지만, 2위인 메리츠화재와 2500억원이 넘는 격차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1분기 순익 격차(1465억원)와 비교해 더욱 커진 수준이다. CSM 규모도 빅5 중 유일하게 14조원 이상을 기록해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메리츠화재와 DB손보의 2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메리츠화재와 DB손보의 순익 격차는 800억원으로 올해 1분기(150억원)보다 더욱 벌어졌다. 같은 기간 CSM 규모에서는 DB손보가 2조원 가까이 격차를 벌리고 있다.
보험업계가 침체되면서 빅5 보험사 모두 실적이 감소한 가운데, KB손보는 전년 동기 대비 순익이 소폭 감소해 5579억원으로 업계 4위를 차지했다. 현대해상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 이상 줄면서 4509억원으로 빅5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장기보험은 보험금 예실차 축소로 인해 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한 833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기준 장기보험 위험손해율은 94.5%로 전년 동기 대비 7.5%p 악화됐다.
자동차보험도 보험료율 인하 누적 등의 영향으로 합산비율은 98.9%로 전년 동기 대비 4.2%p 상승했다. 자동차보험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79.5% 크게 감소한 307억원으로 하반기 적자 전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반보험은 고액사고 영향으로 1068억원의 손익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8.3% 줄었다.
DB손보 보험손익은 67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8% 줄었다. 손해율 상승으로 인해 보험 전 부문에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장기보험은 보험금 증가와 의료계 파업 영향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22.6% 감소한 6510억원을 기록했다. 자동차보험도 보험료 인하 지속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1% 감소한 780억원을 거뒀다. 일반보험은 경북 산불,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 등의 영향으로 580억원의 적자를 봤다.
메리츠화재도 손해율이 악화되면서 7242억원의 보험손익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최근 의료파업이 정상화되면서 장기보험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6996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손해율도 전년 동기 대비 3.1%p 상승한 91.8%를 기록했다.
자동차보험은 사고율 증가 등의 영향으로 75억원의 적자를 봤다. 손해율도 전년 동기 대비 3.7%p 악화한 82.5%로 집계됐다. 일반보험도 금호타이어 화재 등 고액 사고 발생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321억원을 거뒀다. 손해율도 66.8%로 전년 동기 대비 2.6%p 상승했다.
KB손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여파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28.0% 감소한 5010억원의 보험손익을 거뒀다. 장기보험은 48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6% 감소했지만,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손익이 크게 감소했다.
자동차보험은 보험료 인하와 손해액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6% 감소한 86억원으로 손해율도 전년 동기 대비 2.9%p 악화된 82.3%를 기록했다. 일반보험 손해율도 77.5%로 전년 동기 대비 10.9%p 상승했으며, 손익은 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0% 크게 줄었다.
현대해상 보험손익은 38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2% 줄었다. 보험 전 부문이 전년과 비교해 절반 이상 줄어든 손익을 거뒀다. 장기보험은 29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3% 감소했다. 호흡기 질환 및 비급여 의료서비스 급증 영향으로 보험금 예실차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은 누적된 보험료 인하와 물가 상승에 따른 보상원가 상승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79.9% 감소한 166억원의 손익을 기록했다. 일반보험에서도 금호타이어, 흥덕IT밸리 등 고액사고 발생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5% 감소한 735억원의 손익을 거뒀다.
투자손익에서는 삼성화재가 6459억원을 기록하며 빅5 중 가장 높은 손익을 거뒀다. 보유 이원 제고를 위한 채권 교체, 매매 등 운용 효율 개선의 노력으로 손익이 개선됐다. 메리츠화재는 6048억원의 투자손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52.7% 크게 상승했다. 장기 채권 교체 매매 차익과 국내외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평가 이익이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DB손보도 전년 동기 대비 57.1% 증가한 5890억원의 투자손익을 거두면서 줄어든 보험손익을 상쇄했다. 채권 등 구조적 이익 중심의 선별적 대체투자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투자영업이익을 지속했다.
KB손보는 전년 동기 대비 163.5% 크게 증가한 2624억원의 투자손익을 기록했다. 수익성 높은 대체 자산 투자 확대와 구조화채권 평가이익 등이 투자손익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해상도 채권투자 확대 영향으로 투자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운용자산 이익률은 메리츠화재가 4.46%로 가장 높았다. 이어 ▲DB손보 3.70% ▲KB손보 3.21% ▲삼성화재 3.05% ▲현대해상 2.74% 순이다.
이어 DB손보가 13조2313억원의 CSM 규모로 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신계약 CSM은 1조4998억원으로 전체 빅5 보험사 중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DB손보는 올 상반기 정신질환진단비, 백반증 진단비 등 새로운 담보 개발을 통해 차별성을 인정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메리츠화재는 11조2482억원의 CSM 총량을 기록하며 성장했으나 DB손보와 2조원 가까운 차이가 났다. 신계약 CSM은 72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지만, 빅5 손보사 중 그 규모가 가장 낮았다. 메리츠화재는 시장에서 마진이 적절하게 확보된다면 매출량을 극한까지 늘리는 전략을 지속할 계획이다.
현대해상 CSM 규모는 9조37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신계약 CSM 규모는 1조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 성장하며 삼성화재, DB손보에 이어 1조원이 넘는 기록을 세웠다. 현대해상은 수익성 높은 고(高) 상품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개선에 나서고 있다.
KB손보는 9조2176억원의 CSM 잔액을 기록해 현대해상 뒤를 쫓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두 회사 간 CSM 차이는 1823억원에서 1584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신계약 CSM은 전년 동기 대비 9.3% 감소한 7917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손보 빅5는 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건전성 지표인 K-ICS비율이 전년과 비교해 하락했지만, 금융당국 권고치(150%) 이상의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화재 K-ICS비율은 274.5%로 빅5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연말 경상 요인인 이익 증가와 시장 금리 인하 영향으로 K-ICS비율은 260% 수준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238.9%의 K-ICS비율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4.1%p 개선됐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내부 시뮬레이션을 통해 200% 이상의 K-ICS비율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DB손보는 213.3%의 K-ICS비율을 기록했다. 지난 26일 DB손보는 업계 최초로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 결과 모집액(5000억원)을 웃도는 주문을 확보해 7470억원 규모의 자본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KB손보 K-ICS비율은 191.4%로 200%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 중 KB손보는 6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는 등 건전성 관리에 힘을 쓰고 있다. 현대해상 K-ICS비율은 170.0%로 전년 동기 대비 0.3%p 개선됐다. 이는 장기채 투자 확대에 따른 금리리스크 축소 및 신계약 유입이 주요한 영향을 줬다.
강은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eyk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