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미매각을 기록한 롯데건설과 CJ CGV에는 참여하지 않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키움증권은 공모채 주관 업무에서 4위에 랭크됐으며 단순 인수까지 합산하면 3위에 오르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7일 한국금융신문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기준으로 7월 공모 회사채 발행 내역(발행일 기준)을 집계한 결과 한국투자증권은 대표주관 인수금액 598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6월 한국투자증권은 3100억원을 기록해 2위에 올랐지만 1위를 차지했던 KB증권(6345억원)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달 KB증권은 5420억원 규모 거래를 성사시키면서 2위를 기록했다.
단순 인수단으로 참여한 금액 합산 기준으로도 한국투자증권은(6430억원) KB증권(6040억원)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2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이 하반기 주관업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KB증권과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위는 부채자본시장(DCM) 전통 강자인 NH투자증권(대표주관 기준 3575억원)이 차지했다. 1위, 2위와 격차가 있지만 강한 영업 인프라를 통해 ‘Big 4’라는 타이틀 안정적으로 지켜냈다.
한편, 신흥 ‘Big 4’ 중 하나로 평가받는 신한투자증권은 6위(2960억원)에 그치며 순위가 하락했다. 신한투자증권을 밀어낸 하우스는 키움증권(3510억원)과 SK증권(3045억원)이다.
이들 증권사는 단순 인수 규모까지 합산하면 각각 4120억원, 3995억원으로 3위, 4위을 기록해 NH투자증권(3825억원)에도 앞섰다.
특히 키움증권은 전통 DCM 강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그간 온라인 브로커리지 업무에 특화되면서 기업금융(IB)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IB 조직을 전면 재구조화한 것은 물론 그 결실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공모 DCM 부문에서 3위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7월 주관 실적은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하지만 신한투자증권은 ‘실질 경쟁률’(최종경쟁률*인수비중 평균 및 표준편차)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신한투자증권의 실질경쟁률은 2.95, 표준편차는 1.65로 평균을 표준편차로 나눈 값은 1.78이다.
실질경쟁률은 전체 증권사 중 4위지만 표준편차가 낮은 수준을 기록한 탓이다. 이 지표는 주관사 거래 성공확률의 지속성을 확인할 수 있다. 수치가 높을수록 경쟁률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신한투자증권은 ‘Big 4’ 중 유일하게 롯데건설과 CJ CGV 주관, 인수 업무에 참여하지 않았다.
롯데건설과 CJ CGV는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기록했지만 신한투자증권은 거래에 관여하지 않으면서 경쟁률 편차가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던 셈이다.
물론 미매각이 예상되는 발행사의 회사채 주관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것은 양날의 칼이다. 미매각 기업을 주관하지 않을 경우 단기적으로 트랙레코드에는 긍정적인 것은 물론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셀다운 등에 대한 부담도 적다.
반면, 영업 인프라가 크게 작용하는 IB 업무 특성상 향후 미매각 발행사 주관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될 가능성도 있다.
발행사의 재무 상황이 나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KB증권은 부동의 1위 자리를 사수함과 동시에 발행사와 관계 등을 고려해 미매각 거래에도 대부분 참여한다. 일각에서는 KB증권이 주관한 미매각 거래를 비판하지만 이는 전략적인 부분도 포함돼 있는 것이다.
한양증권은 지난 6월 대표주관 업무는 0건이었다. 다소 아쉬운 성적이지만 다수 거래에 인수단으로 참여하면서 실적을 제고할 수 있었다. 7월에는 3건의 대표주관 업무를 맡아 10위(1200억원)를 기록했다. 단순 인수 업무까지 포함하면 1360억원이다.
실질경쟁률은 3.02로 3위에 올랐다. 다만 경쟁률 표준편차가 2.63으로 나타나면서 표준편차 대비 평균은 1.15(10위)를 기록했다. 대표주관을 담당한 발행사(하나캐피탈, 롯데웰푸드, 롯데렌탈) 중 하나캐피탈이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넘는 수요를 확인했지만 경쟁률이 높지 않았던 탓이다.
그러나 하나캐피탈이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양증권은 주관 업무는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주관사단이 대형화되면서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오르는 경향이 있다”며 “발행사와 투자자 간 경쟁률에 대한 간극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관사 능력에 대한 평가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하우스는 인수규모에 집중할 수밖에 없지만 중소형 하우스는 경쟁률 등을 높여 투자자 신뢰를 제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