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발행의 92.2%가 차환 목적이었으며, 시설투자 목적 발행은 전무했다. 운영자금 조달 비중도 7.8%로 축소되는 등 기업들의 신규 투자 자금조달 활동이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이번 분석은 한국금융신문이 일반 회사채 및 자본성 증권(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의 공모 발행 실적(상장일 기준)을 기준으로 했으며, 은행채·여전채·자산유동화증권(ABS) 및 수요예측 미실시 건은 제외했다.
반면, 운영자금 조달은 3690억 원으로 6월(3210억 원) 대비 15% 증가했지만, 전체 비중은 10.8%에서 7.8%로 3%포인트 감소했다. 시설투자 및 기타 목적 발행은 전혀 없었다.
이러한 흐름은 기업들이 미래 성장보다는 기존 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우선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대외 불확실성 지속 속에서 기업들의 보수적 자금조달 성향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발행 규모별로는 중간 구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반면, 500억~1000억 원 구간은 500억 원(6월 1600억 원), 500억 원 미만 구간은 340억 원(6월 620억 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5000억 원 이상 대형 발행은 1조 1000억 원으로 전월(1조 300억 원)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대기업들의 시장 참여는 활발한 반면, 중견/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은 여전히 제한적인 모습이었다.
신용등급별로는 AA 등급이 1조 3500억 원으로 최대 발행 규모를 기록했다. 이어 AA+ 8000억 원, AA- 7300억 원, A+ 6890억 원, A 6050억 원 순이다.
AA- 이상 우량채 비중은 60.8%(2조 880억 원)로, 전월(51.2%) 대비 9.6%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BBB+ 이하 중저신용 등급 발행은 1540억 원으로 전체의 3.2%에 그쳤다.
이는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더욱 강화되고 있음을 반영하며, 중저신용 기업들의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져 자금조달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구조적 현실을 드러낸다.
만기 구조에서는 3년물 비중이 2조 3800억 원(50.2%)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2년물 1조 540억 원(22.2%), 5년물 6890억 원(14.5%), 30년물 2500억 원(5.3%) 순이었다.
3년물 집중은 금리 리스크 관리와 자금조달 기간 확보라는 발행사 측 이점과, 안정적 수익을 선호하는 투자자 측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30년 초장기물은 하나·메리츠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사의 자산·부채 만기 매칭 전략에 따라 전부 신종자본증권으로 발행됐다.
8월 들어서도 시장 심리지수는 138.0으로 전월(122.0) 대비 개선되고 외국인 순매수 기조도 이어지고 있으나, 하계 휴가철 영향으로 발행 활동은 자연스럽게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하반기 채권금리는 하향 안정화가 예상되나, 국채 수급 상황에 따른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상존한다. 또한, 미국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본격화되더라도 국내 시장금리는 느리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환경에서 기업들의 차환 중심 발행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며, 특히 3년 만기 회사채의 차환 수요가 집중되는 시점에서 금리 수준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시설 투자 및 신규 사업 자금조달 회복은 국내 경기 반등과 기업 투자 심리 회복에 달려 있어, 단기간 내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