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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 “금융 패러다임 전환의 시대···전 생애 지원해야”

우한나 기자

hanna@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7-28 05:00

그룹사 간 시니어 맞춤형 연계모델·전환금융 강조
기후위기·AI 전환 등 구조적 변화 대응 강화 방침

△1969년 /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영학 석사(MBA) / 행정고시 35회 출신 /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 기획조정관,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금융정보분석원장 등 역임

△1969년 /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영학 석사(MBA) / 행정고시 35회 출신 /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 기획조정관,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금융정보분석원장 등 역임

[한국금융신문 우한나 기자] “고령화시대의 금융은 고령층의 재무적 상황에만 집중하기보다 수명 연장을 전제조건으로 고객의 전 생애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확대돼야 합니다.”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는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저출생·고령화·저성장이라는 구조적 도전에 직면한 한국 경제와 금융산업의 대응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최근 연구소가 출간한 저서 『일본 경제 대전환』을 통해 198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장기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의 흐름과 회복 전략, 금융권의 역할을 분석하며 우리나라 금융권에 시사점을 던졌다.

박 대표는 “일본은 저출생에 따른 생산인구 감소, 고령화에 따른 재정부담 증가, 생산성 개선 지연과 구조조정 미흡 등으로 저성장이 고착화됐다”며 “현재 한국은 일본보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출산율도 더 낮아 금융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토탈 라이프케어’ 금융으로의 전환

박 대표는 일본 금융권의 사례를 통해 국내 금융회사가 시니어 고객의 재무상황만을 겨냥하는 것을 넘어 건강·주거·요양·문화 등 삶의 전반을 포괄하는 ‘토탈서비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금융회사는 주로 사회초년생, 고령층 등 타겟 고객별 접근을 취하고 있지만 고령화가 심화할수록 고객 생애를 종단적으로 아우르는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관련 서비스가 발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향후 고령 세대의 비중이 높아지고 고령친화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금융서비스는 의료·요양, 주거, 소비, 문화 등 고령자의 삶 전반에 편의를 제공하는 토탈서비스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 일본 SMBC, MUFG 등은 시니어 멤버십과 구독형 서비스 등을 운영하며 금융과 비금융을 넘나드는 생애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비금융 영역에서는 여행, 건강관리, 경비보안, 가사대행, 주택 수리 등 다양한 외부 업체와 제휴해 시니어 고객에게 생활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우리금융그룹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통해 보험 기반을 확보하며 시니어 비즈니스 확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와 관련해 박 대표는 “향후 우리금융그룹의 시니어 비즈니스는 은행·보험·증권·카드 등 그룹사별 상품과 서비스가 시니어 니즈에 맞게 유기적으로 연계돼 활용되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시로 “최근 도입된 보험금청구권신탁과 유사하게 시니어가 가입한 간병보험, 치매보험 등의 보험금을 후견제도지원 신탁 등으로 연계하는 상품이 개발될 수 있으며 그룹 차원의 통합 매니지먼트 서비스가 시니어의 자산뿐 아니라 건강, 주거, 요양 등 생애 전반을 아울러 관리하는 모델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요양금융 모델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일본에서는 공적보험(개호보험)이 장기요양 비용을 보조해 주면서 민간보험은 공적 보장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형태로 진화했다.

특히 고령화로 인해 부모 간병을 이유로 회사를 퇴직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보험사들은 기업 단체보험의 특약으로 ‘임직원의 간병비용 보장보험’을 출시해 조직 차원의 리스크관리 수단으로 발전시켰다.

치매보험의 경우 기존에는 보장범위가 협소해 간병보험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으나 최근에는 치매 진단을 넘어 치매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까지 보상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박 대표는 “수명 연장으로 노후 생활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산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투자 중심의 노후 준비 방안을 제시했다.

일본 정부는 NISA(소액투자 비과세계좌), iDeCo(개인형 확정기여연금) 등을 통해 가계의 자본시장 장기투자를 유도해 왔다. 자산을 불리는 동시에 노후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이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도 개인의 경제활동이 활발한 시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노후 자산의 절대적인 크기를 키우는 방향으로 연금상품의 한도를 확대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노후에 곶감 빼먹듯 모아둔 자산을 단순히 소진하기보다 투자를 병행함으로써 고갈 시기를 늦추는 인출형 상품개발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전환금융, 탄소중립 위한 핵심 수단

토탈 라이프케어로의 확대와 함께 박 대표가 강조한 또 하나의 키워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전환금융’이다. 그는 일본 금융그룹이 ESG경영 확대와 기업금융 전환을 병행한 점은 국내 금융권에도 시사점이 크다며 우리나라 역시 탄소다배출 산업의 저탄소 전환을 위한 금융지원과 함께 중소기업 대상 이자감면·보조금 같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일본에서 전환금융이 활성화된 배경에는 정부와 금융그룹 간의 긴밀한 협력이 자리하고 있었다. 일본 정부는 2030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고탄소 산업의 저탄소 전환을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금융권이 전환금융을 적극 공급할 수 있도록 이자감면, 보조금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이에 대형 금융그룹들도 정부 기조에 발맞춰 새로운 기업금융 기회를 마련하고 ESG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전환금융 공급을 적극 확대해 왔다.

박 대표는 “국내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산업 내 제조업 비중이 크고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아 NDC 및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전환금융 활성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실질적인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일본의 사례처럼 탄소다배출 기업들의 전환금융 수요를 진작시키기 위한 이자감면제도나 보조금 지원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배출권거래제나 목표관리제에 포함되지 않는 중견·중소기업들을 위한 추가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 전략·정책 싱크탱크 역할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우리금융그룹의 전략적 사고와 미래 대응을 선도하는 핵심 싱크탱크로서 실질적이고 실행 가능한 연구를 통해 그룹의 의사결정과 정책 수립에 기여하는 것을 기본 목표로 삼고 있다.

박 대표는 “최근 생명보험사 편입을 통해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한 우리금융그룹이 1등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연구소는 현장 중심의 실천적 연구를 바탕으로 금융 현안을 심층 분석하고, 그룹 시너지 극대화 및 전략적 방향 설정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기후변화, 고령화, 디지털·AI 대전환 등 구조적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한 연구 역량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박 대표는 “연구소는 국내 최초로 개설한 기후금융포털을 기반으로 기후금융 분야의 전문성과 공신력을 갖춘 대표 플랫폼으로 키워나갈 것”이라며 “지난 6월 발간한 도서 『일본 경제 대전환』과 같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한국 경제와 금융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우한나 한국금융신문 기자 han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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