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교 아파트 조합은 오는 6월 중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낼 계획이다. 이어 9월 말 선정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뽑을 예정이다. 1975년 준공한 대교 아파트는 최고 49층, 4개 동, 912가구 규모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공사비는 8000억원대로 거론된다. 현재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이 조합원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등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서울 압구정2구역(신현대9·11·12차) 재건축 조합도 다음 달 18일 시공사를 뽑기 위한 입찰공고를 낸 뒤 9월 27일 선정 총회를 열 계획이다. 압구정 재건축 단지들(2~5구역) 가운데 속도가 가장 빠르다. 압구정2구역은 최고 65층, 2571가구 규모로 들어선다. 초고층 설계가 적용된 만큼 공사비는 3.3㎡당 최소 1000만원에 총 공사비만 2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 입지인 만큼 업계 투톱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빅매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같은 한강변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1·2지구도 조만간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는다. 1·2지구 모두 지난 총회에서 최고 층수를 65층 내외로 하는 안건을 가결한 바 있다. 향후 1지구는 7월, 2지구는 9월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고 10월쯤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성수1·2지구 공사비 규모만 총 3조7000억원에 달한다. 성수1지구는 현대건설과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또한, 공사비가 1조원에 달하는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얻기 위해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도 경쟁하고 있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은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에 지하 6층∼지상 38층, 빌딩 12개 동, 아파트 777가구·오피스텔 894실과 오피스·상업시설을 짓는 복합개발사업지다. 포스코이앤씨는 용산에 첫 ‘오티에르’ 브랜드를 적용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고,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국제업무지구에 걸맞은 용산타운을 세우겠다며 수주 의지를 나타냈다.
건설사들이 랜드마크 단지 수주에 열을 올리는 건 정비사업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평균 원가율은 92.98%로 집계됐다. 1000원을 벌기 위해 약 930원의 원가를 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원가 비용 압박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은 박리다매보다 수익성이 높은 한 곳에 수주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래미안 원베일리’,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등 한강변 단지를 선점해 브랜드 파워를 높이려는 전략도 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한강변에 재건축하든 재개발하든 들어서기만 하면 대장아파트가 되기 때문에 지어놓으면 그 자체로 ‘광고판’을 얻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상현 한국금융신문 기자 h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