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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연임 자제'에···금융지주 회장들, 밸류업·정책금융 강화 박차 [금융지주는 지금]

김성훈 기자

voicer@

기사입력 : 2025-05-29 16:33

"밸류업·정책금융 성과,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
진옥동·임종룡·빈대인 회장, 잇따라 해외 IR 개최
금융지주, 정책금융 추가 부담···보증 출연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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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칠 금융감독원 은행·중소금융 부원장

김병칠 금융감독원 은행·중소금융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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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성훈 기자] 금융감독원이 칼을 뽑았다.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장기 집권 관행을 잘라내기 위해서다.

2020년 이후 이어져온 정부와 금융당국의 장기 연임 제한 시도가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만큼, 이번에는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지주회장들은 고민이 깊다.

지난해보다 경기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디지털·IB·WM 등 전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지금, 경영 연속성을 위해서는 연임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금융지주들이 연임 성사를 위해 밸류업 강화, 정책금융 확대 등을 통해 앞으로 출범할 새 정부와의 스킨십을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

금감원, CEO 장기 연임 '제동'···역량 검증 강화해야
금융감독원의 '지주·은행 지배구조 선진화 계획'

금융감독원의 '지주·은행 지배구조 선진화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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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7일 '금융지주·은행 지배구조 선진화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금감원의 이번 지배구조 선진화 계획은 CEO의 장기 연임을 막기 위한 조치들로 구성됐다.

상시 후보군 육성부터 최종 선정까지 이어지는 포괄적 승계 체계를 조기에 가동하도록 유도하고, 시차임기제·임기차등부여 등을 통해 CEO와 동일 이사진 간 장기 임기 공유에 따른 이사회 독립성 저하를 예방하기로 했다.

CEO가 장기 연임에 도전할 경우 주주총회 특별 결의 등으로 적정성을 더욱 깐깐하게 검증하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금융지주 중에서는 우리금융이 대표이사의 3연임 도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병칠닫기김병칠기사 모아보기 은행·중소금융 부원장은 "재임 기간 동안의 업무 성과 평가는 보다 객관성을 갖출 수 있도록 평가 지표도 객관화해야 하고 자체 평가만 할 경우 아무래도 관대화될 수 있기 때문에 외부 평가도 더 활용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그런 평가 결과까지 감안해 주주총회에서 장기 연임에 대해 조금 더 엄격하게 결정할 수 있는 체계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이 이처럼 강력한 조치에 나선 것은 2020년 이후 지금까지 이어온 장기 연임 지양 권고·관련 법 개정안 발의·모범규준 수립 등의 노력이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전반적으로 대표이사 임기가 짧아진 경향이 있으나, 이는 금감원의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닌 잇따른 금융사고와 세대교체 바람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의 임기가 내년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금감원이 '명분과 성과 없이 권력 유지를 위한 연임은 승인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한다.

KB·신한·우리·BNK 회장 임기 내년 만료···'발등의 불'
출처 = 에프엔가이드, 단위 : 억 원

출처 = 에프엔가이드, 단위 : 억 원


금감원의 이 같은 계획에 고민이 깊어지는 것은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지주들이다.

내년 임기를 마치는 앞둔 금융지주 회장으로는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KB금융그룹 회장,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그룹 회장,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그룹 회장, 빈대인닫기빈대인기사 모아보기 BNK금융그룹 회장 등이 있다.

양종희 회장의 경우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을 취임 전 3조 9000억원대에서 5조원대로 끌어올려 연임 명분이 충분한 상태다.

밸류업 부문에서도 업계 최상위 CET1 비율과 주주수익률로 성과를 내고 있다.

신한금융도 지난해 말 기준 당기순이익은 2022년 말보다 저조했지만, 올해 말에는 5조원을 돌파하며 위상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진옥동 회장은 대규모 자사주 소각과 주주환원을 통해 밸류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고,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와의 협력 성과도 적지 않아 추후 연임 도전 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올해 말 기준 당기순이익이 2022년 말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우리금융과 BNK금융이다.

CEO의 성과 척도가 순이익뿐인 것은 아니지만, 플러스 점수를 받지 못하는 만큼 연임에 불리한 상황이 됐다.

다만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경우 증권사·보험사 인수를 성공으로 이끌었고, 디지털·IB·WM 등 전 부문의 기초체력을 끌어올린 성과가 있다.

임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경우 금융사고를 막지 못한 실책과 취임 후 이뤄낸 실적의 무게를 저울질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은 본연의 업무인 '지역상생'에서 공을 세웠다.

지역 밀착 경영을 펼치며 창립 기념식을 전통시장에서 열고, 임직원들의 전통시장 이용을 장려해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했다.

부산은행의 경우 부산시의회와 함께 2000억원 규모의 민생 경제 회복 프로그램을 시행, 지역 소상공인·서민에 대한 금융 지원에 나섰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당국에서 연임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보이지만, 확실한 명분이 있을 경우 첫 연임까지는 경영 연속성 유지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중요한 것은 가시적 성과"라고 설명했다.

지주 회장들, 해외 IR·정책금융 확대로 연임 준비
업계에서는 실적 외에 지주회장의 연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밸류업'과 '정책금융'을 꼽는다.

밸류업 프로그램 이행으로 대내외 신인도 강화와 주주환원 확대를 이루고, 정책금융에 더 크게 기여하는 것이 연임 성공률을 높이는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금융지주회장들은 잇따라 해외 IR에 나서 밸류업 상황을 공유하고, 추가 투자 유치와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최근 유럽 순방을 마쳤고,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홍콩에서 IR을 열었으며, 빈대인 BNK금융 회장도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IR을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금융지주들은 올해 정책서민금융 확대분 4조 8000억원의 약 80%를 부담하기로 했으며, 신보·기보 등에 대한 출연도 확대하고 있다.

금융업계 전문가는 "미국의 상호 관세 등 불확실성 확대로 향후 수년 간은 금융지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연임을 통한 경영 연속성 유지는 위기 극복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성과를 위한 회장들의 노력과 금감원의 합리적인 조치가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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