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성균 대신에프앤아이 대표이사
14일 대신에프앤아이에 따르면 지난 9일 대신증권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대신에프앤아이에 대해 총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증자는 주주배정증자 방식으로 이루어져, 13일 납입이 완료됐다.
이번 증자는 대신에프앤아이의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본 확충을 목표로 진행됐다. NPL 시장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호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투자 확대를 위해 자본적정성 관리 차원에서 단행한 것이다.
대신에프앤아이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대신에프앤아이의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본 확충을 위해 진행했다"며 "증자를 통해 일정 부분의 레버리지비율 감소 효과가 있어 부실채권 투자 여력이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에프앤아이는 그간 꾸준히 흑자를 내면서 대신증권에 배당을 시행한 바 있다.
대신금융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2014년 대신 그룹으로의 인수 이후 누적 당기순이익의 33%를 꾸준히 배당했다. 특히,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결산 배당이 이루어지며 그룹에 대한 자본유출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반면, 그룹으로부터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유입이 이루어진 사례는 없었다.
배당금 지급액을 보면 지난 2021년 213억원, 2022년 203억원을 배당했다. 2023년에는 당기순이익이 2011억원을 기록함에 따라 775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당시 대신증권이 3906억원의 증자를 단행했으나 대신에프앤아이가 4401억원을 배당하면서 실질적으로는 495억원의 현금순유출이 발생했다.
지난 2023년 하반기부터 NPL 매각 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대신에프앤아이의 NPL 투자자산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신에프앤아이 관계자는 "2022년에는 NPL 물량이 줄어들어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낙찰가율이 상당히 높아졌었다"며 "2023년 3분기부터 물량이 서서히 늘어남에 따라 낙찰가율이 90%, 80%대까지 떨어져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인수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난해까지 이어지며 대신에프앤아이는 지난해 말 시장점유율 17.1%를 달성하며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지난 2023년 6431억원가량 인수한 것과 달리 지난해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1조4179억원을 인수했다.
이에 대신에프앤아이의 레버리지배율이 2023년 3.7배에서 1년 새 0.5배 늘어난 4.2배를 기록했다. 레버리지배율이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부실채권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투자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본력 관리가 중요한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자본력이 중요해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대신증권과의 자본거래 기조가 변화된 점은 긍정적"이라며 "현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부실채권 투자 실적 개선이 지속되는 경우 신용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이 긍정적(Positive)에서 안정적(Stable)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나이스신용평가는 "자산포트폴리오 내 부동산 개발 관련 자산 비중이 높은 가운데 국내외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인해 수익변동성이 확대되고 자산건전성 또한 저하됐다"며 "또한 NPL 시장 내 경쟁 심화 및 NPL 투자 확대 지연으로 NPL부문 내 경쟁지위가 과거 대비 약화된 점 등을 반영해 등급전망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신에프앤아이가 NPL 시장에서 경쟁력이 제고된 점과 함께 이번 증자로 대신증권과의 자본거래를 통한 현금 순유입이 이뤄진 점은 신용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대신에프앤아이는 139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327억원) 대비 4배 이상 순익이 증가했다. 이에 ROA와 ROE도 각각 같은 기간 2.6%p, 11.2%p 상승한 3.7%, 14.9%를 기록했다.
이같은 순익 증가는 나인원 한남 세금 환입 영향이 크다. 지난 2022년 대신에프앤아이의 자회사인 대신프라퍼티가 8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한 바 있다. 당시 나인원한남이 고급 주택으로 분류되면서 해당 규모의 취득세를 부과해 충당금을 적립했으나, 지난해 말 조세심판원이 고급 주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하며 충당금이 환입됐다.
특히, NPL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커진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대신에프앤아이는 유암코에 이어 NPL 시장점유율 2위를 달성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대신에프앤아이의 NPL 투자자산 비중은 2022년 말 18.0%에서 지난해 말 51.1%까지 확대된 바 있다.
반면, 부동산 개발 관련 자산 비중은 축소하고 있다. 해당 자산은 부동산 중/후순위 PF대출, 사모사채 인수, 부동산 개발 및 투자사업 등을 일컫는다. 해당 자산 비중은 같은 기간 54.0%에서 25.1%p 줄어든 28.9%로 나타났다.
대신에프앤아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1조원 수준의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안정적인 레버리지 비율 관리를 통해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지난해 NPL 시장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번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까지 이루어져 다시 A+로 신용등급 상향을 위한 조건들을 충족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상증자로 인한 향후 자금조달 계획에 변동은 없으며, 추가 증자 계획도 아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대신에프앤아이는 안정적인 투자대금 확보를 위해 단기차입 비중을 줄이고 장기차입금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러한 조달 계획 기조에는 변동이 없으나 자본을 확충한 점은 시장에서 채권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신에프앤아이 관계자는 "이번 증자로 신규 채권 투자자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장기차입금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강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