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와르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CEO.

에쓰오일은 2025년 1분기 매출 8조9905억원, 영업손실 215억원으로 잠정집계 됐다고 28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에쓰오일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28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과 국제유가 급락으로 정제마진 하락이 겹치며 이달 들어 실적 기대감이 급격히 내려갔다.
실제 실적을 보면 모든 사업부문이 부진했다.
정유부문이 작년 1분기 영업이익 2504억원에서 올해 1분기 영업손실 568억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석유화학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 480억원에서 영업손실 745억원을 기록했다.
윤활기유는 영업손실 1097억원으로 흑자를 지켰다. 그러나 이익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30% 가량 감소했다. 윤활기유 마진이 1분기 평균 배럴당 43달러까지 17% 가량 떨어진 탓이다.
에쓰오일은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수요가 부진했고 1분기 예정된 역내 일부 정유사 정기보수가 2분기로 연기되며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2분기 이후 실적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정제마진은 2분기부터 시차를 두고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OPEC+의 증산으로 원유공식판매가격(OSP) 하락이 기대되고, 이와 함께 낮아진 제품 가격은 수요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에쓰오일도 미국 정부의 '관세 리스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에쓰오일에 따르면 회사는 미국 관세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은 거의 없다. 매출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정유·윤활유는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 석유화학은 MX(혼합자일렌)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이 관세 대상이다. 예를 들어 지난 1분기에도 미국 관세 대상 품목인 벤젠의 수출이 감소하기도 했다.
다만 에쓰오일은 "관세 대상 품목도 미국에 직접 수출은 2024년 기준 매출의 0.1% 수준에 불과했다"고 했다.
하지만 관세로 인한 전반적인 시장 수요 부진 등으로 인한 영향은 부정하지 않았다. 에쓰오일은 "미국 관세 정책으로 올레핀, 아로마틱 시장참여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며 "석유 수요도 일일 10만~50만 배럴이 줄어들 것이라고 글로벌 주요 기관들이 예상한다"고 전했다.
에쓰오일의 실적 부진이 계속된다면 재무부담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지난 2023년부터 약 9조3000억원을 투입하는 울산 대규모 석유화학 설비 구축 '샤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의 순차입금은 2023년말 3조8620억원에서 2025년 1분기말 6조750억원으로 치솟은 상황이다.
배당 기대감도 줄어들 수 있다. 에쓰오일은 2022년도 주당 5500원을 배당했으나 샤힌프로젝트가 시작된 2023년도 1700원으로 축소했다. 2024년도에는 실적 부진으로 125원만 지급했다.
올해는 지난 1월 발표한 '밸류업' 공시에 따라 최소한 배당성향 20%는 지킬 계획이다.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1분기만 놓고 보면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지 못하는 성적이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