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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건설업…10대 건설사 중 8개사 하도급 대금 지급 기한 넘겼다

한상현 기자

hsh@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3-12 00:50 최종수정 : 2025-03-12 20:54

10대 건설사 중 8개사, 법정 지급기일 60일 넘겨 하도급금 지급
급증한 공사비 정산 두고 원청과 하청 사이 갈등에 지연 발생

건설 현장 사진=픽사베이

건설 현장 사진=픽사베이

[한국금융신문 한상현 기자] 국내 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 중 8개사가 하도급 업체에 제때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물가 인상으로 공사비를 둘러싼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 분쟁이 증가하면서 대금 지급이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 주택 분양 시장 침체 등 여파로 건설사들이 발주처로부터 공사 대금을 온전히 받지 못하는 상황 역시 문제라는 지적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10대 종합건설사 중 하도급 대금을 법정 지급기한인 60일을 초과해 지급한 건설사는 8곳이었다. 1년 전인 2023년 하반기 6곳(현대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SK에코플랜트·포스코이앤씨)보다 2곳(DL이앤씨·GS건설) 늘었다.

현행법상 원청업체가 60일을 초과해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면 별도 지연 이자도 함께 지급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한 지연 이자율은 현재 연 15.5%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마다 다르지만 60일을 초과해 지급한 하도급금은 많게는 수십억원대로 10대 건설사들 규모로 볼 때 크진 않다”며 “대형건설사 입장에선 재무에 심각한 수준이 아닐지라도 지연 이자율이 15.5%인 만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비가 올랐으니 계약된 것보다 더 높은 금액을 달라는 일부 협력업체와 입장 차이가 있었다”며 “하도급 대금 인상 근거를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대금 지급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분쟁이 생겨 지급이 늦어지면 이자 비용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손해가 크다”고 말했다.

실제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 분쟁은 증가세다. 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 등 국내 10대 건설사의 하도급 관련 분쟁 접수는 2021년 31건, 2022년 33건, 2023년 53건으로 늘었다. 지난해 1~8월에만 44건의 분쟁 조정 신청이 접수됐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산업정책연구실장은 "하도급금 지연 문제는 현재 건설 경기 악화와 급증한 공사비 문제 두 가지가 섞여 있다"면서 "최근 준공 사업장이 늘면서 정산 시기가 겹치고 있는데 급증한 공사비 정산을 두고 원청과 하청의 갈등이 불거지며 지급 지연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하도급 대금 지연이 건설업계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건설사 부도업체 수도 해마다 늘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건설사 부도업체 수는 2022년 14곳에서 2023년 21곳, 2024년 29곳으로 늘었다. 지난해 종합건설기업의 폐업신고도 전년보다 60건 증가한 641건으로 집계되며, 조사가 시작된 2005년(629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법정관리를 신청한 중견 건설사만 따져도 신동아건설(시공능력평가 58위), 삼부토건(71위), 대저건설(103위), 삼정기업(114위), 안강건설(116위), 벽산엔지니어링(180위) 등이 있다.

업계에선 건설산업 분야 줄도산을 막기 위해선 정부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주거용부동산팀장은 “주택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 무주택 실수요자에 한해 주택담보대출비율 완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도 미분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신규 주택 공급이 계속되고 있어 공급 조절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상현 한국금융신문 기자 h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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