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오전 찾은 서울 성수동 용가리 25주년 팝업. 김홍국 하림 회장이 용가리 출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손원태 기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용가리 출시 25주년을 맞아 성수동 팝업 현장을 찾았다. 김 회장은 용가리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그간의 세월을 기자들과 함께 둘러봤다. 하림의 식품 계열사 하림산업은 지난해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를 선보인 바 있다. 팝업에선 어른의 미식을 아이들로 넓히고, 이제는 반려동물로 확대해 나가는 김 회장의 진심이 가득했다.
16일 오전 11시에 방문한 서울 성수동 용가리 출시 25주년 팝업에서는 이 같은 장면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날 김 회장은 일일 도슨트가 돼 팝업 곳곳을 소개했다. 성수동 3번 출구에서 나오면 건너편 편의점에서 용가리 팝업을 안내하는 배너가 등신대에 걸려 있다. 팝업 위치가 어딘지 세세하게 알려주고 있어 누구나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다.
팝업에 도착하면 반가운 얼굴이 손님을 맞는다. 1999년 4월 세기말 혜성처럼 등장한 용가리 캐릭터가 벽면 가득히 채워졌다. 용가리는 당시 코미디언이자 영화감독 심형래가 만든 영화 속 캐릭터다. 공룡의 형상을 띤 괴수가 치킨너깃으로 얄궂게 등장하면서 어린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했었다. 기자도 어릴 적 용가리 치킨을 간식으로 자주 먹었던 기억이 있다.

16일 오전 찾은 서울 성수동 용가리 25주년 팝업. /사진=손원태 기자
김 회장을 따라 팝업 내부도 둘러봤다. 2030세대가 즐겨 들었던 옛 히트곡들이 흘러나왔고, 마치 추억의 오락실을 방문한 듯한 기시감을 줬다. 용가리 공룡 알은 물론 붐박스 라디오, 펍 등 곳곳이 사진을 찍기 좋은 공간이었다. 용가리 관련 에코백이나 파우치 등의 굿즈도 소장 욕구를 자극했다. 어느덧 성인이 돼 맥주와 곁들이는 용가리는 기자를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김 회장도 직접 용가리를 시식하면서 기자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16일 오전 찾은 서울 성수동 용가리 25주년 팝업. 김홍국 하림 회장이 포토존에서 용가리 인형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손원태 기자
하림은 지난 1999년 4월 용가리를 선보인 후 현재까지 매운맛, 마라맛, 바비큐맛 등 다양한 제품으로 변화를 줬다. ‘헬시 플레저’ 트렌드를 반영해 ‘용가리 닭가슴살’도 새롭게 꾸렸다. 용가리 치킨의 8배 크기인 ‘점보 용가리 치킨’ 도시락도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하림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용가리 너깃 판매량은 약 17억 개로 추산된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3000억 원이 넘는 규모다. 하림은 용가리를 국내 시장에 그치지 않고, 미국과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아울러 팝업 현장에서는 용가리 외에 하림의 다양한 미식을 경험해볼 수 있다. 더미식 장인라면과 만두 등이 함께 진열돼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021년 10월 종합식품기업을 선언하면서 하림산업 내 ‘더미식’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후 라면과 만두, 즉석밥, 국·탕 등 다양한 제품들을 공개했다. 더미식 외에도 스트릿푸드 브랜드 ‘멜팅피스’와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 등을 선보이면서 연령대에 맞춰 공략해왔다. 김 회장은 중요한 행사마다 직접 참석해 지원사격을 했다. 이에 하림펫푸드는 최근 용가리를 활용한 반려동물 키트를 출시, 2000만 명의 반려인도 두드리고 있다.
김 회장은 “25년 전 처음 만들었던 용가리가 어린이들의 입맛을 잡았고, 그 어린이들이 어른이 돼 팝업으로 추억을 둘러볼 수 있게 됐다”며 “용가리는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맛을 추구하며 세계인들의 식탁도 공략할 것”이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