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시가총액 추이. 출처=딥서치
이미지 확대보기석유화학 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과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장기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최근 몇년간 중국 업체들이 기초유분을 중심으로 대규모 생산능력 확대에 나선 여파가 크다. 국내 석화 업체 입장에서 중국이 핵심 판매처에서 경쟁자로 돌변했다.
롯데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의 최근 주가 향방을 가른 것은 서로 다른 사업구조에 있다. 롯데케미칼은 나프타분해설비(NCC)를 통해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업스트림 기업이다. 금호석유화학은 기초유분으로 합성고무(SBR)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다운스트림 업체다.
롯데케미칼의 기초소재(에틸렌·프로필렌·BTX·PP 등)부문 비중은작년 매출 기준으로 65%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 가운데 최대 수준이다. 이 마저도 전년 73%에서 낮아졌다. 당초 회사는 업스트림을 중심으로 다운스트림까지 수직계열화를 강화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겠다는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중국이 에틸렌·프로필렌·PP 등에 대한 자급률을 올해 거의 100%까지 예상보다 빠르게 끌어올렸다. 이는 2022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적자의 원인이 되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은 오는 2030년까지 기초화학 비중을 현재 절반 아래인 30% 미만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대신 첨단·정밀소재와 신사업(배터리소재 등) 비중을 확대해 질적성장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통해 이 사장은 "2030년 기업가치를 50조원 이상으로 2.5배 키울 것"이라고 했다.
금호석화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1191억원(영업이익률 6.4%)으로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제품 가운데 상승 사이클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되는 합성고무에 집중한 덕이다. 수익성 규모는 크지 않지만 고기능성 플라스틱(ABS)도 중국 부양책 효과로 적자에서 탈출했다.
한편 LG화학도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LG화학은 '탈NCC'를 넘어 '탈화학'을 강하게 추진한 기업이다. 이미 지난해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 비중(60.1%)이 석유화학부문(29.8%)을 2배 가량 뛰어넘었다. 석유화학내 제품 비중도 NCC 계열과 ABS가 각각 26~29% 수준으로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