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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조만호 창업자 복귀, 큰 그림이었나…한문일 사임 예정된 수순?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7-08 17:30

한문일 대표 6월 30일 사임 "건강상의 이유"
외형성장은 성공적·다만 수익성은 '뚝'
조만호·박준모 2인 체제로 전환

한문일 대표가 지난달 30일 무신사 대표자리에서 내려왔다. /사진제공=무신사

한문일 대표가 지난달 30일 무신사 대표자리에서 내려왔다. /사진제공=무신사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2021년도부터 3년 간 무신사를 이끌어 온 한문일 대표가 지난달 말 사임했다. 지난 3월 말 조만호 창업자, 박준모 대표와 3인 대표 체제로 바뀐 지 3개월 만이다. 일각에서는 조만호 창업자가 총괄 대표로 복귀한 당시 이미 한 대표 사임은 예정돼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오프라인 점포, 해외진출, 신사업 발굴 등 외형 확장에 힘 써온 그지만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된 데 따른 책임이 컸다는 분석이다.

한 대표는 지난 6일 자신의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에 “6월 30일 기준으로 무신사를 그만둔다”고 밝혔다. 이유는 건강이라고 했다. 그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게 힘들었다”며 “남은 24년은 건강을 1순위로 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지난 5월 중순부터 건강 등 개인적인 이유로 장기 휴직에 돌입했다. 이후 한 달 반만인 지난달 말로 사임하고, 앞으로 3년간 고문을 맡기로 했다.

무신사에 따르면 한 대표가 휴직했을 때부터 이미 조만호 총괄대표와 박준모 대표 2인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해왔다. 한 대표가 담당하던 글로벌&브랜드 사업은 조 총괄대표가 맡고, 박 대표는 무신사와 29CM를 관장하는 플랫폼 사업 대표를 맡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 한문일 사임, 예정된 수순이었나

한 대표 사임 이유로 본인과 회사는 건강상의 이유라고 밝혔지만, 그 이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해석이다. 지난해 ▲적자 전환 ▲기업가치 하락 ▲복지 축소로 인한 내부 직원 반발 등을 겪으면서다.

한 대표 재임 기간 무신사는 오프라인 매장 확대, 글로벌 진출 등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물며 외형성장을 해냈다. 하지만 자회사들의 실적부진과 수익성 악화 등은 막지 못했다. 2012년 법인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영업적자를 내 적이 없던 무신사는 지난해 적자전환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2% 증가한 9931억원을 기록했다. 약 1조원에 달하는 최대 매출을 냈지만 지난해 8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전환했다.

무신사는 이에 대해 본사와 관계사 임직원에게 지급한 일회성 주식보상비용 413억원을 비롯해 인건비와 감가상각비 증가, 거래액 확대에 따른 결제 대행을 포함한 지급수수료 증가 등 영업비용 확대를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자회사들의 실적 악화가 컸다. 한정판 플랫폼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에스엘디티는 지난해 영업손실 28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전년(427억)보다 139억원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큰 규모의 적자다. 자회사 중에서도 가장 큰 적자를 내는 솔드아웃은 한 대표가 성장전략본부장이던 2020년 선보인 신사업이기도 하다.

같은 기간 물류자회사 무신사로지스틱는 91억원, 의류브랜딩 자회사 어바웃블랭크앤코영업손실 35억원, 다중채널 네트워크 자회사(MCN) 오리지널랩 10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런 수익성 악화에 더불어 지난해 11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대표의 발언도 적잖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외형확장과 재무 인사 등 영입에 공을 들이면서 IPO(기업공개)를 추진하기 위한 물밑작업이 아니냐는 의견들이 나오자 그는 “2025년까지 IPO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후 무신사의 기업가치는 장외시장에서 4조원에서 2조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복지 축소 등으로 인한 직원과 소통도 문제됐다. 지난해 9월 무신사는 사내 어린이집 설치 취소, 재택근무 폐지 등 복지 축소 등으로 논란이 됐다. 이후 한 대표가 직접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직원들의 마음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현재 무신사 내부에서는 경영진의 교체, 의사결정권자가 많아진 점, 스타트업임에도 다소 보수적인 업무 방식 등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간 무신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한 한 대표지만, 여러 부진한 점이 이번 사임에 영향을 줬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조만호의 새로운 남자, ‘투다 전문가’ 한문일→‘글로벌 커머스 전문가’ 박준모

조만호 무신사 창업자 총괄대표(왼쪽)와 박준모 대표. /사진제공=무신사

조만호 무신사 창업자 총괄대표(왼쪽)와 박준모 대표. /사진제공=무신사

한 대표의 퇴진으로 사실상 조만호의 남자는 박 대표가 된 모습이다. 박 대표는 최근 무신사, 29CM에 이어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에스엘디티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조 총괄대표와 견고한 ‘2인 체제’를 구축했다.

박 대표는 투자·신사업 등을 전문으로한 한 대표와 다소 다른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를 졸업한 뒤 IBM코리아, 구글코리아를 거쳐 아마존 코리아 한국·동남아 대표이사, 아마존 중국·한국·동남아 PM 총괄 등을 역임한 글로벌 커머스 전문가다. 2021년 무신사에 발을 들이기 전까지 아마존 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았다.

무신사는 이런 박 대표의 글로벌 커머스 경험, 프로덕트 및 테크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문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2021년 무신사에 흡수합병된 29CM 공동대표를 맡아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뒀다. 박 대표 체제 하에 운영된 29CM 거래액은 1조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무신사는 올해 조 총괄대표와 박 대표 체제 아래 글로벌·브랜드 사업과 플랫폼 사업의 유기적 성장과 데이터에 기반한 플랫폼 비즈니스 고도화 등을 목표로 한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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