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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의장 겸직한 오너…4대 그룹 중 현대車 유일 [2024 이사회 톺아보기]

곽호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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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4-15 00:00

美 엘리엇 공격 이후 이사회 선진화 시동
사외이사 전문성 '합격점'…독립성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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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의장 겸직한 오너…4대 그룹 중 현대車 유일 [2024 이사회 톺아보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현대자동차는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등장한 이후 이사회 중심 경영 시스템을 강화했다.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로 인해 미국 헷지펀드 엘리엇닫기엘리엇기사 모아보기 공격을 당하는 과정에서 성숙해지기도 했다.

이사회 선진화와 최근 호실적으로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은 “과거와 달라졌다”는 믿음이 자리 잡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15가지 핵심지표 가운데 12가지를 지키고 있다. 자산 1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기업 366개사가 평균 9개를 준수하는 것과 비교해 이사회 중심 경영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총 7명으로 구성된 사외이사 멤버들도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로 평가된다. 윤치원 전 UBS 자산관리부문 부회장은 2019년 처음 도입한 주주추천제를 통해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내부 사외이사추천위원회가 독단적으로 추천한 인사가 아니다. 주주들을 대상으로 예비 후보를 추천 받은 뒤,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외부평가 자문단 자문을 거쳐 선정했다. 주주권익보호 담당은 이사회에서 주주 입장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신설했다.

같은 해 선임된 유진오 사외이사는 25년간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로 활동하며 주식 시장에서 저평가된 국내기업을 발굴하는데 활약한 인물이다.

시장 전문가가 이사회에 포진한 현대차는 배당성향 25%, 분기배당 도입, 매년 자사주 1% 소각 등 주주친화 정책을 도입했다. 실적도 실적이지만 이 같은 노력 등으로 지난 4년간 현대차 주가는 거의 2배 가까이 뛰었다.

나머지 사외이사도 단순히 구색 맞추기를 넘어 현대차 현안과 사업 연관성을 고려한 인선으로 볼 수 있다.

이상승 서울대 교수는 공정거래와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로 인정받는다. 장승화 서울대 교수는 WTO(세계무역기구), ICC(국제중재법원) 등에서 활동한 국제거래법 전문가다.

여성 사외이사들도 사업과 연관성을 고려했다.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희 건국대 교수는 현대차에서 민감한 노동법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현대차가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AAM(미래항공모빌리티)과 관련한 자문을 받기 위해 영입했다.

현대차가 처음부터 선진적 이사회 구조를 이뤘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2010년대 중반엔 경영진 독단적 의사결정과 ‘불통’으로 악명이 높았다. 2011년 현대건설 인수와 2014년 한전부지 매입으로 주주들로부터 “본업과 관계없는 사업에 수십조원을 쓴다”는 원성도 샀다.

2015년 터진 세타2 엔진 사태는 시시비비는 차치하더라도, 이와 관련한 리콜 비용을 매년 가을 기습적으로 발표하며 주가에 충격을 주는 일을 반복했다.

현대차가 변한 것은 2018년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등장한 이후라는 건 분명하다. 현대차가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합병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자 엘리엇이 “현대차 총수일가에 유리한 방식”이라며 공개반대에 나선 것이다. 당시 현대차는 자신들의 ‘오판’을 인정하며 개편안을 물렀다.

이듬해 사외이사 선임, 배당건 등으로 맞붙은 2차전에선 현대차가 이겼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기틀이 되고 있는 이사회 제도와 주주환원 정책을 들고 나와 엘리엇 공격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투명한 이사회 구조를 만들기 위해 사활을 건 현대차지만, 이사회 독립성 지표로 여겨지는 대표이사·의장 분리만큼은 시행하지 않고 있다.

오너 경영인인 정의선 회장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기아 사내이사에도 이름 올려놓고 있다. 주요 기업 이사회 의장도 각사 대표이사가 맡는다. 4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사외이사 의장이 없다. 사실상 그룹 주요 의사결정을 정 회장이 홀로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권한이 집중됐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산업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효율적 의사결정을 위해 책임경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모빌리티, 로봇, AAM 등 미래 투자는 오너 경영인의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정의선 체제’ 이후 이전과 같은 주주들 불만은 많이 사그라졌다. 매년 CEO 인베스터데이 등 소통 자리를 통해 회사 의사결정 이유와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에 올랐다. 회사가 말한 ‘효율적 의사결정 구조’를 실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다만 정 회장이 순환출자 구조를 통해 적은 지분으로도 그룹을 지배하는 지배구조 이슈에 대해 아무런 답을 내놓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향후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정 회장이 해소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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