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양라운드스퀘어(구 삼양식품그룹)가 지난해 사명을 바꾼 것에 이어 본사 사옥까지 이전한다.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양라운드스퀘어는 현재 본사가 있는 하월곡동 일대 사옥 이전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사옥 일대는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는 재개발 사업 신속통합기획에도 들어간 상태다. 이번 사옥 이전은 삼양라운드스퀘어의 핵심 계열사인 삼양식품과 삼양로지스틱스, 삼양애니 등 전 계열사와 연구기관 등 모두를 아우른다. 현재 구체적인 시점이나 부지 등은 나오지 않았으나 늦어도 3년 내 서울 사대문 안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삼양식품 지주사로, 불닭볶음면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면서 사세도 급격하게 확장됐다. 실제로 삼양라운드스퀘어는 2020년 말부터 외부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이터테인먼트, 푸드케어 등 그룹 신사업과 해외 영업망 확대, 연구개발(R&D) 지원 등 회사 규모를 키우면서다. 이에 삼양라운드스퀘어 내 임직원 규모도 2020년 1700여명에서 지난해 2000여명으로 크게 불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하월곡동 사옥은 지하 3층과 지상 6층의 규모로, 연면적 9600㎡(약 2900평)으로 지어졌다. 이곳에는 삼양식품과 관계사 등 임직원 4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최근에는 임직원이 크게 늘면서 본사에서 100m가량 떨어진 5층 건물을 추가 임대해 별관 식으로 사용 중이다. 이곳에서도 삼양식품 국내 영업 및 관계사 임직원 100여명이 있다. 이에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을지로나 광화문, 종로 등 서울 도심권 중심으로 전 직원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신사옥을 검토한다. 건물은 매입 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창업주인 故전종윤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전인장 회장과 김정수 부회장 부부의 장남인 전병우 전략기획본부장(CSO·이사).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실제로 삼양식품은 지난해 실적이 큰폭으로 뛰었다. 매출은 전년보다 31% 오른 1조1929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2% 오른 146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삼양식품이 매출 1조,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긴 것은 1961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불닭볶음면이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가능한 일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까지 삼양식품 매출은 8465억원으로, 이 중 해외 매출(5876억원)이 전체 약 70%를 차지한다. 이를 토대로 삼양식품 지난해 해외 매출을 환산해보면 약 8350억원이 나온다. 삼양식품 해외 매출에서 불닭볶음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로, 해외에서만 불닭볶음면이 약 6680억원이 판매된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삼양식품이 지난해 5월 경남 밀양에 불닭볶음면 수출공장을 준공한 이유다. 이곳에서만 라면 생산량만 연간 6억7200만 개에 달한다.
삼양식품의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양식품의 현금성 자산은 전년(969억원)보다 800억원가량 증가한 1770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95.8%를 기록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이다. 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가 신사옥과 신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데, 동력이 충분한 것이다.

삼양라운드스퀘어 김정수 부회장.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삼양라운드스퀘어는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새로운 인력이 늘어난 만큼 사옥 이전이 이뤄지게 됐다”라며 “회사의 지리적, 사업적 측면 등을 면밀하게 따지면서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