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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VC의 차이 [신혜주의 벤처마킹]

신혜주 기자

hjs0509@

기사입력 : 2023-09-27 07:00

주요 자금원 달라…미국, 연기금 LP 40% 차지
한국, VC는 재무적 투자자·스타트업 육성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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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VC의 차이 [신혜주의 벤처마킹]
벤처투자의 세계는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하지만 알다 보면 재밌는 게 벤처투자입니다. 대한민국 산업의 커다란 물줄기를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도 초기 기업 투자에서 비롯되기 때문이죠. 현재 우리나라 IT를 이끌고 있는 네카라쿠배당토 역시 모두 투자를 받아 성장한 곳이니까요. 여러분이 벤처투자의 세계를 이해하고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그날까지, 신 기자가 매주 수요일 '벤처마킹'으로 찾아오겠습니다. <편집자 주>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한국과 미국의 벤처캐피털(VC)은 다릅니다. 최근 몇 년간 소개된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한·미 VC는 수행하는 역할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미국 VC가 한국 VC보다 창업 생태계에서 더 적극적이고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죠. 이는 역사·제도·문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결과입니다.

VC는 장기 투자가 가능한 자금원으로부터 자금을 모집합니다. 위험이 크지만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벤처기업에 지분 투자 형태로 투자하고, 회수시장을 통해 자본이득을 얻는 전문 투자조직이죠.

'벤처캐피탈의 기원과 제도적 진화에 대한 한·미 비교 연구'에 따르면 투자 생태계의 4대 핵심 요소로 ▲VC ▲장기 자금원 ▲벤처기업 및 산업 환경 ▲회수 시장이 있습니다. VC의 활동은 ▲자금 조달 ▲투자 ▲회수 3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3단계가 계속 순환하며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VC 사이클'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이를 토대로 한·미 VC를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 VC는 유한책임회사(LLC)인 VC가 주로 연기금에서 자금을 조달해 벤처기업에 투자합니다.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적극 개입해 기업 가치를 높인 후, 나스닥에 상장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죠.

이에 비해 한국은 대부분 주식회사인 VC가 주로 모태펀드와 정책자금에서 자금을 조달해 벤처기업에 투자합니다. 투자 기업을 소극적으로 모니터하다, 주로 코스닥에 상장하거나 장외 매각과 상환의 방식으로 자금을 회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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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자금원도 다릅니다. 한국의 경우 VC 산업 초기인 1980~1990년대 말까지 투자조합에 참여할 장기 자금원이 부족해 창업투자회사의 자기자본과 차입금에 의한 투자 비중이 컸습니다. 투자 방식도 지분 투자보다는 융자가 많았죠.
하지만 1999~2000년 벤처 열풍을 거치며 투자조합에 의한 투자액이 회사 자체 계정에 의한 투자액보다 더 커졌습니다. 2002년 이후에는 조합분 투자가 70%를 넘어섰으며, 현재는 95% 이상을 차지하면서 주요 투자 방식이 됐습니다.

투자조합에 참여하는 출자자(LP)로는 모태펀드를 비롯한 정책자금(정책금융+연기금)이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중 모태펀드는 2005년 창설된 이후 가장 중심적인 앵커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미국은 연기금이 가장 중요한 자금원인데, LP에서 연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합니다.

미국에서는 창업 생태계를 VC가 이끌어 간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VC의 역할이 큽니다. 미국에서 VC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경우 시리즈 B~C 라운드 이후에는 VC가 대주주가 돼 경영에 적극 개입하고 실질적인 보육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스타트업의 경영을 누가 주도하느냐에 따라 '창업자 주도 모델'과 'VC 주도 모델'로 나뉩니다. 미국은 두 모델이 공존하면서 VC 주도 모델이 보편적이지만, 한국은 창업자 주도 모델만 존재하죠.
특히 기술기반 창업의 경우 창업자는 초기 기술만 제공하고 이후의 개발과 사업화는 VC가 주도하며, 처음부터 VC가 기획해서 창업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VC는 대주주로서 위험 부담을 안지만, 여러 기업에 포트폴리오 투자를 해서 위험을 분산합니다.

한국에서는 VC가 재무적 투자자에 머물고, VC가 담당할 스타트업 육성 기능을 정부가 담당합니다. 창업의 위험 부담은 창업자에게 집중되는 구조여서, 국내에서 창업이 활발하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죠.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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