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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햄버거는 다 있다" 강남~신논현 '버거로드'

홍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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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6-26 00:00 최종수정 : 2023-06-28 10:09

쉐이크쉑·슈퍼두퍼 이어 파이브가이즈 오픈
100만 유동인구와 MZ세대 홍보 효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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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햄버거는 다 있다" 강남~신논현 '버거로드'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한국에 있는 ‘버거 로드’를 아시는지.

서울 강남역부터 신논현역까지 이어지는 약 800m 가량 대로를 말한다. 글로벌 버거 프랜차이즈로 꼽히는 맥도날드, 버거킹, 쉐이크쉑, 파이브가이즈, 슈퍼두퍼 등을 비롯해 각종 한국 버거 브랜드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3년 2조원이 되지 않던 국내 버거시장 규모는 지난해 4조원 규모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업계는 올해 5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에서 햄버거 인기가 높아지자 글로벌 버거 프랜차이즈들이 앞다퉈 모여들었는데 공교롭게도 그 자리가 강남~신논현 핫플레이스였다.

한국에서 햄버거는 1979년에 롯데리아가 국내 최초 햄버거 프랜차이즈를 열며 본격적으로 대중화하기 시작했다. 국내 패스트푸드 1호점이었던 롯데리아 소공점은 개점과 함께 서울 명소로 부상했다.

오픈 두달 만에 월 평균 매출 3000만원을 기록했는데 당시 롯데리아 햄버거 가격이 450원이었으므로 하루 2200여개 햄버거가 판매된 셈이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프리미엄 버거 인기가 높아지며 국내 햄버거 시장은 더욱 다채로워졌다. 26일에는 미국 3대 버거로 꼽히는 파이브가이즈가 강남~신논현 버거로드에 문을 열었다.
한국으로 몰려온 글로벌 버거
강남~신논현 버거로드에는 맥도날드, 버거킹, 쉐이크쉑, 파이브가이즈, 슈퍼두퍼 등 미국 대표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이 다 모여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한국에 발을 들인 건 버거킹이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시작한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은 1984년 탑골공원 근처에 버거킹 종로점을 오픈하며 국내에 진출했다. 이후 꾸준히 매장을 확대해 현재 전국에서 40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버거킹은 국내 진출 이후 여러 회사를 거치다 1998년 두산그룹에 인수됐다.

두산그룹은 지난 2012년 국내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에 버거킹을 1100억원에 매각했고, VIG파트너스는 버거킹 운영사인 비케이알을 2016년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 2100억원에 매각했다. 어피니티 품에 안긴 비케이알은 직영점 확대와 마케팅 강화를 통해 빠르게 외형을 키웠다.

특히 팬데믹 불경기 시절인 2020년에도 매출이 13.6% 성장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에는 연매출 7574억원을 기록하며 한국 진출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하락세인데 버거킹은 올해 신메뉴 개발과 비수도권 지역 매장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버거킹에 이어 한국에 진출한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맥도날드다. 맥도날드는 미국 시카고에서 탄생한 브랜드로 햄버거 프랜차이즈 대명사로 꼽힌다. 전세계 곳곳에 진출해 있어 대표 메뉴 ‘빅맥’ 가격을 토대로 물가를 산정하는‘빅맥지수’가 생겨날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맥도날드는 서울 올림픽이 열린 1988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첫 매장을 열었다. 진출 첫 해부터 하루 평균 고객수가 약 3000명에 달했으며 진출 35년차인 올해 하루 평균 방문객 수는 40만명까지 늘었다. 꾸준한 성장세로 2021년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 연매출 1조 1170억원을 기록하며 한국 진출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 맥도날드는 미국 본사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미국 본사가 2016년, 2022년 한국 맥도날드 매각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썩 좋지 않은 영업이익 때문이다. 한국 맥도날드는 공격적 투자를 통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점포를 확장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 영업이익을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맥도날드와 버거킹이 대중적 가격의 프랜차이즈 버거 시장을 성장시켰다면 2016년 한국에 문을 연 쉐이크쉑은 프리미엄 버거 시장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미국 3대 버거로 꼽히는 쉐이크쉑은 2016년 강남에 1호점을 열었다. SPC그룹 차남 허희수 섹타나인 부사장이 뉴욕에서 쉐이크쉑 매장 방문 후 성공 가능성을 느꼈고 이후 뉴욕과 서울을 수차례 오가며 브랜드 도입을 이끌었다.

쉐이크쉑 강남점은 개점 1년 만에 전 세계 매장 중 매출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쉐이크쉑 브랜드는 2016년 이후 7년간 매년 20~25%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현재 국내에 25호점까지 선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처럼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는 건 SPC가 한일관, 지평 막걸리등과 협업해 선보인 ‘서울식불고기 버거’, ‘막걸리 쉐이크’ 등 한국만의 독창적인 메뉴를 선보이며 경쟁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에 SPC는 한국에 이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의 쉐이크쉑 사업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미국 서부 인기 버거 브랜드로 꼽히는 ‘슈퍼두퍼 버거’도 강남~신논현 버거로드에 입성했다. 종합외식기업 도약을 힘쓰고 있는 bhc는 지난해 11월 신논현역 인근에 슈퍼두퍼 1호점을 오픈했다. 슈퍼두퍼 강남점은 슈퍼두퍼가 미국 지역 외에서 선보이는 첫번째 글로벌 매장이다.

슈퍼두퍼는 육즙이 가득한 패티로 미국 현지 및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햄버거다. 사료를 먹이지 않고 호르몬제나 항생제 없이 방목해 기른 ‘내추럴 비프’로 만든 패티가 특징이다. 또 특제 소스인 슈퍼 소스, 직접 담근 피클을 사용하며 ‘슬로우 푸드’를 지향하고 있다.

국내 매장에서도 현지 비프패티 원육을 그대로 사용한다. bhc그룹 R&D 연구원이 직접 미국 현지 패티 공장을 방문해 패티 가공 기술을 전수 받아 현지 맛을 살렸다.

이 밖에도 아우어 베이커리와 협업해 개발한 수제 번(햄버거빵)을 선보인다. 슈퍼두퍼는 현재 홍대점, 코엑스점을 비롯해 3호점까지 문을 열었으며 지속적으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쉐이크쉑과 함께 미국 3대 버거로 꼽히는 파이브가이즈가 26일 강남~신논현 버거로드에 문을 열었다. 파이브가이즈는 미국 현지 맛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것을 프랜차이즈 사업의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한국 진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렇게 콧대 높던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들여온 장본인은 김동선닫기김동선기사 모아보기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다. 김 본부장은 미국을 수 차례 오가며 창업주와 신뢰를 쌓아 마음을 움직였고 한국 진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파이브가이즈는 ‘명품 버거’라는 타이틀답게 주방에 냉동고, 타이머, 전자레인지가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모든 음식은 신선한 재료로 주문에 따라 조리한다.

한화갤러리아는 조리법부터 서비스까지 브랜드 출발점인 미국 본토 오리지널리티를 최대한 살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내 1호점장 등 한국 파이브가이즈 주요 직원들은 홍콩에서 6주간 실무교육과 테스트를 거쳤다. 갤러리아는 파이브가이즈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향후 5년간 15개 이상의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왜 ‘강남~신논현’인가
내로라하는 햄버거 브랜드들은 왜 강남~신논현 일대로 모이는 것일까. 이유는 엄청난 유동인구와 홍보 효과 때문이다.

강남역은 2호선과 신분당선이 교차하고 신논현역은 9호선과 신분당선이 교차하는 교통의 요지다. 반경 500m 안에 100여개 버스 노선이 운행하고 반포IC까지는 차량으로 10분 정도면 갈 수 있어 경부고속도로 진입도 용이하다.

이런 특징 덕분에 이 일대에는 사무실, 학원, 병원, 주거지역 등이 밀집해 있을 뿐 아니라 서울 다른 지역을 비롯해 위성도시 인구가 모여드는 요지 중 요지다. 일일 유동인구가 100만명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기에 버거 프랜차이즈 입장에서는 탐이 날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처음 론칭하는 브랜드인 만큼 되도록 많은 고객들이 제품을 맛볼 수 있도록 국내에서 하루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강남역 일대를 택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홍보 효과도 훌륭하다. 강남~신논현 일대는 학원, 패션 브랜드들이 많아 2030세대 방문이 많은데 이들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이를 체험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이런 세대들이 많은 지역에 신규 프랜차이즈를 오픈하면 방문객이 집중하고 이 모습은 그 자체로 훌륭한 홍보가 된다. 또 이 거리는 다른 상권보다 1층 대형 매장 비율이 높은데 이 곳에 매장을 열면 그 자체가 광고판이 되기 때문에 마케팅 효과도 발생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풍부한 강남~신논현 일대는 홍보효과가 뛰어나고 상징적으로 갖는 의미도 크다”며 “이 때문에 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프랜차이즈들이 오픈 초기 출점 전략으로 이 일대를 선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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