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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든 성배’ HUG 사장, 반년 넘어가는 공백에 전세사기 대응 부담까지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4-13 11:00

부동산 침체 속 급증한 전세사기 위협, 엄격한 공직자 평가 기준도 부담 요인

주택도시보증공사 본사 모습. / 사진제공=HUG

주택도시보증공사 본사 모습. / 사진제공=HUG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정부 주택정책 관련 핵심 유관기관 중 하나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사장 자리가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공백을 이어가고 있다.

연이은 사장 공모와 선임 시도에도 불구, 장고 끝에 선정했던 박동영 전 대우증권 부사장의 자진 사퇴로 인해 추가적인 공백이 불가피해진 상태다. HUG는 지난 5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사장 공모를 진행 중이나, 서류심사·면접·공공기관운영위원회 의결·HUG 주주총회 등을 거치면 실제 선임은 빨라야 상반기 안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난해 부동산시장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면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집주인들이 늘자, HUG의 대위변제액 규모 역시 2021년 504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9241억원 규모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여파로 HUG는 지난해 2009년 리먼사태발 금융위기 이후 13년여 만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시장 침체 이후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전세 사기 문제도 신임 HUG 사장이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실제로 HUG가 대위변제한 주택 중엔 보증금 반환 의사가 없는 ‘전세사기’ 물량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세사기가 우려되는 매물들도 늘었다.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수도권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작년 4분기 거래 중 303건이 동일 면적 최저 공시가격 이하로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동년 전 분기별 평균치인 48건보다 6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증여 등으로 시세보다 낮게 거래되는 경우가 많은 직거래를 제외한 중개거래만으로도 232건의 아파트 거래가 공시가격 이하로 거래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높을 경우 감정액이 부풀려지거나 과도한 대출로 금융 불안정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를 비롯한 각종 주거 지원 대출 시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140%’ 전후 범위에서 대상 주택 담보 가치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거래금액보다 공시가격이 높은 경우 시세 대비 대출 또는 보증액이 상향되어 깡통 전세나 부실 채권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5월부터 전세보증금이 집값의 90% 이하인 주택만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가령 집값이 3억원이라면 지금은 전세금이 3억원이어도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2억7천만원 이하여야 가입이 허용된다는 뜻이다.

다만 정부는 건전한 전세 계약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HUG의 보증 여력을 확충하기로 했다. 보증보험 상품 가입이 중단되지 않도록 정부 출자를 통해 HUG 자본을 확충하고 보증 배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주택도시기금법상 HUG는 자기자본의 60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보증 발급이 가능한데, 지난해 12월 말 기준 보증배수가 54.4배까지 올라왔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최근 정부 및 유관기관장들은 업무 능력만이 아닌 개인의 사생활이나 도덕성 등도 훨씬 높은 기준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요즘같이 시장이 어려울 때에는 더더욱 적합한 사장 후보를 찾기 힘들 수밖에 없다”며, “특히 임대차법 이후 대대적인 전세갱신 시기가 돌아오면 전세보증금 반환을 둘러싼 분쟁이나 사고가 훨씬 많아질 소지가 있어 이를 주관하는 정부 기관인 HUG의 부담은 더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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