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업계에 따르면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일반분양 물량 185가구는 이날 모두 계약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초 청약을 진행한 이 단지는 총 98가구가 일반공급으로 나온 가운데, 모든 평형과 지역을 합쳐 1만9478건의 청약을 모으며 평균 198.75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영등포자이 디그니티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3411만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59㎡는 8억5천만원대, 84㎡는 11억5천만원대에 분양가가 형성됐다. 단지 인근 ‘영등포 중흥S-클래스’ 84㎡형이 13~16억원대에 매물이 올라와있는 것을 감안하면 양평동에 분양되는 단지 중 가격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최근 영등포구는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및 분양가상한제 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이 아파트는 전매제한 기간이 1년으로 줄어들게 됐다. 실거주 의무도 폐지되며 분양가와 상관없이 중도금 대출도 받을 수 있다. 주택법 시행령 개정으로 소급적용이 가능한 점 역시 단지의 청약 흥행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영등포자이 디그니티의 흥행을 두고 청약시장의 반등을 점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서울에서 청약에 나선 단지들은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지만,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나머지 지방광역시들은 여전히 청약 고배를 마시고 있다.
저금리로 부동산시장이 호황이었던 시기에는 높은 경쟁률로 완판까지 쉽게 성공했던 평택·동탄 등지에서 최근 분양된 단지들은 1군 건설사 브랜드가 적용된 대단지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평형에서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인천 역시 1군 브랜드 대단지들이 줄줄이 청약 부진을 면치 못하는 등,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청약 찬바람은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2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총 7만5438호로 집계돼 전월 대비 0.1%(79호)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체 미분양 물량이 전월과 큰 차이가 없었던 것과는 반대로,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8554호로 전월(7546호) 대비 1008호 늘었다. 이는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가 시행됐던 지난 2021년 7월(8558호)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1.3 대책에서 서울까지 규제에서 풀려나면서 모든 수요가 서울로 집중되는 과밀현상이 한층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매매는 당연하고 청약 시장에서도 ‘오를 곳은 오른다’는 기대심리 속에서 옥석 가리기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고, 부동산 시장의 초양극화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