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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수의 변신은 무죄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4-03 00:00 최종수정 : 2023-05-16 14:47

雪花秀→Sulwhasoo…북미시장 정조준
K컬처 붐 타고 美서 대규모 마케팅 전개

설화수의 변신은 무죄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아모레퍼시픽(회장 서경배닫기서경배기사 모아보기)이 1997년 론칭한 설화수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엄마 화장품’이란 인식이 강했다. 금빛 용기에 한 가운데 새겨진 한자 ‘雪花秀’가 중년 여성들 화장품 브랜드라는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그런 설화수에 변화가 시작됐다. 한자 로고를 없애고 트렌디한 느낌의 흰색과 주황색을 조합한 용기를 선보였다. 한자 사라진 자리엔 영문으로 ‘Sulwhasoo’가 세련되게 새겨져 있다. 브랜드 모델도 바뀌었다. 론칭 후 20년간 ‘노 모델’ 전략을 고수하다 2018년 배우 송혜교를 내세우며 변화를 주더니 지난해엔 걸그룹 블랙핑크 로제를 대표 모델로 내세웠다.

최근에는 헐리우드 배우 틸다 스윈튼도 모델로 신규 발탁했다. 광고에 백인, 흑인 등 다양한 인종 모델을 동시에 등장시키기도 했다.

점잖고 중후한 이미지의 설화수가 이처럼 변화를 거듭한 이유는 신규 시장, 그 중에서도 북미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설화수 브랜드를 운영하는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관광객이 물 밀 듯이 들어오던 2010년대 초반부터 K-뷰티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사드(THAAD)’ 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다. 해외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이나 된다. 전체 매출로 봐도 30%선에 달했다. 이에 중국 시장이 휘청거리자 2017년 5964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2719억원으로 급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북미 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뷰티 시장이다. 아모레퍼시픽은 1986년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이후 화장품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을 선보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설화수 등 대표 브랜드를 리브랜딩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북미 매출은 83%나 증가했다. 특히 4분기 북미 매출 성장률은 99%로 연간 성장률을 훨씬 웃도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문화와 스킨케어에 대한 북미 소비자들 관심도가 증가하면서 설화수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설화수는 이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 고급 백화점에 입점한데 이어 세포라 매장을 중심으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올해를 ‘설화수 미국 진출의 새로운 원년’으로 삼고 브랜드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

대대적인 미국 마케팅 출발지는 뉴욕으로 잡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손잡고 다양한 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설화수는 앞으로 1년간 미술에 관심이 큰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커뮤니티 ‘우먼 앤 크리티컬 아이’와 젊은 후원자 모임 ‘아폴로 서클’ 등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달 29일에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로제 등 K-컬처를 대표하는 명사들을 모아 설화수 이벤트를 개최했다.

시장은 설화수의 이 같은 행보를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활동들은 기존 한방 화장품 정체성을 탈바꿈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강화된 브랜드 인지도는 면세 채널 트래픽이 회복되는 시점에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중심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아모레퍼시픽 중장기 전략 방향성이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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