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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현지화 서두르는 한국·일본·유럽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8-30 16:39 최종수정 : 2022-08-30 17:54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미국산 전기차·배터리에 세액공제 혜택을 몰아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유럽·일본 등 비(非)미국 자동차 기업들이 현지 생산 체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12일 미국 하원을 통과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는 신형 전기차(BEV+PHEV)에 주는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 규모의 기존 세액공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최대 혜택을 받기 위해선 미국에서 전기차·배터리가 조립되어야 하고, 리튬·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광물이 미국과 FTA를 국가에서 가공돼야 하는 등 조건이 붙는다. 2024년부터는 중국 등 '우려국가'에서 생산·조립된 배터리 부품 비율을 매년 낮춰야 한다. 현재 판매되는 거의 모든 전기차에는 중국산 원재료가 포함됐다.

사실상 미국에서 전기차를 팔기 위해선 생산도 함께 하라는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정책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국 에너지부가 지난 18일 공개한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차종 목록'은 총 28개로 이 가운데 22개가 미국 브랜드다. 포드 6종(이스케이프PHEV·F시리즈·머스탱마하E·트랜짓, 링컨 에비에이터·코세어), GM 6종(쉐보레 볼트EUV·EV, GMC 험머 픽업·SUV, 캐딜락 리릭), 테슬라 4종(모델3·모델S·모델Y·모델X), 스텔란티스 3종(크라이슬러 퍼시피카PHEV, 지프 그랜드체로키·랭글러PHEV), 리비안(EDV, R1S, R1T), 루시드 1종(에어) 등이다.

미국 브랜드가 아닌 세제혜택 대상 차량은 독일 BMW 2종(3시리즈·X5), 아우디 1종(Q5), 메르세데스-벤츠 1종(EQS SUV), 중국 지리자동차가 인수한 스웨덴 볼보 1종(S60), 일본 닛산 1종(리프) 등이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을 제외한 순수전기차(BEV)는 벤츠 EQS, 닛산 리프 2종이다. 그마저도 닛산 리프는 12년 전 처음 출시돼 1세대 전기차 시대를 이끈 구형 모델로, 5년 전 배터리 성능을 개선한 2세대 모델이 출시됐으나 판매량이 부진해 단종이 유력하다.

현대차 아이오닉5.

현대차 아이오닉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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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으로 인해 당장 국내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기아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 1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14%로 테슬라(27%)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아이오닉5·EV6 등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기반 신 모델이 선전한 결과다. 그러나 두 모델은 한국에서 만들어 미국에서 판매하는 수출 모델로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에 달하는 세제혜택을 받지 못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현대차는 당초 2025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했던 미국 조지아 전용전기차 공장을 6개월 가량 앞당겨 내년 하반기로 조기 가동하겠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 ID4.

폭스바겐 I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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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폭스바겐그룹도 미국 전기차 생산공장 신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말 2026년까지 전동화·자율주행에 890억유로(약 120조원)를 쏟아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테슬라를 넘어선 전기차 글로벌 1위가 되겠다는 포부다. 북미 전기차 생산과 배터리 연구개발(R&D)에는 약 9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인데, 현지 전기차 생산과 관련한 계획을 올해 안으로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큐라 전기콘셉트카 프리시전EV.

아큐라 전기콘셉트카 프리시전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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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혼다는 GM·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전선을 펼친다. 혼다는 GM의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을 활용한 차세대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29일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총 5조1000억원을 투자해 미국에 40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 2025년 하반기 가동 예정인 합작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혼다·아큐라 전기차에 공급한다.

혼다는 자체적으로 미국 전기차 생산공장 설립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혼다는 2030년 북미에서 전기차 80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인데 절반 가량은 미국에서 생산한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북미 전기차 생산거점 신설도 배터리 합작공장이 가동되는 2025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이 같은 계획이 실현되면 배터리 조달부터 완성차 생산까지 미국 현지화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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