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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최수연 “플랫폼 위기? 한국 말고 글로벌로 정면 돌파” [위기극복! 긴급사장단 회의!]

정은경 기자

ek7869@

기사입력 : 2022-08-29 00:00

분기 매출 2조원 신기록 ‘깔끔한 스타트’
글로벌 웹툰 영업익 2년후 급성장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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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최수연 “플랫폼 위기? 한국 말고 글로벌로 정면 돌파” [위기극복! 긴급사장단 회의!]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국내 최대 검색·커머스·결제·포인트 생태계를 기반으로 주요 사업 분야에서 시장을 뛰어넘는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8일 네이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수연닫기최수연광고보고 기사보기 대표가 한 말이다. 자신감이 넘쳐 있다.

실제 그의 첫 성적표는 시장 염려와 달리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런 기조가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혜로 성장세를 보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외부 활동이 늘면서 성장폭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올 2분기 매출액 2조 458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2020년 3분기 라인이 연결 실적에서 제외된 후 분기 매출이 2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에 그쳤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0.7% 감소한 1585억 원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올 상반기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 그중에서도 콘텐츠 성장이 눈에 띈다. 2분기 콘텐츠 매출은 30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8% 급증했다. 이북재팬, 로커스, 문피아 등 콘텐츠 기업을 인수하면서 관련 매출 980억 원이 반영됐다.

이들 기업을 제외해도 매출액은 전년 대비 44% 늘었다. 매출은 늘었지만, 950억원 손실을 냈다. 글로벌 시장에서 외형을 키우기 위해 각종 콘텐츠 기업들을 인수하는 데 들어간 투자와 마케팅 비용이 급증한 탓이다.

최 대표는 “지금까지 콘텐츠 부문 적자는 투자, 마케팅, 공격적 인력 채용 등 전략적으로 의도된 비용”이라며 “국내 웹툰의 경우 수익률 20% 정도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이 이미 확보돼 있어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글로벌에 정착해 2~3년 내 비슷한 영업이익률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콘텐츠와 함께 커머스 사업도 네이버의 실적을 견인했다. 2분기 네이버 전체 쇼핑 거래액은 10조 3000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한 수준. 이 중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한 6조6000억원 규모다.

다만, 네이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1%도 안 된다. 성장폭 둔화에는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비대면 수혜가 사라진 것도 있겠지만, 마케팅비와 인건비 등 영업비용 증가가 주효했다. 2분기 마케팅비와 인건비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11.7% 늘었다.

네이버는 올 상반기 임직원 연봉을 10% 인상한 바 있다. 신규 법인 인수에 따른 마케팅 확대, 신규 채용 및 신규 법인의 연결 편입이 영향을 미치면서 수익성이 줄었다.

시장은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플랫폼 기업들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야외 활동이 늘면서 비대면 수요가 줄어들고 있고, 경기 침체에 따른 영향으로 기업들이 광고비 축소 등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방증이다.

하지만 네이버는 올해 커머스와 콘텐츠를 중심으로 수익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내외 파트너들과 함께 글로벌 비즈니스 성장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최 대표는 올초 열린 주총에서 “네이버는 선배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만들어 낸 라인, 웹툰, 제페토를 능가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새로운 사업의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사업 강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우선 콘텐츠 분야에서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는 웹툰의 경우 올해 글로벌 유료 이용자를 확보해 수익 창출에 본격 나선다. 일단 글로벌 실적은 아직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분기 네이버웹툰 실적을 살펴보면, 한국을 제외한 일본, 미국(왓패드 제외), 유럽,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네이버 콘텐츠 이용자(2040만명) 중 유료 이용자는 약 540만 명으로, 전체 유료 이용자의 약 26% 수준인데 반해 일본 유료 이용자 비중은 8%, 미국은 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일본과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는 유료 이용자 비중이 아직 한 자릿수지만,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글로벌에서의 추가적인 수익 창출 여력이 크다”고 말했다.

커머스 부문은 ‘버티컬’ 커머스 서비스를 고도화해 수익을 확대할 방침이다. 버티컬 커머스 서비스는 특정한 카테고리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등 한 분야에 좁고 깊게 집중한 차별화된 플랫폼을 말한다.

국내 외부 활동 증가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성장 규모는 둔화하고 있지만, 식품·스포츠·레저는 물론 온라인 장보기 및 예약 등 특수 분야 서비스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어 경쟁력 있는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그간 온·오프라인 시장은 검색 기반 서비스를 주축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이제는 이용자 수요와 취향이 다양해지고 구체화하고 있다”며 “브랜드스토어, 라이브커머스, 장보기 등 고성장 버티컬 및 신규 서비스를 지속 고도화하고 개선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네이버는 대기업 중심 브랜드스토어를 밀면서 버티컬 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다. 브랜드스토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또 2분기에만 브랜드 190개가 새롭게 입점하면서, 전체 입점 브랜드 수는 965개로 늘었다. 생필품 및 장보기 서비스 확대를 위해 CJ대한통운 등 물류 파트너사들과의 협업도 강화한다. 앞서 네이버는 올 상반기 경기도 용인, 여주시, 이천시에 풀필먼트(물류 대행) 센터를 열었다.

최 대표는 “CJ대한통운과 함께 제공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는 2분기 말 기준 총 186개 브랜드가 이용 중”이라며 “장보기를 포함한 전체 생필품 분야에서의 ‘빠른 배송’ 역량은 21%까지 늘렸다. 중장기적으로 이를 5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카페·밴드 등 커뮤니티 서비스 개선도 계획하고 있다. 최 대표는 “네이버 카페, 밴드와 같은 커뮤니티 서비스 분야는 국내, 글로벌에서 가장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있다”며 “가볍고, 유연하게 온라인상에서 커뮤니티를 만들고 소통할 수 있는 니즈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어 이런 거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커뮤니티 서비스에 주력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으로는 이미 플랫폼 안에 다양한 주제형 서비스가 있으며, 이를 통해 소통하고 커머스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신규 서비스를 고민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M&A(기업 인수·합병)를 예고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 콘텐츠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해왔다면 이제는 다른 분야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커머스, B2B(기업간 거래) 등 다양한 분야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2년간 콘텐츠 투자가 많았다면, 앞으로는 중요한 커머스,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B2B, 솔루션 분야를 탐색하고 있다. 특별히 한 곳만 제한을 두고 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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