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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Q칼럼] 소통과 관종의 경계, 종목토론방

황인환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 2022-04-26 11:50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해우소나 성당의 고해소 같은 공간으로 때로는 집단지성의 인공지능이 있는 곳으로 여겨지는 곳. 투자관련 포털 사이트 등에 있는 '종목토론방'(혹은 종목토론실)이라는 게시판 영역이다. 줄여 '종토방'이라고도 부른다. 컨센서스는 전문가의 실명과 기관의 보고서로 인식되는 반면, 익명으로 투자의 성패를 논하거나 식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공간이 된다. 카드 게임에서 내 패는 감추고 상대의 패는 읽고 싶어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영역이라 할 것이다.

투자에 막 입문한 '새싹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실력이 되었든 운이 되었든 '믿는 구석'을 찾고 의지하고 싶어한다. 종목마다 확신에 차서 무용담과 실패담이 난무하며 '아낌없이 주는 나무'들로 보이는 이들로 가득한 '종토방'을 방문하게 된다. 딱히 성지처럼 작동하는 게시판이나 게시글을 찾기란 쉽지 않다. 종토방 출입에 연륜이 쌓인 빼박 투자자들은 비대면을 통해 찬티와 안티로서 표현의 자유와 익명의 비겁함 중 자신에게 유리한 활동을 한다. 스타워즈의 R2D2처럼 전투력은 확인이 되지 않고, 질문마다 끼어드는 '똑똑바보' '척척박사'들도 있고, 이들의 소통을 말없이 즐기는 로그인을 귀찮아 하는 '눈팅' 족들도 당연 있다.

종토방의 장기 거주자들은 일정한 맥락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제 오늘이 180도 다르게 표변하거나 (종목 보유의 여부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이 와리가리하며 피아가 바뀌기도 한다. 제목만으로도 대충 분류가 가능해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뿌리는 제목은 아이디가 자동 연상될 정도가 된다. 표현의 창끝은 투자자와 관계없이 다른 게시자를 겨누고 힐난과 비난을 마다 않기도 한다. 한강, 번개탄 이런 단어에 이르면 '여기는 어디이고, 나는 누구고 이걸 왜 읽고 있지?'하는 심정이 되기도 한다. 매수를 부추기는 찬티는 잠재적 매도자이고, 안티는 잠재적 매수자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롱포지션은 잠재적 매도자이고, 숏포지션은 잠재적 매수자인 것과 같다.

로그인 절차도 없이 클릭 몇 번으로 고수익의 (다같이 보는) '고급정보'를 얻고, 상승과 하락의 부침에 현명하게 먼저 대응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무리다. 현실의 종토방은 고수익에 눈이 멀거나 지향하는 사람들의 탐욕과 공포가 뒤범벅이 되는 ‘불순한 놀이터’에 가깝다. 때로는 실없이 관심을 끌고자 흰소리를 하는 '관종'도 적지않다. 익명의 장점과 단점 또한 공존하기도 한다. 느닷없는 '한 푼 줍쇼'나 '그것을 알려주마'와 같은 광고도 난무한다. 뜬금없는 (정치) 비방과 읍소도 등장한다. 이들 종토방의 출입자들은 대개 다음의 넷 중 하나로 분류된다.

1. 찬티 : 주가 상승에 방점을 찍으며, 회사는 좋으니 느긋하게 지르라거나 지금아니면 다시는 구경이 힘들다는 식의 나름 근거처럼 보이는 투자 재료를 투기의 불쏘시개로 쓴다. 매출, 상속과 증여, 유무상증자 등 대형호재 뿐만 아니라, 세상에 둘도 없는 기술적분석가로 눌림목이나 매집 등을 주장하며 주포의 슈팅을 예견한다. 투자자의 성별 특성 때문인지, 주포를 대개 남성형인 '형님'으로 통칭하는 경향이 있다.
2. 안티 : 주가 하락에 방점을 찍으며, 주가가 이미 선반영되어 지금은 늦었다거나, 몇 층 아래에서 매수 대기중이라거나, 타 종목 사례에서 (대)폭락이 있었다는 등이다. 단타맛집, 종가예상, 적정가 등의 무책임하고 근거없는 단어가 난무한다.
3. 학습이 부족한 새내기와 한가한 고수 : 정상적인 질의와 응답이 오간다. 뉴스와 공시와 소문 사이에서 무슨 얘기인지와 영향과 정도가 궁금하여 묻고 답한다. 질문 자체는 진지한데, 묻고 답하는 주파수가 달라 답글과 덧글이 없는 경우와 단순히 관심을 끄는 관종 정도의 경우도 적지 않다.
4 광고쟁이들 : 제목 작성 기술이 대단해서 클릭을 유도한다. 종목과 전혀 무관한 경우도 많고 대개 리딩방으로 유인하는 것이 목적이다. 간단한 '복-붙신공'(복사하기-붙여넣기)으로 온갖 게시판에 매크로(자동화된 프로그램)로 출몰하고 같은 글로 도배하기도 한다.

반복되는 ID와 반복되는 그들의 표현은 고수익 혹은 저손실을 위해 세뇌를 의도한다. 그러나 각각의 종토방에서는 결국 '오~'와 '아!'의 짧은 간투사만 남는다. '찬티'가 종목에 대해 용비어천가를 부르면서 주가 상승의 기대감을 한껏 올리는 의도는 간단하다. 비싸게 팔기 위해서이다. 즉, 이미 투자를 한 보유자이다. '안티'는 당연 싸게 사기 위해서 이다. 이들은 가이스포크와 같은 혁명과 저항의 상징이 아니다. 의도했든 안 했든 허위·과장 정보를 자주 게시해 다른 주주 등 이해관계자 들에게 판단에 영향을 주고 자신의 금전적 이해관계를 챙기기 위함이다. (모든 게시글을 그렇게 치부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쓸 만하고, 모르고 있던 사실을 일깨워 주는 내공 깊은 글도 많다. )
콩깍지가 씌어 있을 연애시절이나, '그 놈의 정' 때문에 죽지 못해 같이 산다고 하는 '웬수'지간의 끈끈한 결혼생활처럼, '찬티'와 '안티'는 공생이 아닌 손익을 나누며 공존을 할 따름이다. 주식과 결혼한 투자자는... '악재'가 노출되면 '불확실성의 종결'로 인식하고 '호재'가 노출되면 '확증편향'의 강화가 이루어 진다. 종토방의 글쓴이와 독자는 그 종목과 어떤 상태에 있던 '이해관계자'이다. 글을 반대로 해석하여 읽어야 하는 곳이다 보니, (평가) 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안티'글이 반갑거나, (평가)이익이 난 상황에서 '찬티'글로 매도가 고민되면 의도적 장기투자자로 구분이 가능하다. 욕설, 비방, 광고, 과장과 허위를 구분하고 걷어내려는, 투자자 자신의 투자멘탈을 훈련하는노력과 플랫폼의 자정 장치가 늘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너무 진지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황Q칼럼] 소통과 관종의 경계, 종목토론방


황인환 이에스플랜잇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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