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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위원] 일본, 버블붕괴에도 집값 떨어지지 않은 지역의 비결

편집국

기사입력 : 2022-01-10 00:00

젊은 부부 아이 키울 환경 조성
서울 주거 환경 질적 개편 절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위원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위원

일본 집값의 버블에 대한 유튜브 영상을 보았다.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야기일까 하는 생각에 호기심을 가지고 영상 재생 버튼을 눌렀다.

유튜버는 일본의 90년대 버블이 터진 이후를 설명하며 어떤 지역의 집값이 안 떨어지고 상승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일본 학자들이 살핀 결과 집값이 상승한 곳은 역시 인구와 관련이 높았다. 단순히 인구가 증가하는 것보다는 질적 ‘구조’ 변화가 일어나는 지역에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아이들이 있는 곳, 즉 젊은 부부들이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곳은 집값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요하게 살피는 것이 아이들이 늘어나는 지역이다.

전국적으로 본다면 일본의 어린이 인구수는 매년 1% 내외로 감소하고 있지만, 도쿄는 0.5% 내외 증가하고 있는데 2000년대 중반 어린이 인구수가 증가하는 시점과 가격 회복 시점이 일치한다고 한다.

우리 나라는 어떨까? 최근 10년 동안 전국에서 초등학생 감소 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이 서울이다.

최근 서울에 급등한 집값을 고려한다면, 일본 사례가 완전히 우리나라에 접목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전국에서 유일하게 초등학생이 증가한 지역이 세종시인데 최근 5년 동안 가장 집값이 오른 지역이 세종시인 것을 본다면 일본의 사례가 일부 맞다고도 볼 수 있다. 단순히 아이들 수는 요인 중 하나일 뿐 그것만으로 우리나라 상황을 전부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일본 사례를 통해서 살펴 볼 수 있는 것은 가격의 변화가 아닌, 실제 사람들이 원하는 실수요를 일으키는 주거 환경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환경, 직장이 가깝고 학교까지 편하게 보낼 수 있는 지역이 진정 오늘날 대다수의 사람들이 원하는 주거 환경임을 시사하고 있다.

주변에 어린이가 늘어나고 많아진다는 것은 주거환경이 좋다는 의미이고 도쿄의 경우가 그렇다는 것이다.

좋은 교육 환경을 찾아 세 번이나 이사하며 아들을 훌륭한 학자로 키워낸 맹자 어머니의 이야기와 같이 아이들에게 맞는 환경을 찾아 가려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이러한 부모의 마음이 버블 붕괴에도 집값을 유지한 비결인 것이다.

2010년과 비교해 2020년 전국의 초등학생 수는 19% 감소했다. 2020년 서울 초등학생수는 2010년의 70.6% 수준에 불과해 10년간 대략 30% 정도 감소했다.

서울 안에서 그나마 초등학생 감소가 덜한 지역을 살펴 보니 소위 강남 4구라 불리우는 송파(-21.7%), 강동(-19.1%), 강남(-3.4%), 서초(1.0%)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초등학생 감소가 심각한 5개의 지역은 관악구(-43.6%), 강북구(41.9%), 도봉구(-41.1%), 노원구(40.9%), 금천구(40.6%)이다. 관악구와 금천구는 아무래도 강남 4구로 흡수되었을 가능성이 크고 나머지 강북, 도봉, 노원구는 강북 끝단에 있는 지역으로 상대적으로 주택 노후도가 높은 지역이다.

교육과 주거환경, 그리고 직장간 교통 인프라를 감안할때 서울에 강남 4구만큼 좋은 환경이 없으며, 반대로 강북 지역은 그만큼 매력도가 낮을 수밖에 없음을 유추할 수 있다.

매년 50만명 이상의 인구가 서울을 떠난다고 한다. 많은 젊은 부부들이 거주할 곳을 찾아서 탈서울을 하고 있으며, 이런 흐름은 최근 가속화된 듯하다. 이로 인해서 서울에 초등학생 수가 줄고 있고, 빈교실이 늘어나고 급우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시에서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양육할 정상적인 주택 대신에, 미혼 가구를 위한 원룸과 편리한 고층 오피스텔만이 늘어가는 공동화 현상이 강화된 결과로 보이며, 이는 도심내 주거 환경이 최근 10년간 질적으로 악화되었음을 뜻한다.

이러한 현상을 통하여 살핀 결과 서울 주거 환경의 질적인 개편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의 부동산 가격 상승, 개발, 그리고 투기 등 서울의 부동산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있다. 가장 필요한 것은 노후화된 공간의 질적 개선이며, 이것의 핵심은 젊은 부부들이 아이들을 쉽게 양육할 수 있고 직장을 다닐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한다.

원룸이나 오피스텔은 지금 현재 젊은 세대에 필요한 환경일 수 있지만, 그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가져 함께 할 수 있는 제대로된 환경은 아니다. 생산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 공간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젊은 부부들이 거주할 공간을 늘리고 지속적으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절대적인 주택 수의 공급 증가가 필요하다. 착공 기준으로 서울시의 주택 공급은 지난 2015년 9만호에서 지속 감소해 2020년 4만호 수준으로 절반 정도로 위축되었다. 입주까지 2~3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2023년까지 주택 부족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재건축과 재개발을 억제하는 정책으로 정상적인 민간 주택 공급을 막았는데 민간 공급을 늘릴 대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둘째로 아파트 이외 지역의 공간에 질적 개선이 수반되어야 한다. 서울 주택의 40%가 아파트가 아닌 주거 형태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다가구 다세대 주택일 것이고 또한 원룸과 주거용 오피스텔 등 준주택일 가능성이 크다.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아이를 가진 부모 입장에서 본다면, 주변 환경의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학교앞 도로의 개선, 동네 놀이터의 확대 그리고 젊은이들과 아이들이 쉽게 접근이 가능한 도심 공원과 도서관과 같은 공공시설 공급이 필요할 것이다.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가 시작되었다. 올해는 대선과 지방선거가 함께 있는데, 변화하는 시기가 되어야 하며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해야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도심 주거 환경의 개선 절실히 필요하다. 가뜩이나 아이를 낳지 않는 상황, 어른들의 필요에 의한 상업과 공업 인프라는 경제적 필요와 수요로 늘어갈 수 있는데, 아이들을 위한 공간은 우리 스스로가 챙기지 않는다면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도시의 활력을 늘리고 생명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위한 시설, 나아가 젊은 부모를 위한 주거 환경을 강화하고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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