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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50% 인상?"...실손보험 인상률 결정, 결국 해 넘긴다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

기사입력 : 2021-12-30 14:26

고승범 금융위원장 "아직 결정 못해...최종 협의 중"
당국 "9~16%" VS 업계 "25%" 주장...줄다리기 팽팽
1월 결정 시 2월 적용...3900만 소비자 혼란 우려

사진 제공= 픽사베이

사진 제공= 픽사베이

[한국금융신문 임유진 기자] 사상 처음으로 실손보험 인상률 결정이 해를 넘길 전망이다. 당국과 보험업계가 실손보험 인상률에 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어서다.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지난 29일, 서울 중국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소상공인·서민 재기지원을 위한 보증부대출 신용회복 지원 강화' 업무협약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실손보험료 인상률과 관련해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최종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인상률 발표 시점에 대해 '올해 말과 내년 초'를 언급하며 실손보험 인상률이 내년에 결정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실손보험 인상률이 12월 마지막주까지 결정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 2019년엔 12월 16일, 2020년에는 12월 22일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당국이 내년 1월 실손보험료 인상률에 대한 결론을 낼 경우, 실손보험 인상률 적용 시기는 내년 2월로 넘어갈 예정이다. 보험사들은 월 기준으로 보험료 인상률을 반영한다.

이는 보험업계와 당국이 실손보험 인상률에 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료 인상률은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는 게 원칙이지만, 실손보험의 경우 금융당국이 매년 보험사에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보험료 인상률 결정에 간접적으로 개입해 왔다. 실손보험은 총 가입자가 3500만명에 달하는 만큼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등 국민보험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인상률에 대해 법정 상한선인 25%까지 주장했다. 올해 실손보험에서만 3조5000억원의 손실이 날 것으로 예측하면서 이를 상쇄하려면 대폭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융당국은 보수적으로 실손보험료 인상률을 바라본다. 내년 대선과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두고 소비자 물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만큼 보험료가 물가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체감 경기 악화로 인해 국민 대다수가 가입된 상품의 보험료 인상률을 대폭 높일 시, 금융당국에서 짊어져야 할 부담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금융당국은 보험업계에 내년도 실손보험료를 평균 9~16% 인상하는 초안을 비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 가입 시기에 따라 1세대 실손(구실손·2009년 9월까지 판매)과 2세대 실손(2017년 3월까지 판매) 보험료는 평균 15%, 3세대 실손(신실손·2017년 4월부터 판매) 보험료는 평균 8.9% 인상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보험사가 요청한 20% 이상 인상률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15~16% 가량이 인상되면 내년 갱신주기가 도래하는 1, 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내년 5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15~16% 인상률은 연령 상승에 따른 인상률 1세당 평균 3%p를 반영하지 않은 수치로, 이를 반영할 경우 50% 가까이 보험료가 올라가는 가입자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당국은 1~3세대 가입자가 내년 6월까지 4세대로 전환하면 1년간 보험료를 50% 할인해주는 방안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적자가 발생하는 1~3세대에서 가입자들을 4세대로 전환해야 하고, 이를 위한 유인책을 주자는 의도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최근 이를 공식적으로 부정하고 논의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손보험으로 인해 보험사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실손보험이 국민보험으로 여겨지는 만큼 국민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인상률은 내년 1월에 결정되고, 보험사들은 2월부터 인상된 보험료를 적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들은 1월 연령별, 성별 보험료 인상률을 산정할 수 없게 되고, 갱신 계약이 도래하는 가입자에게는 보험료를 1개월 소급적용하게 된다. 보험사 관계자는 "실손 인상률을 2월에 반영하면 소비자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지침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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