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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사건사고] 셀프대출·편법꺾기…은행 도덕적 해이 여전

한아란 기자

aran@

기사입력 : 2021-10-19 06:00

올 들어 금융사고 다시 증가세 전환
5년간 사고금액 1540억…국민銀 1위
꺾기 의심거래도 상반기만 4조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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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NH농협은행 직원 A씨는 본인의 주식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고객의 통장과 신분증 사본 등을 보관하면서 본인이 대출 서류를 직접 작성하는 방식으로 대출금을 횡령해 약 25억원의 피해를 냈다.

#부산의 하나은행 지점에서 근무하던 대리급 여신 담당 직원 B씨는 본인 앞으로 부당대출을 실행해 30억원을 횡령해 주식에 투자했다가 은행 자체 감사에서 적발됐다. 이 직원은 면직 처리 후 경찰에 고발된 상태다.

이같은 은행 금융사고가 올해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은행에서 최근 5년간 발생한 금융사고는 피해액은 1500억원을 넘어섰다. 시중은행 직원이 고객 명의로 수십억원의 대출을 받거나 본인 앞으로 부당대출을 해서 주식투자를 하는 등의 사고가 이어졌다. 은행권의 ‘꺾기’ 의심거래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부터 제출받은 ‘국내은행 금융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국내 20개 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177건으로 집계됐다. 사고금액은 1540억9600만원이었다.

국내 은행들의 금융사고 금액은 2017년 222억6100만원(31건)에서 2018년 623억7400만원(47건)으로 급증한 이후 2019년 401억9900만원(38건) 감소했다. 작년에는 45억5500만원(39건)으로 큰 폭 줄었다가 올 들어 247억700만원(22건)으로 다시 늘고 있다.

최근 4년 8개월 간 금융사고 가장 많이 난 은행은 KB국민은행으로, 24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농협은행(23건), 신한은행(22건), 우리은행(22건), 하나은행(21건), 기업은행(19건) 순이었다.

사고금액은 우리은행이 42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산은행 306억원(5건), 하나은행 142억원, 농협은행(139억원), 대구은행 134억원 (4건), 신한은행 104억원 순이었다.

금융사고는 금융기관 소속 임직원 등이 위법·부당행위를 해 해당 금융기관 또는 금융거래자에게 손실을 입히거나 금융 질서를 어지럽힌 경우를 뜻한다. 은행 금융사고 유형은 사기, 횡령, 업무상 배임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처럼 계속되는 금융사고에도 은행 자체적으로 이뤄지는 내부감사를 통한 사고 적발처리는 평균 23% 수준으로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금액이 가장 금액이 많았던 우리은행의 경우 내부감사 적발률이 55%였고,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역시 58%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을 포함해 씨티은행·광주은행·제주은행·경남은행·케이뱅크는 단 한 건의 내부감사 실적도 없어 내부통제 시스템이 아예 작동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국내 은행들이 금융사고를 일부 임직원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로만 치부하다보니 내부통제가 제대로 개선되지 않았다”며 “올해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본격 시행된 만큼 은행 스스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금융당국 역시 고질적인 금융사고 근절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4년여간 은행들이 대출을 미끼로 예금·보험·펀드 등의 금융상품 가입을 요구하는 이른바 '꺾기' 의심거래도 89만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관석 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국내 16개 은행의 꺾기 의심 금융거래는 8만4070건으로 집계됐다. 관련 거래로 가입된 금융상품 금액은 4조957억원이다.

은행권 꺾기 의심거래는 2017년 9조1157억원에서 2018년 9조5566억원, 2019년 10조4499억, 2020년 10조8007억원으로 4년간 꾸준히 늘고 있다.

건수 기준으로 보면 2017년 20만8345건에서 2018년 18만9858건, 2019년 17만2586건으로 감소하다가 2020년 23만1719건으로 1년 새 34.26% 증가했다. 올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8만4070건이 꺾기 의심거래로 파악됐다.

2017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은행권 꺾기 의심거래는 규모는 총 44조186억원(88만7578건)으로 추정됐다.

금융소비자보호법 20조 등에 따르면 은행은 대출상품 판매 전후 1개월 내 금융소비자 의사에 반해 다른 금융상품을 강요하지 못한다. 하지만 법망을 피해 대출계약 전후 1개월 이후 2개월(30~60일) 사이에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꺾기 의심 거래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2017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은행권 꺾기 의심거래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은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이었다. 금액 기준 16조6252억원으로 전체의 37.8%, 건수 기준 26만8085건으로 30.2%를 차지했다.

이어 국민은행(5조4988억원·13만2753건), 농협은행(4조136억원·3만9549건), 우리은행(4조136억원·8만3700건), 신한은행(3조2811억원·9만4067건), 하나은행(2조9940억원·13만2287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하나은행이 5대 시중은행 중 비중은 가장 낮았지만 증가세는 타 은행보다 앞섰다. 하나은행의 꺾기 의심거래는 2017년 2만808건에서 2020년 5만273건으로 141.6% 급증했고, 금액은 같은 기간 5446억원에서 9091억원으로 66.9% 증가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이후 코로나19로 힘든 가운데서도 은행권이 대출을 미끼로 실적 쌓기에 급급해 취약계층과 중소기업들에 부담을 지우는 ‘편법 꺾기’를 한 게 아닌지 의심되는 사례가 계속 증가했다”며 “금융당국은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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