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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협회장들, 금융당국에 “금융사고 나면 당국 대신 이사회가 징계”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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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9-06 23:50

6개 금융협회 공동 건의

DLF피해자대책위원회 및 금융정의연대 관계자들이 지난해 1월 1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DLF 제재 관련 우리·하나은행 규탄 및 은행 경영진 해임 요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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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6개 금융권 협회장들이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으로 불거진 금융사 내부통제 문제와 관련해 각 금융사 이사회가 자체적 점검·제재를 강화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금융당국엔 제재 대신 원칙 중심의 감독을, 국회에는 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내부통제 관리의무와 제재 사유 등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해달라고 요청했다.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와 관련한 징계 취소소송 1심에서 승소하면서 내부통제 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6일 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여신금융협회·저축은행중앙회 등 6개 금융협회는 ‘금융산업 내부통제제도 발전방안’을 공동으로 마련하고 자체 추진사항은 조속히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등 금융사고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금융사 내부통제의 실효성 부족 문제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최적화된 내부통제제도를 구축할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다.

금융협회들은 각 금융사 이사회의 내부통제 역할을 강화하고 경영·영업 환경을 내부통제에 부합하도록 개선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내부통제에 대한 정기·수시 평가를 통해 결함이 발견되면 이사회 중심으로 임직원을 징계하고 내부통제 개선계획을 마련한다.

이사회의 내부통제 관련 활동내역은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지배구조 연차보고서 등을 통해 공시하기로 했다. 또 대표이사, 준법감시인, 금융소비자 담당 임원 등 임직원 간의 내부통제 관련 역할분담을 명확하게 해 책임과 권한이 비례하는 경영환경을 조성한다.

사모펀드 사태 등의 근본적 원인인 실적 중시 영업문화가 내부통제를 약화시키지 않도록 고객수익률 등 고객만족도를 성과평가지표(KPI)에 반영하고 특정상품 판매실적은 KPI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아울러 금융협회장들은 금융당국에 “내부통제가 금융사의 자율규제인 점을 감안해 제재 중심의 현행 감독방식이 아닌 개선방향 제시 등 원칙 중심으로 감독해달라”고 건의했다.

금융소비자 보호, 금융회사 건전경영 등을 위해 금융당국의 직접 개입이 불가피한 부분의 경우 예측가능성과 자의적 법집행 배제를 위해 법률에 명시적 근거를 마련해달라고 제안했다. 내부통제 성과가 좋은 금융사에 대해서는 기관·임직원 징계와 과징금·과태료 부과를 감경하고 검사 주기를 완화하는 등 인센티브를 요청했다.

국회에는 현재 논의 중인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과 관련해 내부통제관리의무의 내용과 제재사유를 명확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금융협회장들은 “개정안의 내부통제관리의무에 포함돼 있는 ‘실효성’, ‘충실한’ 등과 같은 주관적인 기준이 결과책임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삭제하고, 제재사유도 내부통제관리의무 위반으로 '다수 피해', '시장질서 저해' 등이 발생한 경우로 한정해달라”고 건의했다.

그동안 금융감독원과 금융사들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을 근거로 최고경영자(CEO)에게 중징계를 내릴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대립해왔다.

금감원은 해외금리 연계 DLF 사태와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금융회사 CEO들에 잇따라 중징계를 내려왔다.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경영진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주장이었다. 반면 금융사들은 내부통제 기준을 충분히 마련하고 있고 내부통제 부실을 이유로 경영진까지 제재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고 반박해왔다.

앞서 지난달 27일 서울행정법원은 손태승 회장이 금감원의 DLF 중징계에 불복해 제기한 징계취소 소송 1심에서 손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우리은행의 DLF 판매 과정에 대해 “상품을 선정하고 판매하도록 결정하는 일련의 과정과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고 의사결정 과정에 조직적 부당행위가 개입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금감원이 징계 근거로 든 법의 해석과 적용을 잘못했다는 이유로 징계취소 판결을 했다.

당시 재판부는 “현행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이 아닌 ‘준수 의무’ 위반을 이유로 금융회사나 그 임직원에 대해 제재조치를 가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지배구조법과 하위 조항이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아 혼선이 빚어졌다며 관련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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