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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국감 엿보기] 뜨거운 감자 ‘화천대유’

임지윤 기자

dlawldbs20@

기사입력 : 2021-10-01 08:26

야당, 무더기 증인 신청... 채택 불발

여당 “정쟁 아닌 민생 국감 해야”

금융당국 “대장동 사건 예의 주시”

국회의사당./사진=국회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이날부터 본격 열리는 21대 국회의 두 번째 국정감사에서는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제기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사건이 ‘뜨거운 감자’로 올라설 전망이다.

야당은 40여 명 관련 증인을 소환해 화천대유와 정재계 유력 인사들의 관계를 밝히려 한다. 이를 위해 여당 협조가 있어야 하는데,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 간 힘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여야가 대장동 개발과 검찰 고발 사주 의혹 등을 두고 강대강으로 대치 중인 만큼 ‘정쟁 국감’ 우려가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재명 경기지사 판교대장동게이트 진상규명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국정감사 증인 신청했다. 이 특위는 정무위원회 소속인 김희곤, 박수영, 윤재옥, 윤창현 의원 등 4명으로 구성돼 있다.

국민의힘은 국토교통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정무위원회에 대장동 관련 증인으로 각각 18명, 17명, 30명, 36명 채택 요구를 했다. 하지만 여당이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하며 아무도 채택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그야말로 철벽 바리케이드를 치면서 방탄 국가를 기획하고 있는 민주당 모습”이라고 말했다.

결국 오는 6일 예정된 금융위원회 감사에는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과 당국 관계자들만 참석하게 됐다. 다음날 열리는 금융감독원 감사 역시 정은보닫기정은보기사 모아보기 금감원장과 임원만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 통상 출석요구일 7일 전까지 증인에게 ‘출석 요구서’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지사를 증인으로 국감장에 세우겠다며 벼르고 있다. 이 지사가 민주당 최종 대선 후보가 가려지는 10일에 후보로 확정되고 지사 직을 벗으면 국감에 출석하지 않아도 되지만, 지사직을 유지한다면 18일 행안위, 20일 국토위 경기도 국감에 출석해야 한다.

이 밖에 요청한 증인 명단은 크게 ▲대장동 개발 입찰 컨소시엄 ▲‘성남의 뜰’ 주주 ▲화천대유 투자자‧관계자 등으로 나눠진다. 당시 대장동 사업에서 입찰 경쟁한 하나은행과 산업은행, 메리츠증권 등 세 곳의 컨소시엄 중 최종적으로 하나은행의 ‘성남의 뜰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성남의 뜰에는 많은 금융사가 투자자로 들어왔다. 사업을 위해 자금을 출자한 곳은 ▲성남도시개발공사(53.76%) ▲하나은행(15.06%) ▲KB국민은행‧IBK기업은행‧동양생명보험(각 8.6%) ▲하나자산신탁(5.38%) 순이다.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는 화천대유(14.28%)와 SK증권(85.72%) 특정 금전신탁에 돈을 넣은 7명 개인투자자가 나눠가졌다. 이들이 보유한 성남의 뜰 지분은 각각 1%, 6%로 5000만원과 3억원을 투자했다. 대출을 집행한 곳은 하나은행과 기업은행, NH농협은행, SH수협은행 등이다.

화천대유 지분은 1%에 불과하지만, 계열사 ‘천화동인’과 함께 민간 분양 우선 공급 택지를 독식해 약 3000억원 안팎의 분양수익을 거뒀다. 현재 국회에서는 하나은행 컨소시엄 구성 당시 대형 개발사업의 시행사 ‘화천대유’를 단 21시간 만에 결정한 것이 ‘졸속심사’라고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입찰 당시 경쟁자였던 메리츠 컨소시엄이 공모 심사 당시 5000억원에 달하는 기반 시설을 기부채납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지만, 입찰에 실패한 것도 논란거리 중 하나다.

하나은행 측은 개발사업 주관사로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낸 공모 지침에 따라 컨소시엄을 꾸리게 돼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금융권에선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구성을 통한 부동산 사업 시행은 전 세계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투자 사업 형태인데 정쟁화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얘기도 나온다. 많은 개발사업이 민간과 관공이 함께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 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증인 최종 명단에 포함될지도 주목된다. 화천대유는 지난 2015~2017년 ‘킨앤파트너스’로부터 457억원을 빌려 초기 사업 자금으로 썼다. 킨앤파트너스는 화천대유에 투자한 2015년쯤 최기원 이사장에게 400억원을 빌려 자금을 조달했다. 성남의 뜰 지분 6%를 보유한 SK증권은 3463억원 배당금을 받았다. 화천대유는 당시 자본금 5000만원, 총 투자금 350억원가량을 투자해 577억원을 배당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화천대유 관련 증인 채택을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관계자 증언이 불발될 가능성이 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2021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식’에서 민생‧정책 국감을 약속하는 동시에 야당에 날을 세웠다. 윤 원내대표는 “정쟁보다 민생, 과거보다 미래로 나아가는 국감을 하겠다”며 “야당은 대선을 앞두고 허위 폭로와 막장 국감, 무차별 정쟁국감의 구태를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민생국감’을 위해 국감장에서 대장동 의혹에 거리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여당을 질타하며 대장동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정권 시즌 2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민주당 방해로 맹탕 국정감사가 될 위기에 처했다”며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이한성 청화동인 이사 등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여당을 압박했다.

이러한 상황 속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화천대유’가 유행어가 될 만큼 국민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최근 야당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까지 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나오며 민주당에서도 증인 신청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음 달 6일 금융위원회 국감과 7일 금융감독원 국감을 코앞에 두고 금융당국도 ‘화천대유’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27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혐의 거래 사항이 있으면 통보하게 돼 있다”며 “(화천대유) 정보를 경찰에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수사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위 산하 FIU는 화천대유 내부에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뒤 지난 4월 경찰에 통보했지만, 내사에 착수한 지 다섯 달이나 지나 ‘늑장 수사’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찰이 내사를 수사로 전환할 예정으로 알려졌지만, 정치권에서는 검찰‧특별검사 제도(특검)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산하에 금융당국과 협력하는 ‘금융‧증권범죄 수사협력단’을 부활시켰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와 가상 자산 등 그 어느 때보다 현안이 산적해 있다”며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처음 참석하는 만큼 국감장이 정책 위주 질의가 이어지는 곳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정무위는 이날 국무조정실을 시작으로 약 20일간 감사를 이어간다. 6일과 7일 금융위와 금감원, 13일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투자공사, 15일 한국은행과 산업은행‧IBK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서민금융진흥원 등 정책금융기관 및 NH농협금융그룹, 18일 예금보험공사와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주택금융공사‧예탁결제원, 21일 금융부문 종합감사가 예고돼 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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