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흐름에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롱플레이에 나서며 달러/원 상승에 베팅하겠지만, 적극적인 포지션 확대는 미룰 가능성이 크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로 시장 전반에 경계심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 달러/원의 방향은 위쪽으로 잡힐 것이나, 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여하튼 지난밤 사이 글로벌 달러는 유로화와 파운드화 약세에 따라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유로화는 독일 경제지표 부진이, 파운드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영국 내 이동 제한 조치 확대 소식 등이 약세를 자극했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7% 높아진 90.10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13% 낮아진 1.2174달러를, 파운드/달러는 0.17% 내린 1.4159달러를 기록했다.
역외시장에서 중국 위안화 역시 달러화보다 약세였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1% 상승한 6.4007위안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위안 환율은 6.3889위안 수준이었다.
미 주식시장은 혼조세를 나타냈다.
선진 7개국(G7) 장관 회의에서 최저 법인세율 합의가 호재로 이어졌지만,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 확산 또한 만만치 않았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42포인트(0.09%) 낮아진 3만4,599.82에 장을 마치며 이틀째 내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4포인트(0.02%) 높아진 4,227.26을 기록, 하루 만에 반등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43.19포인트(0.31%) 오른 1만3,924.91을 나타내 사흘째 올랐다.
미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전장 대비 4.1bp(1bp=0.01%p) 낮아진 1.5280%를 기록했다. 금리정책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수익률은 0.4bp 내린 0.1508%에 호가됐다.
이처럼 서울환시 둘러싼 대외 가격 변수는 달러/원 상승과 하락 요인을 모두 품고 있다.
하지만 이날 달러/원은 달러 강세 흐름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상승 움직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달러 약세 흐름이 지속하면서 가격 메리트가 부각된 데다, 외국인 주식 수급 역시 최근 달러/원 상승에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이 주식 순매도 기조를 접고 순매수에 나설 경우 달러/원의 상승 압력은 희석될 가능성도 크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 강세 흐름으로 달러/원 역시 상승 압력을 피할 순 없겠지만, 미 CPI 경계가 커지면서 시장참가자들의 포지션 플레이는 위축될 수 있다"면서 "역내외 참가자들의 포지션 플레이가 위축되면 오늘 달러/원의 방향성과 폭은 외국인 주식 수급이나 네고, 결제 등 실수급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레인지는 1,113~1,118원선 사이로 예상된다"면서 "오늘 달러/원은 밤사이 형성된 대외 가격변수보단 장중 달러/위안이나 미 주가지수선물, 외국인 주식 수급 등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에 대한 시장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