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3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30원 오른 1,113.60원에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일째 상승이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지난밤 뉴욕 금융시장에서 채권 수익률이 하락하고 미 주식시장이 오름세를 보임에 따라 개장과 동시에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코스피지수 상승과 외국인 주식 순매수 전환 등에 따른 리스크온 분위기에 기대 달러/원은 낙폭을 확대, 장중 한때 1,109.60원선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와 논의해 인프라투자 계획을 이른 시일 내 확정할 것이라는 소식도 시장에 리스크온 분위기를 강화하며 달러/원 하락을 자극했다.
하지만 정오를 지나면서 달러인덱스가 반등하고, 달러/위안 환율도 오름세를 타면서 환시 내 숏 분위기는 빠르게 후퇴했고, 미 고용보고서 발표를 대기하며 관망세를 유지하던 역내외 참가자들이 롱플레이에 나서자 달러/원은 결국 상승 반전했다.
아시아 거래에서 미 주가지수선물이 상승하고 외국인 주식 순매수에 따라 달러 공급 물량도 꾸준히 유입됐지만, 미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둔 탓에 달러/원의 하락 모멘텀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3911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17% 오른 90.05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천375억원어치와 1천466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 인플레이션 우려에 역내외 숏심리 위축
이날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은 주식시장 상승과 외국인 주식 순매수 확대 등 여러 달러/원 하락 재료가 부각됐음에도 숏플레이에는 소극적이었다.
오는 4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미 고용보고서 결과의 불확실성이 이들의 투자심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지수도 장중 1% 넘게 상승하다 장 막판 상승폭을 줄이며 달러/원 반등을 부추겼다.
이러한 지수 흐름 역시 미 고용보고서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이 장중 하락과 상승을 반복한 것은 그만큼 시장참가자들 사이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게 확산됐다는 방증"이라면서 "미 고용보고서 결과에 따른 시장 반응이 나오기까지 시장참가자들의 관망세는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4일 전망…1,110원대 안착과 눈치 보기
오는 4일 달러/원 환율은 제한된 움직임 속에 1,110원대 안착을 테스트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고용보고서 결과를 앞두고 미 금융시장도 눈치 보기 속 제한된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용 호조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될 순 있지만, 이는 기업 실적 회복, 경기 개선 등에 시그널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시장 내 엇갈린 시선 때문에 미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주요 가격 변수들이 제한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미 고용보고서 결과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스탠스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분위기 때문에 달러가 반등에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지만, 고용보고서 결과가 이달 연준 회의에 어느 정도 파급력을 줄지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달러/원은 미 고용보고서 결과를 대기하면서 글로벌 달러 움직임에 연동하는 움직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