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7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0원 오른 1,118.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원은 지난밤 사이 달러인덱스가 사흘 만에 반등하고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한 여파로 개장과 동시에 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외국인 주식 순매도를 동반한 코스피지수 하락까지 겹치며 달러/원은 장중 한때 1,119.90원선까지 올랐다.
그러나 오후 들어 달러/원의 상승 모멘텀은 급격히 위축됐다.
달러인덱스 상승이 멈추고, 상하이지수 반등에 따라 달러/위안 환율도 내림세를 타면서 서울환시에 숏분위기를 몰고 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을 4.0%, 내년 3.0%로 수정 전망하면서 기존 전망치를 각각 1.0%포인트와 0.5%포인트 올려 잡은 것도 환시 내 리스크온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무디스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3.1%에서 3.5%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한국의 성장률도 기존 2.8%에서 3.0%로 0.2%포인트 올렸다.
이러한 소식에 국내 주식시장은 오후장 들어 반등에 성공했고, 외국인 주식 순매도 역시 오후 들어선 정체된 모습을 보이며 달러/원 하락 반전을 부추겼다.
그러나 장 막판 MSCI 리밸런싱 추정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몰리며 코스피는 재차 하락 반전했고, 달러/원은 역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3754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변동 없이 90.04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2천81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1천5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 外人 주식 순매도가 환시 수급 지배
서울환시 달러/원 환율은 성장률 상향 조정과 달러 강세 흐름 진정에도 외국인 주식 순매도 확대에 따른 수요 우위 수급에 따라 오름세를 나타냈다.
MSCI 신흥국 지수 리밸런싱에 따라 코스피시장은 장 후반부터 프로그램 비차익 채널을 통한 기계적인 리밸런싱 물량으로 수급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는 환시 수급뿐 아니라 역내외 참가자들의 심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달러인덱스나 달러/위안 레벨을 고려해 롱플레이를 자제하던 역내외 참가자들은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확대되면서 환시 수급에 영향을 미치자, 장 막판 롱포지션을 확대하며 달러/원 상승을 부추겼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의 순매도 영향으로 역송금 수요가 달러 약세와 성장률 상향 조정 등호재성 재료를 짓눌렀다"면서 "그나마 월말 네고 물량 등이 1,120원선 주변에 몰리면서 달러/원의 추가 상승을 억제했다"고 진단했다.
■ 28일 전망…外人 주식 순매도 스탠스 변화 주목
오는 28일 달러/원 환율은 달러 약세 전환 가능성과 미 주식시장 흐름 등에 따라 방향성을 달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인덱스가 사흘 만에 반등했지만, 아시아시장에서는 다시 약세 흐름을 엿보이면서 전일 달러 강세 전환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아울러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와 확진자 수 감소 소식이 또 한 번 이어진다면 미 주식시장은 상승 모드 또한 유효해 보인다.
이는 달러/원 하락 재료로 다음날 서울환시에 오롯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전히 미 금융시장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테이퍼링 이슈가 도사리고 있어 언제든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금통위와 MSCI 리밸런싱 등 이벤트성 재료가 마무리됐기 때문에 외국인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스탠스 변화도 예상해볼 수 있다"면서 "주식 순매수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패턴의 변화가 있다면 달러/원은 달러 약세를 반영한 가격 조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