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4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10원 오른 1,127.10원에 마감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개장 초부터 위쪽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지난 주말 사이 미 제조업 지표 호조로 자산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간)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 발표에 따르면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최종치 60.5에서 61.5로 오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는 60.5 수준이었다.
미 제조업 지표 호조와 함께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한 행사에서 "고용 문제가 몇 달 안에 해결될 것"이라며 "조만간 테이퍼링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이에 따라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은 장중 내내 롱마인드를 유지했고, 코스피지수도 외국인 주식 매도에 영향으로 하락하면서 달러/원의 상승을 자극했다.
이에 달러/원은 장중 1,129.20원선까지 올라서며 1,130원선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오후 들어 달러 약세 전환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하락 반전을 꾀하기도 했지만, 시장 심리와 수급 모두 달러/원 상승을 지지한 탓에 달러/원은 장 후반 다시 보합권으로 올라섰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328위안을 나타내고 있고, 달러인덱스는 0.07% 떨어진 89.95를 기록했다.
외국인 국내 주식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천349억원어치와 6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 달러인덱스 90선 하향이탈
이러한 달러 약세 흐름에 기대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도 롱물량을 빠르게 거둬들였다.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달러 약세는 시장참가자들이 여전히 비둘기적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스탠스에 주목한 가운데 일본과 중화권 주식시장 강세, 여기에 달러/위안 환율 하락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물론 장중 내내 이어진 미 주가지수선물의 강세 흐름도 달러인덱스 하락을 자극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결국, 아시아 시장에서 달러인덱스는 또다시 90선을 하향 이탈하며 3개월래 최저 수준까지 내려섰다.
하지만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와 장 막판 역내외 참가자들의 롱마인드가 유지되면서 달러/원의 하락도 제한되는 모습이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국내 주식시장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시장에 리스크온 분위기와 미 주가지수선물 상승이 달러 약세를 자극했다"면서 "하지만 3주째 이어지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로 시장 수급이 수요 우위로 기울고 시장참가자들의 롱플레이가 지속하면서 달러/원의 상승모멘텀 또한 견고하게 유지된 편이었다"고 진단했다.
■ 25일 전망…外人 주식 매도 언제까지
오는 25일 달러/원 환율은 대외 가격 변수 흐름도 중요하나 외국인 주식 매매패턴 등에 따라 방향성을 잡을 가능
성이 크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테이퍼링 이슈 등에도 달러는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외국인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는 좀처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5월 들어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달러 흐름과 괴리된 흐름을 반복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도액은 10조원에 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패닉 장세였던 지난해 3월 순매도액 이후 월별 규모로는 최대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 주식 순매도 확대에 따라 역송금 수요가 환시에 몰리다 보니 서울환시 수급은 수출 호조 등에도 수요 우위 장세 연일 연출되고 있고, 이에 따라 달러/원도 달러 약세분을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매도 공세가 멈추고 달러가 약세를 보인다면 달러/원의 낙폭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어 1,130원선 주변 레벨에서는 시장참가자들의 공격적인 롱포지션 확대 전략도 위태롭다"고 지적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