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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칼럼) 암호화폐와 머스크의 위험한 트윗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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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5-17 15:09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4월 한 때 8천만원을 웃돌았던 비트코인 가격이 5천만원대로 추락했다.

일론 머스크의 발언에 따라 비트코인을 포함한 자상자산들의 가격이 춤을 췄다.

머스크는 비트코인이나 도지코인 등 코인 소유자들의 든든한 지원자 역할을 하면서 사랑을 받기도 했으나 최근엔 잇단 발언으로 가격을 급락시키기도 했다.

암호화폐 매매자들은 머스크의 트윗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하자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머스크의 '시장 조작'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국내 금융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선 말 한마디로 각종 코인들의 가격을 움직이는 그를 두고 미국 금융당국은 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많았다.

■ 암호화폐 시장을 주무른 머스크의 최근 트윗

최근 머스크의 트윗을 살펴보면 가상자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말이 많았다. '국내시간' 기준으로 그의 트윗을 추적해 보면 이렇다.

<5월 7일>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트윗에 인터뷰 영상을 올렸다.

도지코인이 암호화폐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도지코인이 미래 기술과 금융의 세상에서 주요 스트릿 크레드(street cred)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스트릿 크레드는 젊은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좋아하는 것을 말한다.

<5월 10일>

머스크는 '도지코인 노래 - 달나라로'를 올렸다.

머스크의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가 달 탐사 프로젝트에서 자사의 로켓을 이용하는 업체들에게 비용을 도지 코인으로 받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머스크는 '스페이스X, 내년에 달로 가는 인공위성 도지-1 론칭'이라는 멘션을 달았다.

<5월 11일>

머스크는 테슬라가 도지코인을 받기를 원하는지를 묻는 설문결과를 올렸다. 78.2%가 'Yes', 21.8%가 'No'였다.

<5월 13일>

머스크가 '커다린 심기의 변화'를 전하는 내용이 올라와 있다.

테슬라가 자동차 결제수단으로 더 이상 비트코인을 받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석 연료 사용을 우려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환경을 크게 염려했다.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테슬라 결제에 활용하지 않겠다고 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했다.

<5월 14일>

머스크는 솔직히 자신의 강력하게 암호화폐를 신뢰하고 있다면서도, 그것이 화석 연료 사용을 촉진시켜선 안 된다고 했다.

<5월 14일>

머스크는 도지코인 개발자들과 거래의 효율성 증신을 위해 시스템을 개선 중이라는 내용을 올렸다. 그러면서 '잠재적으로 유망'(potentially promising)하다고 햇다. 이 트윗 이후 도지코인 가격은 순식간에 20% 이상 폭등했다.

■ 'Indeed' 한마디로 비트코인 궁지에 몰아

머스크는 16일(국내시간 17일) '테슬라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처분할 수 있다'는 한 누리꾼(CryptoWhale)의 트위터 글에 'Indeed'(정말이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머스크의 이런 행동은 그가 '정말로' 비트코인을 처분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면서 비트코인을 가격을 급락시켰다.

크립토 웨일(암호화폐 고래)이라는 이름의 누리꾼은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다음 분기에 테슬라가 비트코인 나머지를 처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자책할 것"이라며 "머스크에 대한 증오가 점차 커지고 있으나 나는 머스크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12일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발표하면서도 보유중인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랬던 그가 'Indeed'라는 단어 하나로 팔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조성했다.

일부에선 그가 이미 비트코인을 상당 부분 더 팔았을 수 있다고 추론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말 한마디에 암호화폐 시장이 급등락하는 모습을 즐기는 듯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 2월 17일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수 소식을 전하면서 암호화폐 급등을 견인했다. 그리고 수많은 추종자들을 양산했다.

그러나 지난달 1분기 테슬라는 실적 발표에서 비트코인 투자분 중 3억 7,200만달러를 매도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비난이 일자 머스크는 테슬라가 아니라 '자신은' 가진 비트코인을 하나도 팔지 않았다고 했다. 이런 해명이 급락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급등시키기도 했다.

■ 결제 수단 고민하는 머스크

머스크가 환경보호를 강조하면서 결제를 위해 다른 암호화폐를 찾고 있다고 언급하자 코인 채굴방식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기도 했다.

비트코인의 채굴방식은 PoW(Proof of Work), 즉 작업증명이다. 라이트코인, 제트캐시 등도 POW 방식으로 채굴한다.

하드웨어 장비를 활용해 코인은 채굴하는 방식이다. 해시연산을 처리하는 하드웨어를 사용해 작업을 증명한다.

다른 채굴방식엔 PoS(Proof of Stake), 즉 지분증명이 있다. 채굴기 없이 자신이 가진 코인의 지분을 통해 채굴하는 형태다. 보유 자산의 양에 비례해 블록을 생성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비트코인과 함께 가장 유명한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이 컨센서스 알고리즘을 PoW에서 PoS로 전환한다고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끌었다. 알트코인의 대장 이더리움은 최근 급락하기 전가지 엄청난 시세를 분출하기도 했다.

이밖에 DPoS(Delegated Proof-of-Stake), 위임지분증명도 있다. PoS가 위임된 형태다. 특정 몇 명만이 블록을 생성해 증명할 수 있는 형태다. 과거 한국에서의 거래량이 절반을 넘기도 했던 이오스와 같은 코인이 이런 방식을 쓴다.

머스크가 PoS 채굴방식 등을 통해 비트코인보다 적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코인을 찾는 과정이라는 평가도 보인다.

머스크는 도지(DOGE)를 결제수단으로 쓰겠다고 공언하는 등 갖은 말로 사람들의 기대를 키웠다. 그런데 최근 그의 발언을 보면 그런 기대가 일순식간 무너질 수 있는 위험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일단 표면적으로 머스크는 에너지 비용이 덜 발생하면서 결제에 유용한 암호화폐를 찾고 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머스크가 비트코인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이유로 'ESG의 위협'이 거론되기도 한다.

사회책임투자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ESG는 많은 기업들에게 도전이 되고 있다. 사업을 하고 투자를 받기 위해선 사업의 수익성 뿐만 아니라 환경이나 노동, 지배주주 문제 등 귀찮은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 '시세조작' 비판 받는 머스크

그간 머스크가 암호화폐, 즉 가상자산의 가격을 띄울 때 미국에선 연준 의장 제롬 파월, 재무장관 재닛 옐런 등 금융당국 수장들이 '내재가치 없는' 이 자산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에게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은 단연 머스크였다. 가상자산은 작년 하반기부터 급등할 때 중앙은행가 등의 경고에도 별로 주눅들지 않았다.

경고가 나오면 잠깐 멈칫하다가 다시 가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겐 머스크의 발언이 가장 중요했다.

그런 그가 최근 '문제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많은 암호화폐 매수자들의 멘탈이 흔들리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권에선 머스크의 코인 관련 발언에 대해 '시세조정'이라면서, 그를 제재하지 않는 미국 금융당국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평가도 많았다.
연준 의장이나 재무장관의 코인에 대한 경고도 말발이 먹히지 않았는데, 머스크 발언의 시장 영향력을 제어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그를 무턱대고 추종하다가는 당할 수 있다. 시간을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면 머스크의 위험한 과거가 드러난다.

■ '8,8,8'에 있었던 일

2018년 8월 8일.

8자 세 개가 일직선에 도열했던 날 머스크는 기존 주주들에게 주당 420달러를 지불하고 테슬라를 상장폐지하겠다는 내용의 트윗을 날린다.

당시 테슬라 주가는 367달러로 420달러보다 훨씬 낮았다. 머스크는 공매도 세력들에게 본 때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공매도 플레이어들에게 가장 두려운 일은 주가 급등이다. 당시 머스크의 이 트윗으로 테슬라 주가는 급등했다. 멋지게 공매도 세력들에게 한 방 먹인 것이다. 공매도 세력은 하루 만에 1조원 가량의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올해 게임스탑을 둘러싸고 공매도 세력과 개인이 대판 붙었을 때 머스크는 개인들의 후원자를 자처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 자신이 당했던(?) 일을 생각할 때 남 일 같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2018년 8월 사건 당시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인 데이빗 아인혼은 "테슬라 CEO는 법 위에 있다"고 비아냥거렸다.

또 다른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키니코스 어소시어츠의 짐 체이노스는 테슬라나 머스크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유명했다.

체이노스는 과거 엔론의 회계부정을 꿰뚫어보고 엄청난 물량을 공매도 한 뒤 2001년 12월 엔론이 파산신청을 하자 천문학적인 액수를 벌었던 공매도의 귀재였다. 2001년 초 체이노스는 80달러에 엔론을 공매도해 주가가 1달러로 떨어지자 숏커버를 해 어마어마한 이익을 냈던 인물이다.

체이노스는 일론 머스크가 투자자들을 잘못 인도하고 있다거나 테슬라는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고 끊임없이 비판을 했다. 그는 이미 2014년부터 테슬라에 대해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머스크의 적'이었다.

하지만 2020년 테슬라는 세계의 유명 주식 가운데 가장 다이나믹한 폭등을 했다.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찾아온 유동성 장세에서 테슬라는 그야말로 폭등했다.

다만 지난해 900달러 위쪽까지 노렸던 테슬라 주가는 현재 500달러대로 내려와 있다.

■ 머스크 발언의 위험성

2018년 8월 사건 당시 빼놓을 수 없는 일이 있다.

머스크가 트윗 한방으로 공매도 세력들을 때려잡은 그 당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머스크를 주가조작 혐의로 뉴욕 연방지방법원에 고소했다.

머스크는 벌금 2천만달러를 물고 테슬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그런데 머스크가 CEO 자리를 사수하자 아인혼이 머스크를 '법 위에 있는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금융업계에선 머스크의 코인 가격 조작(?) 등을 아슬아슬한 곡예로 보고 있는 사람도 많다. 머스크의 자유분방함이 언젠가 법의 제재를 받을 것이란 예상도 보인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마치 시세를 조작하려는 듯한 머스크의 발언도 꽤나 위험해 보인다.

만약 암호화폐 시장이 주식시장처럼 정교한 시장이었다면 머스크가 과연 이런 '엄청난' 장난을 계속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도 남는다.

자료: 12일 머스크의 비트코인을 통한 차 구매 중단 트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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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7일 비트코인 급락을 부른 머스크의 'Indeed' 트윗


자료: 최근 급락 중인 비트코인 가격 흐름, 출처: 빗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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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테슬라 주가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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