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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ECB, 테이퍼링과 거리 뒀지만 하락에 한계 보인 유로존 금리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4-2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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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22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해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캐나다 중앙은행이 테이퍼링에 나선 뒤 주요 중앙은행들의 행로가 보다 관심을 모았지만, ECB는 변함없는 입장을 유지했다.

크리스틴 가라르드 ECB 총재는 정책회의 이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PEPP 속도는 시간이 아닌 지표에 달려 있다"면서 "테이퍼링은 시기상조"라고 못박았다.

PEPP(Pandemic Emergency Purchase Programme)는 ECB의 코로나19 대응 자산매입 프로그램이다.
특히 라가르드는 "미국과 유로존 경제는 동일한 상황이 아니다. ECB 정책이 미국 쪽과 함께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마이너스 금리는 경기부양에 효과적 수단"이라고 말했다.

ECB는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로 동결하고, 팬데믹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채권매입 규모와 속도도 그대로 이어가기로 했다.

시장은 '변화의 가능성'에 주목했으나 일단 라가르드는 '테이퍼 관련 논의도 없었다'면서 완화적 기조를 강변했다. PEPP 채권 매입규모를 적어도 내년 3월 말까지 현행 1조8500억 유로로 유지할 방침이다.

■ 경기 반등의 계기 찾은 유로존...그러나 반등 강도와 정책 전환의 한계
유로존 경제는 올해 들어서도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4월 6일 IMF는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월의 5.5%에서 6.0%로 상향조정했다. 선진국 성장률 예상치는 4.3%에서 5.1%로 0.8%p 올렸다.

하지만 미국과 유로존에 대한 편차가 컸다. 미국 성장률 전망은 1.3%p 올린 6.4%, 유로존은 0.2%p 상향한 4.4%로 제시했다. 유로존은 일본(0.2%p 상향한 3.3%)과 함께 선진국 권역 중 전망치 상향에서 소외돼 있었다. 당시 IMF는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0.5%p 올린 3.6%로 제시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비관적인 권역에 속했던 유로존 경제에 대한 인식은 이달 들어 나아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다수 국가들의 백신 접종율이 한 자리수에 머물러 경기회복세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현재는 20% 수준으로 접종률이 올라왔다.

경기 상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유로존 금리도 상승 흐름을 나타냈으며, ECB의 채권 매입속도가 '3월의 약속'과 달리 4월 들어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경기회복세나 백신 접종 속도가 미국 등에 비해 뒤쳐져 있으며, 3분기 이후 EU회복기금이 본격 집행되더라도 규모 측면에서 미국 재정지출에 못 미쳐 경기 부양 강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할당된 EU회복기금 규모는 제한적이고 경기 반등 강도는 미국보다 제한적"이라며 "모멘텀 상으로 유로화의 반등이 좀더 이어질 수 있으나 그 힘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 경제의 구조적인 반등 탄력 한계 등을 감안할 때 ECB가 원초적으로 강한 매가 되긴 어려울 수 있다.

박 연구원은 "PEPP 한도 소진과 경기 회복에 따라 자연스럽게 3분기 매입액은 줄어들 것"이라며 "하지만 이 경우에도 매파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인플레 목표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연준과 달리 ECB의 금리 인상 시점을 가늠하는 일은 요원해 보인다"고 밝혔다.

■ 비둘기적인 ECB...그래도 변화는 불가피

4월 ECB 회의를 앞두고 금융시장은 3분기 이후 PEPP 축소, 즉 테이퍼링에 대한 단서를 얻기 위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라가르드 총재는 테이퍼링은 시기상조라고 못 박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의심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ECB가 계속해서 비둘기로 남고 싶어 하더라도 경기와 물가의 상승압력이 커지는 국면이어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월 자산매입 규모를 40억 캐나다달러에서 30억 캐나다달러로 축소하기로 하면서 주요국의 완화기조 축소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유로존 역시 글로벌 경제 전체 큰 흐름에서 따로 놀기 어렵다는 관점도 보인다.

특히 라가르드 총재가 ECB 정책의 다른 선진국과의 차별화를 시사했으나 한계도 있을 것이란 관점도 대두된다.

박민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캐나다 중앙은행은 국채 발행잔액 중 40%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기술적 조정이 필요했다"면서 "이 관점에서 ECB 역시 통화정책 상 기술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ECB는 유로존 전체국채 발행잔액 중 35%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가별로 보면 독일 국채는 이미 발행잔액의 45% 이상을 보유 중이다. 이는 ECB의 내부 규정인 발행자 한도 33%를 이미 초과하는 수준이다.

최근 유로존의 백신 보급 속도가 빨라지고, EU 경제회복기금 집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EMU 스프레드가 축소됐다.

박 연구원은 "3분기 이후 EU 경제회복기금이 순조롭게 집행되면서 주변국 경기 모멘텀을 지지한다면 주변국 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ECB가 PEPP 매입을 지속할 필요성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며 "이에 더해 유로존 물가 상승률은 미국과 달리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구도이며, 독일 물가 상승 압력이 높다는 점은 통화정책 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ECB 완화적 기조 확인했으나 시장금리는 하락 한계 있어

ECB와 라가르드 총재가 완화적 기조 유지 의지를 피력했지만 유로존 금리들은 하락에 한계를 보였다.

올해 들어 다른 나라들처럼 유럽 금리들도 상승하거나 하락에 한계를 보였다.

독일 국채10년물 금리는 연초 -0.6% 수준에서 현재는 -0.25% 수준까지 올라왔다. 22일 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완화적 의지를 확인했지만, 금리는 0.85bp 오른 -0.2549%로 상승했다.

이벤트 당일 독일 금리는 장중 단기물 위주의 상승을 보이면서 베이리시 플래트닝 양상을 나타냈다. 이같은 모습은 ECB가 완화적 스탠스를 유지하더라도 향후 양적완화 축소 등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점이 반영된 것이란 평가도 받았다.

최근 '제로'% 내외에서 등락 중인 프랑스 금리는 이벤트 당일 0.61bp 상승한 0.0100%로 상승했다. 프랑스 금리는 연초 -0.37% 수준에서 현재는 0%까지 올라온 상태다.

이탈리아 10년물 금리는 연초 0.5%대 중반 수준에서 현재 0.7%대 중반으로 올라와 있다.

ECB가 조기 긴축에 따른 시장 금리 상승이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긴축 논의를 최대한 미루고 있지만, EU 경제회복기금 집행 가시화와 백신 보급 등으로 마냥 테이퍼링이 늦춰진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민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는 테이퍼링을 논의조차 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시장의 긴축 우려는 일소되기 어렵고, 경기와 물가의 회복 기대, 긴축에 대한 우려로 하반기로 갈수록 독일 금리는 추가 상승 압력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경기 회복세에 발맞춰 각국이 통화정책 완화기조의 축소 시기 등을 고민하지만, 각 나라가 처한 사정에 다르기 때문에 긴축 시그널이 등장하는 타이밍은 제각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많다.

오는 27~28일 미국 FOMC가 열리는 가운데 최근까지 연준이 보였던 태도나 입장을 감안할 때 연준의 조속한 테이퍼링 가능성은 낮다는 관점도 강한 편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캐나다가 테이퍼링에 나섰지만 일단 연준은 2분기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란 점을 명확히 했다"면서 "FOMC에서 연준의 스탠스가 크게 변화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물론 미국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도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당장 매파적인 시그널이 출현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ECB, 테이퍼링과 거리 뒀지만 하락에 한계 보인 유로존 금리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NH투자증권

자료: NH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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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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