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금융신문이 4대 금융지주(신한·KB·하나·우리)의 지난해 연간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하나금융의 ROE는 전년 대비 0.25%포인트 상승한 8.96%로 집계됐다. 이는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눈 값으로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낸다.
하나금융 다음으로 ROE가 높은 곳은 KB금융이었다. KB금융의 ROE는 전년보다 0.19%포인트 떨어진 8.79%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의 ROE는 0.98% 하락한 8.40%로 3위에 그쳤다. 우리금융은 3.42%포인트 떨어진 5.87%로 가장 부진했다.
ROA의 경우 하나금융과 KB금융이 0.61%로 같았다. 하나금융의 ROA는 전년과 비교해 0.24%포인트 상승했고 KB금융은 0.05%포인트 떨어졌다.
ROA는 당기순이익을 자산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총자산을 이용해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했는지 측정하는 지표다.
신한금융의 ROA는 전년보다 0.1% 하락한 0.60%로 근소한 차이로 3위에 머물렀다. 우리금융은 0.21%포인트 내린 0.40%였다.
지난해 누적 순이자마진(NIM)을 보면 신한금융이 1.80%로 가장 높았고 KB금융(1.76%), 하나금융(1.59%), 우리금융(1.57%)이 뒤를 이었다. 단 하락폭은 우리금융(-0.13%포인트), 하나금융(-0.16%포인트), KB금융(-0.18%포인트), 신한금융(-0.20%포인트) 순으로 낮았다.
금융그룹의 덩치를 나타내는 총자산(AUM 포함)은 KB금융이 가장 많았다. KB금융의 지난해 총자산은 940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10% 증가했다. 대출채권(+36조7000억원) 성장과 푸르덴셜생명 계열사 편입(+25조1000억원) 영향이 더해진 영향이 컸다.
신한금융의 총자산은 836조3000억원으로 9.30% 확대됐다. 하나금융은 593조410억원, 우리금융은 525조9000억원으로 각각 9.6%, 10.9% 불었다.
지난해 지배지분 기준 순이익은 신한금융이 전년 대비 0.30% 늘어난 3조4146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KB금융의 순이익은 4.3% 증가한 3조4552억원으로 신한금융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하나금융은 2조6372억원으로 10.3% 불었다.
작년 금융지주 실적을 끌어올린 건 비은행 부문이다.
지난해 KB금융의 순수수료이익은 2조9589억원으로 전년 대비 25.6% 증가했다. 수탁수수료를 중심으로 증권업수입수수료(7933억원)가 77.9% 늘었고 마케팅 강화와 비용 절감 효과로 신용카드수수료이익(5296억원)이 24.8% 불었다.
신한금융도 지난해 수수료이익으로 전년보다 11.3% 증가한 2조3830억원을 올렸다. 증권수탁수수료가 125.0% 늘었고 리스금융수수료도 72.6%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원화대출금은 248조808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0.6% 불었다.
하나금융 역시 비은행 부문이 선전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증시 거래량이 급증한 우호적 환경 속에서 증권중개 및 인수주선·자문수수료 등 전반적인 이익창출 능력이 향상되면서 전년보다 46.6% 증가한 410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하나캐피탈도 우량 리테일 자산 증대에 따른 이자이익 성장에 힘입어 64.5% 늘어난 177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나카드의 순이익은 결제성 수수료 증대와 디지털 혁신에 따른 비용 효율화 등으로 174.4% 급증한 1545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자산신탁(808억원)과 하나생명(266억원)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면서 하나금융의 작년 비은행 부문 이익 비중은 34.3%로 전년 대비 10.3%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4대 금융 가운데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3073억원으로 전년 대비 30.18% 감소했다.
이자이익이 5조99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늘었으나 비이자이익은 8224억원으로 21.4% 감소했다. 비이자이익 가운데 수수료이익은 1조140억원으로 8.1% 줄었다.
비은행 호조에도 금융지주들의 수익성이 떨어진 건 라임 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 관련 비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이 컸다.
신한금융이 지난해 쌓은 대손충당금은 총 1조3906억원으로 전년(9508억원)보다 46.3% 급증했다.
신한금융은 작년 라임 펀드 관련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총 4725억원의 손실을 인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만 외부실사 평가를 통해 손실액으로 2675억원을 반영했다. 코로나19 대응 충당금으로는 3944억원을 쌓았다.
KB금융도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이 전년(6703억원) 대비 55.7% 늘어난 1조434억원에 달했다.
KB금융은 KB증권의 사모펀드 총수익스왑(TRS) 관련 평가손실 290억원과 무역금융펀드 충당부채 230억원, 사모펀드 충당부채 210억원을 반영했다. 코로나19 관련 추가 충당금으로는 3770억원을 적립했다.
하나금융은 전년(5186억원)에 비해 63.4% 증가한 8473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우리금융의 대손충당금은 7844억원으로 전년(3740억원)보다 109.6% 급증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미래전망 충당금 3230억원, 사모펀드 관련 비용 2180억원을 적립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4대 금융은 높은 수준의 건전성을 유지했다.
자산건전성을 고정이하여신(NPL)비율 기준으로 보면 하나금융이 상대적으로 우세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NPL비율은 0.40%로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낮았다. KB금융은 0.41%, 우리금융은 0.42%, 신한금융은 0.56%였다.
NPL비율은 하나금융(-0.07%포인트), KB금융(-0.08%포인트), 우리금융(-0.03%포인트) 모두 전년 대비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신한금융은 0.03%포인트 높아졌다.
자본적정성을 보면 바젤3 기준 그룹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KB금융이 13.29%로 예상돼 가장 높았다. 하나금융은 12.03%, 신한금융은 11.70%, 우리금융은 10% 수준으로 전망됐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