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2017년 1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2019년 3월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사장2018년 1월~ 현)SK수펙스추구협의회 ICT위원회 위원장,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회장•2017년 1월~ 현)SK텔레콤 사장
박정호닫기박정호기사 모아보기 SK텔레콤 사장은 올 6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대면 타운홀 미팅에서 이같이 말했다. 올 초부터 통신 사업자로서의 강한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탈통신’ 전략을 추진해온 그는 각 사업별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박 사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의 변화를 언급하며 “전 세계적으로 언택트(비대면) 트렌드는 초연결성을 제공하는 ICT 기업에 위기이자 기회”라면서 “이동통신부터 뉴 ICT 사업, 기업 문화까지 새로운 시대에 맞게 혁신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통신 추진하며 비통신 사업 성장 이끌어
“브랜드에 대한 통일된 CI(기업이미지)를 준비하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 10월 열린 T팩토리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사명 변경의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그는 ‘탈통신’을 추진하며 SK텔레콤이 통신 사업뿐만 아니라 비통신사업인 뉴비즈 사업까지 아우를 수 있는 사명으로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해왔다.
현재 SK텔레콤은 통신 사업 외에도 SK브로드밴드, 웨이브 등의 미디어, ADT캡스와 SK인포섹 등의 보안, 11번가와 SK스토아로 이뤄진 커머스 사업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진행하며, 비통신사업의 분야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그가 통신에 그치지 않고 다른 사업으로 확장하는데 집중하려는 것은 향후 미래에는 통신 사업으로만 성장하기에는 버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현재 SK텔레콤의 전체 수익 중 60%가 통신 매출인데, 자회사 매출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올 3분기 SK텔레콤의 비통신 사업 비중은 올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의 약 35% 수준까지 올라왔다.
박 사장이 줄곧 탈통신을 추진해온 결과, 실제 SK텔레콤의 뉴비즈(비통신) 사업 부문의 실적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올 3분기 SK텔레콤의 뉴비즈 사업의 매출은 1조 5,26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3% 증가하면서 역대 최초로 1,000억원을 넘겼다.
미디어·커머스 플랫폼 이어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성장 꿈꿔
최근에는 국내 내비게이션 1위 앱인 ‘T맵’을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 합작법인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0월 T맵 플랫폼과 T맵 택시 사업 등을 추진해온 모빌리티 사업단을 떼어내 연내 ‘T맵모빌리티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T맵모빌리티’는 미국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인 ‘우버 테크놀로지’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SK텔레콤의 T맵 택시 드라이버, 지도·차량 통행 분석기술, 우버의 전 세계적인 운영 경험 및 플랫폼 기술이 만나 국내 택시 호출 시장에서 새로운 혁신 서비스를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T맵모빌리티는 4대 핵심 모빌리티 사업으로 ▲‘T맵’ 기반 주차·광고·UBI(보험연계상품) 등 플랫폼 사업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차량 내 결제 등 완성차용 ‘T맵 오토’ ▲택시 호출·대리운전 등 ‘모빌리티 온디맨드(맞춤형)’ ▲다양한 운송 수단을 구독형으로 할인 제공하는 ‘올인원 MaaS(모빌리티 서비스)’ 등을 추진한다.
그 중에서도 ‘올인원 MaaS’는 렌터카, 차량 공유, 택시는 물론 전동킥보드, 자전거, 대리운전, 주차까지 묶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구독형 서비스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로써 소비자들은 다양한 모빌리티를 편리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박 사장은 미래 모빌리티인 하늘을 나는 자동차 ‘플라잉카’에도 도전할 방침이다.
그간 SK텔레콤에서 쌓아온 5G, AI(인공지능), 차량·사물통신(V2X),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양자기반 라이다, 고화질 지도(HD맵), 5G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 등을 활용해 미래 모빌리티를 국내에 확산시킨다는 목표다.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열린 공간 조성
더불어 그는 지난 10월 젊음의 도시 홍대 거리에 문화·서비스 체험공간 ‘T팩토리’를 오픈했다. ‘T팩토리’는 기술(Technology)과 미래(Tomorrow)가 끊임없이 생산되는 공간(Factory)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박 사장은 “T팩토리는 다양한 사람들이 열린 협업을 통해 아이디어를 모아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에게는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문화 체험의 장’으로, 국내 ICT 업계에는 새로운 도전과 실험을 즐기는 ‘기술 혁신의 장’으로 활용되어 ICT 생태계에 건전한 영감을 불어넣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T팩토리 내부에는 다양한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24시간 무인 구매존 ‘T팩토리 24’다. ‘T팩토리 24’는 국내 최초로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무인 매장이다.
고객들은 입장(셀프체크인)부터 스마트폰 개통까지 스스로 처리할 수 있다. 24시간 무인존 외에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삼성 등 글로벌 초협력 사례 체험공간, 명작 영화·드라마를 볼 수 있는 ‘미디어 라이브러리’, VR 공간에서 소통하는 ‘점프 VR 존’, 데이터를 무료로 충전할 수 있는 ‘데이터 스테이션’ 등도 조성돼 있다.
자회사 IPO 추진하며 기업가치 제고
박 사장은 내년에 다양한 자회사들의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노력할 방침이다.
우선 내년 상반기에는 게임, 애플리케이션, 만화, 쇼핑 등 다양한 분야의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인 원스토어의 IPO를 진행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원스토어 내 입점 앱이 증가하고 있고, 이용자 기반 확대로 기업가치 성장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자회사들의 IPO가 진행되면,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풍영 SK텔레콤 코퍼레이트1 센터장(CFO, 최고재무책임자)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원스토어는 2021년 상반기에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하는 절차를 거쳐, 이르면 2021년 하반기에 상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 자회사의 실적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11번가, SK브로드밴드, ADT캡스 등과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설립 준비 중인 T맵모빌리티까지 IPO를 준비해 금융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