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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대기업 모시기 치열… 현대차·한화그룹 집중 공략

김성훈 기자

voice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16 05:00

생산적금융·밸류업 위한 우량기업 여신 확보 경쟁
대기업 MOU 통해 계열사·협력사 네트워크 확대

은행권 대기업 모시기 치열… 현대차·한화그룹 집중 공략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성훈 기자] 금융당국의 강력한 생산적 금융 기조에 따라 은행권이 일제히 기업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RWA(위험가중자산) 성장을 늦춰 밸류업을 병행할 수 있는 '우량 여신', 즉 '대기업 대출' 성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해 4대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1.5%에 그친 반면, 대기업 대출 성장률은 약 6%를 기록했다.

국민·신한·하나銀, 현대차와 MOU

은행권의 대표적인 대기업 대출 확대 전략은 MOU(업무협약)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8월 '자동차 산업 수출기업 금융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현대차·기아와의 협력을 강화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와 3자 협약으로 진행된 해당 MOU는 미국 관세 조치로 인한 대외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해 현대차·기아가 추천하는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추진됐다.

하나은행이 300억원, 현대차·기아가 100억원을 출연해 총 400억원의 특별 기금을 조성했고, 이를 기반으로 무역보험공사가 6300억원 규모의 우대금융을 공급했다.

해당 MOU를 통해 하나은행은 현대차·기아뿐만 아니라 우량 중견기업 고객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기업과의 MOU는 계열사와 협력 중견기업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고, 기업 대출에 더해 임직원에 대한 상품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지난해 12월 현대차와의 MOU를 진행했다. 국민은행은 기술보증기금과 함께 현대차그룹 협력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생 금융 업무협약 체결, 은행·현대차·기아를 합쳐 총 2000억원 규모의 대출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우수한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함으로 리스크도 낮았다.

신한은행의 경우 대출 공급이 아닌 상품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하므로 타행과의 차별화를 노렸다. 현대차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면서 현대차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금융 상품을 통해 고객 기반 확대와 WM 강화를 추진한 것이다.

양사는 MOU를 통해 지난 1월 현대자동차 차량 계약 고객 등을 대상으로 한 '자동차 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앞으로도 차량 구매를 위한 오토론 등 자동차 금융 상품을 공동 기획해 출시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한화그룹 파트너십 선점

올해 들어서는 한화그룹 계열사와 은행권의 MOU가 특히 주목받았다. 한화그룹의 경우 조선·방산·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고, 첨단전략산업·인프라 등 국민성장펀드의 투자 대상에 포함되는 사업도 다수 영위하고 있다.

그룹의 규모와 신용도 측면에서도 은행의 기업 대출 확장에 더할나위 없는 파트너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화그룹과의 업무협약을 선점한 곳은 우리은행이다. 지난 1월 한화그룹과 우리은행의 ‘첨단 전략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금융지원 MOU' 자리에는 정진완닫기정진완기사 모아보기 행장이 직접 참석해 협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양사는 국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방산·우주항공 등 첨단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시설 투자 ▲수출입 금융 ▲해외 사업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협력을 추진할 방침이다.

해당 협약의 특징은 한화그룹의 투자 일정에 맞춰 여신 지원 한도를 사전에 설정했다는 것이다. 한화그룹은 자금을 적시에 공급 받을 수 있고, 우리은행은 대규모 기업 대출을 선점·확정한 '상생' 계약이다.

우리은행은 기업 금융에 더해 한화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전문 자산관리 컨설팅 서비스도 함께 제공, WM 부문에서의 수익도 늘릴 수 있게 됐다.

그룹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금융 주선을 확대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지난 2월 한화솔루션과 MOU를 맺었다. 미국 태양광 개발과 북미 신재생에너지 밸류체인 구축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신한은행은 한화솔루션 해외 자회사가 발행하는 3억달러 규모 글로벌 본드에 대해 프론팅(Fronting) 방식의 금융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프론팅'이란 자격을 갖춘 금융기관이 대표로 나서 발행사와의 계약, 자금결제 등을 책임지는 자금 조달 방식을 뜻한다. 복잡한 대출 절차를 간소화하고, 신용을 보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한은행은 자금 조달 지원 외에도 한화솔루션의 미국·유럽 EPC(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 사업 확장과 자회사 투자 관련 금융 자문을 제공하므로 네트워크를 강화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기존에도 한화솔루션이 미국 전역에서 추진 중인 대형 BESS(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프로젝트에 공동 금융 주선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는데, 이번 MOU로 중장기적인 협업을 통한 CIB 성과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초 HD현대중공업과의 'K-조선 산업 수출 공급망 강화를 위한 금융지원' MOU로 조선업에서의 네트워크 확장을 예고한 하나은행은 '한화오션'과 손을 잡았다.

양사는 MOU를 통해 자금지원 및 투자·펀드 조성, 국내·외 제조시설 투자 및 수출 관련 여신지원 등 다양한 부문에서의 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하나은행은 협약 내용에 협력사 대상 직·간접적 자금 지원과 맞춤형 금융컨설팅 공동 추진 등을 포함하므로, 우량 여신 확보 가능성을 높였다.

이호성 행장은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과의 MOU에 모두 참석하며 조선 산업을 새로운 CIB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는 국민성장펀드를 중심으로 생산적 금융이 본격화 되는 만큼 우량 기업 여신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대기업그룹과의 연결고리가 성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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