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가 점쳐지는 가운데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자 금융 시장은 이를 대형 호재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이 앞세운 기업 규제와 증세 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미 주식시장은 미 대선과 상원 선거 중간 결과가 확인된 이후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며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또 그간 시장에 불안 요인이었던 대선 리스크도 곧 선거 결과가 확정될 것이라는 소식에 옅어졌다. 이 역시 시장 참가자들의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하튼 이러한 호재성 재료에 기대 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은 2% 안팎의 강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42.52포인트(1.95%) 높아진 2만8,390.18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7.01포인트(1.95%) 오른 3,510.45를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300.15포인트(2.59%) 상승한 1만1,890.93을 나타냈다.
미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경제 지원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점을 재강조한 점 역시 시장에 리스크온 분위기를 강화했고, 이는 주식시장 강세뿐 아니라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FOMC는 5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및 자산매입을 동결하고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0.00~0.25%로 정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추가 재정 및 통화정책 부양 필요성을 재강조하면서 채권매입 규모 확대 및 기간 연장 등 조정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88% 내린 92.59에 거래됐다. 미 주식시장 급등 영향도 있었지만 영란은행이 양적완화(QE)를 확대한 것도 달러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유로/달러는 0.90% 높아진 1.1828달러를, 파운드/달러는 1.16% 오른 1.3140달러를 기록했다.
역외시장에서 달러 위안 환율은 6.6위안선까지 바짝 내려섰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6% 내린 6.6068위안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위안은 6.6349위안 수준이었다.
이처럼 금융시장은 미 대선과 상원 선거 결과 기대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 열기 한층 고조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날 서울환시 달러/원 환율도 시장참가자들의 숏심리 강화로 하락 압력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국내 주식시장까지 대규모 외국인 매수세를 동반하며 상승할 경우 달러/원은 1,120원대 초입까지 레벨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달러/원 하락에 걸림돌도 있다. 미국과 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경제 봉쇄 연장 가능성 제기,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 등이 확인될 경우다.
이러한 우려를 반영이라도 하듯 밤사이 국제유가는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 속에서도 내림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이 0.9% 하락, 배럴당 38달러대로 내려섰다. 나흘 만에 반락했다.
그러나 이 역시 미 선거 이벤트에 밀려 당장 시장에서 악재성 요인으로 부각되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 대선과 상원의 선거 결과가 주식시장에 대형 호재로 인식되며 글로벌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국내와 아시아 금융시장도 미 금융시장 흐름과 궤를 같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달러/원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어제 롱포지션 대부분을 처분한만큼 오늘 포지션 전환에 따른 달러/원의 급락 가능성은 작아졌다"면서 "하지만 어제와 같이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다시 한번 몰아친다면 달러/원의 낙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레인지는 1,120~1,126원선 사이로 예상된다"면서 "달러/원은 미 금융시장 가격 움직임을 반영해 1,125원선 주변까지 내려선 뒤 달러/위안 환율과 코스피 움직임을 확인하고 나서 추가 방향 설정을 하려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